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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세계 기독교 선교 표적되다

기자명 탁효정
  • 해외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선교사 급증…의료-교육으로 빈민층 겨냥

티베트어 성경 보급…정기예배 갈수록 확산


티베트 지역이 세계 기독교인들의 선교 표적이 되고 있다. 티베트 인터넷 신문 TIN(Tibet Information Network)은 8월 27일 ‘복음 선교사들이 티베트의 가난한 젊은이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크게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기독교 선교사의 수가 계속 증가하고 선교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으며 시골출신의 가난한 티베트 젊은이들을 주요 선교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달라이라마와 전세계 불자들의 마음의 고향 티베트가 기독교인들에게 집중 공격당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설명>티베트 라사의 거리 풍경. 기독교를 신봉하는 젊은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기독교의 선교 전략=1990년대 이후 중국의 개방화와 함께 세계 각지의 선교사들이 중국과 티베트 땅으로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들어갔다. 기독교 선교활동은 현재 티베트 땅에서 법적으로 금지돼있기 때문에 학교·병원 설치 등 사회복지사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티베트어로 된 성경의 보급과 정기예배를 통해 티베트 빈민층을 주요 대상으로 입지를 넓혀가는 중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 암묵적 협조 만연

기독교에서 발간하는 국민일보는 지난해 7월 8일자에서 “현재 티베트 라마불교의 전통이 약해지고 국민들도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라마 불교의 약세는 우리들의 선교 입지가 커질 수 있는 기회”라고 보도한 바 있다. 실제로 자본주의의 달콤함을 맛본 티베트 젊은층으로 내려갈수록 고유의 전통이나 티베트 독립에 대한 의식이 희박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외국인 선교사들은 이들을 주요 선교대상으로 삼고 있다.

기독교인들의 선교활동이 확대되면서 티베트인들은 상당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IN은 “상당수 티베트 사람들은 해외 기독교 선교사와 중국 당국이 티베트 사회에서 불교의 영향력을 줄이고자 하는 공통의 목표를 가졌으며, 암묵적으로 서로서로 지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법회금지… 젊은 스님 부재 원인

즉 1300년동안 불교를 정신적 지주로 삼아온 티베트인들에게 기독교 선교활동의 확대는 티베트인들의 전통 문화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또 달라이라마를 주축으로하는 티베트 독립운동자들의 활동을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젊은 층의 불교 외면 이유=티베트 불교가 당면한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 복속 이전 세대와 이후 세대를 이어줄 연결 고리가 빈약하다는 것이다.

1959년 중국 공산군은 3만명의 병역으로 티베트인 120만명을 학살하고 6000여개의 사원을 파괴했다. 또 1969년 문화혁명 당시 티베트 라마들을 대거 숙청한 결과 상당수의 젊은 라마들은 해외로 망명하거나 환속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티베트에는 40~50대의 승려들이 극히 적다. 티베트에서는 일반 대중이 불교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에서 공식적인 대중법회를 법적으로 금지했고, 젊은 티베트인들은 불교의 교리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전무한 실정이다. 티베트 불교가 전세계적으로 전파될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빈번한 대중설법이라는 점을 비추어볼 때 상당히 대조되는 부분이다.

불교를 배울 기회가 없었던 티베트인들은 자식들에게 불교의 정신을 논리적으로 전해줄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으며, 문화대혁명 이후의 세대들에게 티베트의 불성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티베트 20~30대 지식인 계층은 대부분 중국 정부의 이주정책으로 중국 본토에서 학교를 다닌 세대들이다. 이들은 성장과정에서 자연히 티베트의 불교 전통과는 분리되었고, 그 중 상당수가 중국의 개방화 정책으로 사회경제적 지위를 획득했다.


불교계 티베트 지원 절실

포탈라궁, 조캉 사원 등 티베트인의 정신적 지주로 기능하고 있는 사찰의 참배객 대부분이 40대 이상의 장년층인 것도 이런 변화를 반영해준다. 티베트 조캉 사원의 주지 니마 치렌 스님은 “최근 티베트에는 외국 관광객은 늘고 젊은 티베트 불자들은 줄고 있다”며 “중국 문화혁명 당시 티베트 불교의 명맥이 끊긴 탓에 고승과 젊은 승려를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실종된 것도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도자의 부재, 중국 정부의 승려 수와 자격 제한, 법회 금지 등은 티베트불교의 입지를 더욱더 좁게 만들고 있다.


◇티베트 불교의 과제=젊은 불자층과 승려의 축소, 공개법회의 금지, 고승의 부재, 기독교의 유입 등으로 티베트의 불교는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있다. 티베트 관련 전문가들은 “이대로 가면 중국 내 티베트의 정신이 소멸할지도 모른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비록 소극적인 해결책이지만 티베트인들을 대중법회의 설치, 티베트 오지에 학교 증설, 티베트 승려에 대한 학문적 지원 등이 티베트의 빛을 이어나갈 수 있는 작은 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티베트의 미래를 이어가야할 젊은 세대가 티베트 전통과 유리되는 것을 걱정하는 달라이라마와 티베트 망명정부는 자치정부의 수립만이라도 인정받기 위해 끊임없이 중국측과 협상을 시도하지만, 중국 측의 반응은 아직도 묵묵무답일 뿐이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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