종단일에는 먼저 전제되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우리 모두 종단을 위하여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을 열고 보다 공정한 입장에서 종단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종단일을 책임지고 있는 총무원 집행부는 더욱 그러하다.
현 집행부인 월주 총무원장 체제는 금년말에 임기가 끝난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그동안 종단운영에 대하여 정확한 평가가 내려지고 그에 대한 비평도 해야 한다. 시기적으로 그렇게 해야 할때가 된 것이다.
그런데 일부에서 그 평가와 비판에 대하여 원장선거를 앞두고 선거용으로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인데 그렇게 말해서는 안된다.그렇게 되면 건전한 비판을 할 수 있는 길을 원천적으로 막게 되는 결과를가져올 것이다. 나의 비판에 대하여서도 그런 불필요한 오해는 하지 말것을미리 말해 두는 바이다. 아울러 나 역시 이같은 비판을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로 했음을 말해 둔다.
나는 이미 〈화두와 실천〉에서 일차적으로 현 총무원 집행부에 대하여비평을 한 일이 있다. 거기에서 나는 한마디로 월주 총무원장 집행부는 개혁에 완전히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오히려 개혁세력을 견제하기 위하여 반대 입장에 있었던 사람들과 손을 잡고 종단을 이끌어 왔다고 말한바있다.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와 같은 나의 평가가 틀리지 않았다고 하는 것을 거듭 밝혀 두는 바이다. 그리고 온갖 견제를 받으면서도 개혁세력은 그동안 월주스님이 어떻게 해서라도 임기는 마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여그일에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그 일만이 유일한 성과로 남게 되었다. 그것을 월주스님이 알고도 개혁세력을 이용하고 견제했는지 그것은 아직 알지 못하겠다.
현 집행부측에서는 그 동안의 종단운영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에서 개혁을아주 잘 한것으로 극찬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것을 살펴보면 △승가교육체계 정비를 통한 승가역량 신장 △지역과 계층별 포교의 전략적인 토대 마련△종단행정의 능률화 및 과학화 전산화 △각종 불교관련 국가법령 개정을통한 종단의 자주^자율성 제고 △종합토지세 비과세 관철을 통한 정재유실방지 △중앙승가대학 4년제 정규대학 인가 △불교방송 지방망 확충 △전국14개소 성보박물관 건립 △정교분리의 원칙 정착 등이다. 지면관계상 일일이 또 자세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여기에 나열된 것 등은 월주 총무원장체제에서 종책으로 수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먼저 말해 두고자 한다. 이미 구종단과 개혁회의때부터 진행중이었거나 개혁회의에서 수립되었던 종책사업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그 성과 면에서는 집행부의 능력부족으로 미흡한 것들이 많다. 따라서 내막을 자세히 알고 따지자면 총무원의 무능으로평가받아야 하는 것들이다.
불교방송 지방망 확충같은 것은 김영삼 정부의 공약사항인데다, 아직도대전이나 강릉 등 확충해야 할 지역이 많지만 현 집행부는 손도 못대고 있다. 거기다가 불교방송은 전대미문의 금융사고가 일어 났으나 총무원은 사태해결에 손을 놓고 있었다. 그뿐인가. 중앙승가대학은 월주스님 체제가 들어서기 이전에 4년제 대학으로 각종학교인가가 나있었고, 지금의 정규 4년제 대학인가는 현행 관계법령에 따라 자동으로 이루어진 것이지 총무원집행부의 성과가 아니다. 일의 내막이 이러한 데도 마치 자신들의 성과인것처럼 자랑하고 있다.
오히려 그동안 승가대학에서는 `소쩍새마을' 인수과정에서 나타난 횡령사건과 김포학사 건립과정에서 나타난 엄청난 비리부정에 대하여 명확하게 사건을 처리하지 않아서 지금도 종도들은 의혹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 승가의역량을 신장했다고 한다든지 포교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하는 것 등은 애매모호하고 추상적인 것이어서 평가대상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현 집행부가 가장 크게 비판받을 부분이 인사부분이다. 월주 원장스님은 호법부장 임명동의안을 두번이나 종회에서 부결당한 일이 있다. 그런데 더욱 가관인 것은 임명동의에 부결당한 인사를 다른 부서의 부장으로임명함으로 해서 중앙종회를 기만하는 인사 행정을 자행했다. 이것은 어떻게도 변명할 수 없을 것이다. 중앙종회 역시 이같은 기만행위를 당하고도어물쩡 넘어가고 있다. 그것 역시 문제라고 본다. 그뿐인가. 최근엔 본사주지를 위시해서 무더기로 무거운 징계를 하고 있다. 물론 잘못이 있으면 징계를 해야 하겠지만, 이번 징계는 누가 보아도 부당하고 편파적이다. 그렇지만 아직 아무도 그것을 지적하는 사람이 없다.
벌써 지면이 다 되었다. 보다 자세한 평가는 이후에도 기회가 있으면 반드시 할 생각이다. 그래야 다음 총무원 집행부는 그같은 오류를 반복하지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끝으로 한마디. 구종단은 1년 예산이 30억원대였다. 그런데 지금은 특별예산까지 합치면 200억이 넘는다고 한다. 그돈을가지고 무엇을 했느냐고 묻고 싶은 것이다. 종도들이 지금개혁 종단을 피부로 실감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 많은 돈을 쓰면서도 민족의 숙원인 통일에 대한 종책은 고사하고 대책조차도 없는 것이 현 집행부이다. `깨달음의 사회화'를 구호로 내세우고 있으면서도 깨달음의 사회화에 합당한종단정책을 한번이나 수립한적이 있느냐고 묻고 싶다. 얼굴이나 앞세우고생색이나 내고 구호 몇마디 하는 것이야 누군들 못하겠는가.
효림 스님/파주 보광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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