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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네 ‘아줌마 환경봉사팀’

기자명 남배현
  • 사회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주부가 뛰면 세상이 변하죠”

“환경 NGO 활동에 웬 아줌마들이냐고요. 그런 말씀 마세요. 우리 환경봉사팀은 모두가 7년 이상의 베테랑 자원 활동가들입니다.”

불교 첫 생태가게인 서울시 동대문구 초록이네 상점 안에서는 여느 환경봉사 단체에서는 만날 수 없는 ‘아줌마 간사’들을 볼 수 있다. 초록이네 가게의 주인 격인 ‘아줌마 환경봉사팀’(위원장 이금현) 소속 주부 불자 30명이 그들이다. 허드렛 일만 거드는 자원 봉사자들이 아닌 필요에 따라서는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 봉사 프로그램을 내놓으며 NGO 자원활동가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손님을 상대로 물건을 판매할 때에는 ‘아줌마 근성’을 발휘해 무엇이건 사게 한다”는 게 초록이네 서현철 부장의 설명이다.

도봉구 쌍문 2동에 사는 오명숙(42·법명 천진행) 씨 역시 환경봉사에 매달린지 12년이 넘은 숙련된 팀원 중 한 사람. 그녀는 자신이 맡은 초록이네 가게 봉사 시간인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30분 1시간 이상 버스를 이용해 가게에 들른다.

오명숙 씨가 가게에 도착하자마자 하는 일은 가게 안의 재활용품이나 옷 가지를 정리하는 것. 2∼3명이 한 조를 이루어 자원 활동에 임하는 이들은 가게를 정리하거나 물건을 판매하면서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 보호 활동을 주제로 ‘아줌마들만의 수다’에 몰입한다.

“음식물 쓰레기는 물기를 제거한 후 작은 텃밭에 묻어 두니 농작물이 잘 자라던데….” “종이 포장지를 잘 처리하는 방법은 일단 접어야 하는데 웬만하면 포장지가 두꺼운 상품은 안 사는 것이 좋아.” “휴지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칸수를 세어서 써봐 그러면 절반 이상은 줄일 수 있지.”

이 같은 ‘환경 수다’를 통해 얻은 정보로 아줌마 불자들은 “각 가정에서 한 달에 1만원 이상의 쓰레기 처리 비용을 절약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쓰레기 봉투를 사는데 드는 비용이 일반 가정의 ‘10분의 1’이면 거뜬하기 때문이다.

도선사나 구룡사, 조계사, 화계사 등에서 불심을 닦고 있는 주부 불자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환경봉사팀의 활동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하루 150명의 무의탁-불우 노인들에게 점심을 공양하는 자비의 집에서도 환경봉사팀 아줌마 불자들의 손길이 이어진다. 눈에 띄이지는 않지만 주부 불자들의 손길은 밑 반찬 마련부터 배식에 이르기까지 빠지는 곳이 없다.

초록이네를 개설한 ‘이웃을 돕는 사람들’의 전문 간사들은 “10월 말부터 전문 환경자원봉사를 위한 전문 교육을 준비 중인 ‘아줌마 자원활동가’들은 이젠 ‘그만 두라’고 말려도 자원 활동에 나설 정도로 NGO 간사로서의 정신력도 갖추었다”고 평가하고 “환경봉사팀원들은 ‘아줌마 그만해도 되잖아’라는 남편이나 자식들의 핀잔을 ‘아줌마의 끈기’로 ‘잘했어’라는 말로 바꾸었다”고 덧붙였다.


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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