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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되는 영산재 평양공연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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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가 남북으로 분단됨에 따라서 불교 또한 남북으로 갈라졌다. 그러나그 분단의 반세기를 넘어선 오는 9월에 남북한의 불교인이 동참하는 영산재(靈山齋)가 평양에서 열려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한 불교의식 및 불교 음악의 교류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영산재는 영축산에서 설법하시는 석가모니 부처님과 그 청중과 그리고 회상(會上)의 모습을 재현해서 부처님의 힘을 빌어 죽은 이의 영혼을 천도하는 의식의 하나이다. 범패(梵唄)와 의식무(儀式舞)와 우리 고유의 악기가 동원되는 이 의식은 이미 조선시대 초기부터 시행되어 왔으며 세종대왕이 지은 영산회상곡(靈山會上曲)을 비롯해서 우리 국악과 춤의 바탕이 되었다. 따라서 영산재는 불교의식으로서 갖는 의미와 함께 우리 민족의 고유한 음악과 무용에 끼친 영향을 높이 평가 받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이러한 영산재가 북한의 윤이상음연구소가 주관하는 국제규모의 `윤이상음악제'에서 공연될 예정이어서 북한의 동포는 물론 외국의 음악인들도 관심을 갖고 참관하게 될 것이다. 외국인에게는 우리 문화를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북한의 동포는 그 동안 접하지 못했던 전통문화와 함께 불음(佛音)에 젖게 되어 막혔던 남북간의 마음을 트는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윤이상씨가 고인이 되기 전에 자기의 음악은 우리 전통문화와 불교정신이 뿌리를 이루고 있다고 피력한 말에 비추어 볼 때, 윤이상의 음악세계를 기리는 음악제에서 불교의 신앙이 농축되고 민족고유의 음악의 바탕이된 영산재를 공연하는 것은 매우 큰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보도에 의하면, 이 음악제에서 영산재를 공연하는 스님들의 명단이 이미주최측에 전달되었다고 한다. 이제 남은 것은 남북한 정부가 이들의 방북을허용하는 것이다. 때마침 북한에서는 금강산에 있던 사찰의 복원을 승인한바 있고, 오는 8월 15일 판문점에서 `통일대축전'을 열자고 남한측에 제의하고 있으며, 윤이상 음악제는 북한의 문화정책의 하나이므로 북한측의 방북승인은 어렵지 않으리라고 본다. 그리고 남한정부도 8월 15일의 `통일대축전' 제의를 수용하기로 하였고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18일, 종교계 인사들과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올해에 남북이 어울릴 수 있는 뭔가를 해 보겠다”고 천명한 바 있으며 또 종교, 학술, 문화 등 민간차원의 활발한 남북교류를강조해 왔으므로 남한정부의 방북승인도 어렵지 않으리라고 본다. 따라서영산재의 북한 공연은 반드시 실현되리라고 믿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제에, 앞으로도 남북간에 유익한 불교교류를 지속하고 확대해 나가기위해서는 남한불교계에 각성과 행동의 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다. 남북관계개선은 우리의 노력만이 아니고 상대인 북한의 입장이 더 많은 영향을 주어왔다는 지적이 없지 않으나 남한 불교계에 그것이 빌미가 되어 다양한 교류를 막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교계의 지도층은 그 점을 유의해야한다. 영산재의 북한공연만해도 고 윤이상씨 유족의 희망에 의해서 발의가된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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