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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미리보기

기자명 공선림

외딴 절에도 희노애락은 이어지고

불교 틀 빌어 펼친 인생 파노라마

호수 위 암자-사경 장면 ‘압권’

스님 ‘일탈’ 논란 일듯…19일 개봉


동자승의 성장과 파계, 회한 등 인생역정을 그린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이 9월 19일 개봉한다. ‘봄 그리고 봄’은 ‘사찰’과 ‘스님’을 소재로 한 영화라는 점에서 뿐 아니라 인간 삶은 어떤 모습으로 흘러가는가, 또 불교에서 바라보는 인간 삶은 어떤 구조를 가지는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불교계의 관심을 모으는 작품이다. 또 영화팬들에게는 자신만의 독특한 아우라를 가진 것으로 유명한 김기덕 감독의 영화라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키다.

영화는 숲 속 호수 위에 지어진 작은 절을 배경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봄’의 다섯 개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절에 사는 노스님과 동자승이 주인공이다. ‘봄’은 어린 동자의 이야기. 어린 생명인 동자승은 은어, 개구리, 뱀에 돌을 매다는 장난을 하고, 이를 지켜본 노스님은 동자승에게 돌을 매달아 잘못을 뉘우치게 한다. ‘여름’에서 성인이 된 청년 스님은 사랑을 알게 되고, 그 사랑에 집착해 결국 절을 떠난다.

그리고 ‘가을’. 절을 떠났던 남자는 분노 속에서 고통을 느끼며 돌아온다. ‘겨울’에 다시 절에 돌아온 남자는 노스님이 열반하고 폐허가 된 절에서 수행에 전념한다. 그리고 그 겨울에 절에 또 한 명의 아기가 맡겨지고, ‘봄’에 장년의 스님과 함께 사는 어린 동자는 남자가 어린 시절 저질렀던 일을 반복한다.

‘계절’은 어린 시절부터 청년, 장년, 노년에 이르는 인생의 사계절을 비유한다. 다시 ‘봄’을 이야기한 것은 생노병사의 구조가 어느 인간에게나 똑같은 것임을 시사한다. 생성과 죽음, 집착과 고통, 마음을 비우는 것 등 인간이 겪는 공통의 경험들과 그에 대한 관조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영화를 관통하는 사상이 불교적이다. 감독의 다른 영화들이 ‘고통’에 천착했던 것처럼 이 영화 역시 ‘고통’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

영화는 경북 청송군 주왕산 국립공원내 주산지에 임시로 지어진 절 세트를 배경으로 한다. 2002년 봄부터 2003년 봄까지 촬영했다. 영화 제작이 끝난 지금은 철거가 됐지만 물의 흐름에 따라 동서남북이 바뀌는 절은 사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과 어우러져 멋진 장면으로 연출된다. 김기덕 감독은 물 위의 절이가 동서남북이 바뀌는 것에 대해서 “삶의 아이러니, 인생의 변화무쌍함을 절 이미지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자연 경관도 아름답지만 무엇보다 사경(寫經) 장면이 압권이다. 사경한 반야심경을 칼로 조각하는 장면과 새긴 경전에 색을 입히는 장면은 영화 포스터로 제작될 정도 지난 8월에 열렸던 제 56회 로카르노 국제 영화제에서 청년비평가상 1등상을 비롯해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 돈키호테상, 국제예술영화관연맹상 등을 수상했다.


공선림 기자 knw@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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