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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심정섭 기자 -승복값 왜 들쭉날쭉?

기자명 법보신문
  • 사회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바가지 상혼-고급화가 가격 상승 부채질

“스님에게 옷 한벌 해 드리려고 하는데요. 바지·적삼·두루마기 정도 맞추면 얼마나 하나요”

“○○모직에서 나온 기지 원단으로 하면 50만원이고 무명으로 하면 100만원 정도 합니다.”

조계사 부근의 한 승복점에서 승복을 구입한 이 모씨는 주인이 부르는대로 값을 치르기는 했지만 비싸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또 초하루 법회에서 다른 불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같은 옷인데도 값이 제각각 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혹시 바가지 쓴 것은 아닐까 하는 의혹마저 생겼다.

이러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이씨 혼자만은 아니다. 최근 조계종 교육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님들 가운데서도 90%가 이씨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승복값에 대한 구매자들의 의혹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종로에서 승복을 구입할 수 있는 상점은 20곳 이상. 이 가운데 10개의 승복점에서 바지·적삼·두루마기를 세트로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을 물어보니 5곳이 30만원대, 2곳이 40만원대, 3곳이 50만원대의 가격을 각각 제시했다.

비교적 가격이 일정할 수 밖에 없는 기성원단을 재료로 하는데도 상점에 따라 20만원의 차이가 있는 것. 이들 상점에서 무명 원단으로 같은 옷을 맞출 경우 최소 4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한다.

여기에 모시나 삼베 또는 실크를 원단으로 하는 승복은 상점에 따라 200만원에 이를 정도의 고가에 팔리고 있다. 결국 ‘승복은 부르는게 값’이라는 말에 다름 아닌 것이다.

그러나 승복점 관계자들은 “원단가·수공비·가게세를 생각하면 결코 비싸지 않다”며 ‘승복값에 거품이 많다’는 여론을 반박한다. 오히려 “필요이상의 고가품을 요구하는 구매자들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바지·적삼·두루마기를 기성원단으로 맞출 때의 실제비용은 얼마나 될까. 동대문 시장에서 기성원단 전문점을 운영하는 K씨는 “조계사 주변 상인들이 그 정도 옷을 만들기 위해 구입하는 원단가는 5만원에서 15만원 정도”라고 귀뜸했다. 또 지방에서 승복점을 운영하는 N씨는 수공비를 8만원으로 제시했고, 집에서 한복과 승복을 만드는 L씨는 “20만원 선에서 맞춤이 가능하다”고 했다. 조계사 주변 승복점에서 제시한 평균 40만원대의 승복가격은 원단가와 수공비를 합해도 최소 2배 이상의 가격이 되는 셈이다. 승복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주장이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님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승복점에 따라 천차만별로 값이 매겨지고, 시장의 일반 상품처럼 거래되고 있는게 승복 유통의 현주소이다. 때문에 승복이 상징하는 의미를 희석시키고 승복값에 거품을 보태는 일부 업자들의 지난친 판매전략이나 고급화 유도, 바가지 상혼 등은 퇴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고가의 승복을 스스럼 없이 찾는 스님들이 값을 부풀리는 주역이 되고 있음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승복은 승가의 청정한 위의를 나타내는 상징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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