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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정론-종교교육과 도덕성

기자명 박선영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오늘날 기성세대는 청소년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그 동안의 조사결과들에 의하면 대부분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과거의 자신들에 비해똑똑하며 영리하고 영악하여 자기주장도 강하다고 한다.

그러나 참을성이 부족하고 버릇이 없으며, 정서와 생각의 일관성을 결여하여 느낌과생각에 따라 못할 것이 없다고 한탄한다. 최근 점중해 가는 청소년들의부모에 대한 상해나 살상의 패륜행위들은 우리사회가 어쩌다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가 하는 비탄을 자아내게 한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기성세대를 생각하는 것은 영 다르다. 집에서 밤낮 "공부 공부"하고 닥달만 한다. 모든 것을 성적만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한다고 한다. 이 점에 있어서 학교 또한 마찬가지다.

기성세대는 입장을 바꿔서 이해하려는 모습은 전혀 없고 자신들의 과거만을 잣대로 하여 일방적으로 판단하고 매도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기성세대가시간적으로나 노력에 있어서나 자녀들을 바르게 이해하고 좋은 인성 내지 도덕성의 교육을 위해 얼마나 관심을 기우려 왔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여러가지로 짓누르는 정신적 압박을 용하게도 견뎌내고 있는 것에 대해 기성세대는 오히려 고맙게 생각해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 도덕적인 측면에서 기성세대가 과연 모범이 될 만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흔히 종교적 신념이 강하면 도덕성은 그에 비례하여 아주 건전하고강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논리적인 가정에 불과하다.

서양사에 있어서 종교의 이름 아래 자행되었고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종교문제가 게재되어 야기되고 그 수많은 전쟁들을 생각할 때 이러한논리적 가정이 언제나 타당한 것인가 하는 것은 의심스럽다.

더욱이, 그것이 주로 구미의 사회에서 조사된 것이기는 하지만 강한 종교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실제에 있어서는 자선행위에 있어서 더욱 인색하며사회적 일탈행위나 범죄에 있어서도 별반 차이가 없거나 더욱 많다는보고가 최근 많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어느 종교학자는 종교를 인간의 궁극적인 세계에 대한 상징체계라고 보는 입장에서 각 종교의 상징체계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기까지 하다.

특히 한국은 종교백화점과 같이 다종교사회이면서도 어느 한 종교도 이 사회의 주도적 세력이 되지 못하고 있어상호 경쟁하고 있다. 따라서 종교에 따라서는 강한 종파적 이기주의 때문에 종교교육이 오히려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성격을 형성하게 할 수있는 개연성이 높다. 그리하여 상호이해와 포용성을 필요로 하는 미래의 개방사회에서 적응능력의 부족으로 원만한 사회적 삶이 불가능한 사람이 되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도덕교육은 오늘날 학교교육에서처럼 인지적(認知的) 차원에서, 그것도 조작적(操作的)이고 공리적(功利的)인 수준이어서는 부족하다고 본다.

이를 넘어서서 이들이 근거해야 할 종교적차원의 의미세계에 뿌리를 두고 있는 도덕성이라야 언제 어디서나 견고한 도덕성을 일관되게 발휘할 수 있다. 그러한 도덕성은 구체적으로는어떠한가. 저명한 인간주의 심리학자 매스로우(A.H. Maslow)는 자기실현적인 인간이 경험하는 최고 도달점으로서의 지고경험(至高經驗)이 지니는 종교적 차원을 다음과 같이 말하 고 있다.

즉 일체의 이분법적인 갈등이나 분열이 사라지고 초인간적인 무욕(無慾)의 초탈한 모습이 나타나며, 확고한 자기동일성의 자주성을 지녔으면서도 사랑으로 가득차 매우 수용적이고 무아적이며, 물질적세계의 법칙에 동기화되지 않고, 인생에 있어서 결정적 전환의 계기가되며, 공포˙불안˙혼란˙방어˙갈등 등이 사라지고, 융합˙평화˙아름다움˙선(선)˙행복 등의 충일감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궁극적 가치지향성을 추구하는 진정한 종교적 도덕성은 특정종교마다의 교리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것이다.

이러한 점을 생각할때 일부 지나친 종파적 이기주의에 따른 독선적 배타주의로 일관하고있는 행태들로 보아 특정종교에 따라서는 종교교육이 위와 같은 건전한종교적 도덕성과는 배치되는 불건전한 인격을 형성할 위험성을 배제할수 없음도 유의해야 될 것이다.


박선영 /동국대 교수, 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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