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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정부, 불교도 줌마족 탄압

기자명 탁효정
  • 해외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거주지 습격 살해-강간 잇따라

민족 이간-분열 책동도 자행



불교도 소수민족 줌마족에 대한 방글라데시 정부의 탄압이 최근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뉴스페이퍼는 9월 1일자판에서 방글라데시 군인과 시민들이 8월 26일 방글라데시 남동쪽 치타공 힐 트랙(이하 CHT)에 위치한 줌마족 거주 지역을 습격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 뉴스페이퍼에 따르면 이날 습격으로 4개의 사찰과 7개 마을이 불타고 348가구가 집을 잃었다. 줌마족 간부인 비노드 비하리 키사 씨가 정보요원에 의해 살해되고 9명의 줌마인 여성들은 강간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설명>지난 8월말 방글라데시 군대의 피습으로 폐허가 된 줌마족 사찰(위)과 이를 항의하는 줌마족 시위대(아래)

또 대부분의 피해민들은 뱅골인들과 군대의 공격을 두려워해 마을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줌마족이 수난받는 이유=줌마족들이 이같은 수난을 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방글라데시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 의해 세워진 나라이고, 줌마족들은 불교를 신봉하는 소수민족이기 때문이다. 1972년 방글라데시 독립 후 세이크 무지부르 라하만 초대수상이 던진 말은 방글라데시 정부의 소수민족 정책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라하만 수상은 CHT 지역 자치권을 요구하는 줌마족에게 “방글라데시인은 뱅갈인 이슬람교도들이다. 당신들의 종교와 민족정체성을 버리고 뱅갈인이 되라”고 요구했다.


군대-시민 동원 학살 자행

이에 반발한 줌마족은 종교적 자유와 정치적 권리를 획득하기 위해 대대적인 시위와 게릴라전을 전개했다.

줌마족은 방글라데시 내 소수민족 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게릴라전과 자치권 획득운동을 벌이는 민족으로 알려져있다. 이들의 저항이 강해질수록 방글라데시 정부의 탄압 또한 강도를 더해가고 있는 것이다.


◇줌마족 탄압 가속화 배경=줌마족들이 방글라데시인들로부터 습격을 당한 것은 하루이틀에 걸쳐 일어난 일이 아니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들어서기 훨씬 전부터 시작된 줌마족에 대한 탄압은 한 해에 수 차례씩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다.

최근에 이르러 방글라데시 이슬람주의자들의 소수민족 탄압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세계 언론들은 “최근 들어 줌마족을 비롯한 소수민족에 대한 방글라데시인들의 탄압과 공격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고 보도하며, “방글라데시를 탈출하는 소수민족 출신의 망명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7월 31일자에서 “최근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타종교인들에 대해 무차별 공격과 약탈을 자행하고 있으며, 여성들을 집단적으로 강간하는 사건이 빈발해 소수민족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전 이후 이슬람권 내 근본주의가 더욱 팽배해지면서 타종교인에 대한 탄압과 폭력사태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슬람 근본주의자들로 구성된 자마아티-에-이슬라미당이 급속히 지방조직을 강화하면서 소수민족 거주에 대한 공격이 더욱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HT 지역에는 1960년대 당시 100만명이 넘던 줌마족이 거주하고 있었으나 현재에는 60만 정도가 남았을 뿐이다.


◇불교인구 감소 추세=최근 줌마인 거주 지역에는 불교 신자가 줄어드는 대신 기독교 신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기독교 선교사들이 세운 최근 학교와 고아원 등의 사회시설이 자리잡기 시작했고,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기독교도들이 적극적인 선교활동을 벌이고 있다.


기독교 유입 내부 갈등 원인

최근 한 통계에 따르면 현재 줌마족의 60% 정도가 불교를 믿고 있으며, 30%가 기독교, 나머지는 힌두교를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에 기독교가 급속도로 전파한 것은 적극적인 기독교 선교단체의 활동과 방글라데시 정부의 방관이 맞물린 데서 연유한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불교를 주측으로 한 줌마족의 결집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기독교 단체의 선교활동과 복지사업을 묵인하고 있다. 이는 뱅갈인 거주지역에 기독교 시설이 거의 없는 것과 비교해볼 때 확연히 드러나는 사실이다.


개종 거부-투쟁 활동 전개

이 결과 상당수의 줌마족 특히 남부지역에 위치한 루샤이, 판쿠아, 랭 등의 민족이 기독교를 받아들였고, 북쪽 지역의 불교도 줌마족과 남쪽의 기독교가 양분된 실정이다.

이러한 종교적 분리현상은 줌마족 인권운동을 벌이고 있는 국내외 운동가들에게 상당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줌마민족네트워크 한국지부 사무국장 로넬 차크마니 씨는 “불교라는 정신적인 구심점으로 하나가 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양분됐다”며 “이는 분명 줌마족의 결집력과 민족성을 희석시키려는 방글라데시 정부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것”이라고 통탄했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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