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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법-관세음보살이 됩시다

기자명 홍승 스님
  • 기고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실업대란이다, IMF다, 퇴출이다, 뭐다해서 세상이 온통 들끓는 아귀속 같습니다.
여기에 온갖 사건과 사고는 그나마 숨통을 트며 간신히 연명하는 사람들에게 암울한 짐을 짊어지게 하니 산중에 사는 수행자로서 답답한마음을 삭이기 힘들 뿐입니다.

직장을 잃고 거리에서 방황하며 대낮에도 멍한 눈과 술에 절어 비틀거리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앞으로의 환란이 지금의 어려움보다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름아닌 파산된 인간성, 윤리성, 도덕성 등입니다.
6·25 이후 최악의 경제대란이라는 작금의 현실이 어느 정도 회복되고 예전처럼 사람들이 다소나마 안정된 생활을 할 때쯤 이 사회에 남아있는 IMF 후유증을 어떻게 치유해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모르긴해도 지금의 어두운 터널을 다빠져 나왔을 즈음 우리 주변을둘러보면 예전과는 다른 처참한 모습 하나가 그림자처럼 따라 붙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5계 가운데 불음주계(不飮酒戒)가 있습니다. 술이라는 게 지금의 현실에서는 필요악(必要惡)처럼 되어 있지만 모든 것에는 도가 있듯이 술먹는 것에도 주도(酒道)가 있다고 합니다. 또 모든일에서도 지난친 것 보다는 다소 부족한 것이 낫다는 말도 있습니다.얼마전 신문을 보니 마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전에 비해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우려되는 일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아마도 상당수 가정이 알코올 중독이 되어버린, 혹은 마약에 중독된가족으로 인해 많은 고통을 당할것입니다. 어럽다고 힘들다고 술과 마약으로 현실을 도피하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됩니다.

산속에 있는 사람이라고 속 편한 소리를 한다고 하겠지만 간혹 초췌한 모습으로 암자를 찾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들이 겪는 아픔만큼수행자의 가슴도 그에 못지않게 아파옵니다.

어려움 속에 속앓이를 하고 있는 가족과 이웃에게 걱정스런 눈빛보다는 따스한 눈빛으로 대하는 보살의 마음이 필요한 때입니다.

《관음경》을 보면 관음보살은 중생의 근기에 따라 몸을 화현하여중생들을 구제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주변에는 그 누군가가 관세음보살일 수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 자신이 모두 관세음보살일 수도있습니다.

어렵다고 좌절하고 포기하기 보다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누군가의 관세음보살이 되어 이 어려운 현실을 극복해 봅시다.


홍승 스님/대구 부도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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