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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독교, 불교 국가서 ‘선교 전쟁’ 중

기자명 남배현
  • 사회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고유 전통-종교를 우상·마귀로 매도

인도 공식 선교사는 1명…신분 속인 채 ‘활약’


“사탄과 마귀, 우상-조상숭배에 맞서 우리는 영적 전쟁을 벌여야 한다.” “마귀들은 항상 그리스도인들을 파멸시키려고 돌아다닌다.”

부처님의 발자취가 살아 숨쉬는 불교 성지나 아시아의 전통적인 불교 국가를 향해 선교에 나서는 한국의 기독계 기구나 교회가 자신들의 사이트에 올려놓은 글이다.

<사진설명>한국기독교의 전통불교 국가를 향한 선교가 도를 벗어나고 있다. 이 삽화는 선교사들의 활동으로 불교국가의 민족이 분열되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다.

마치 각 국의 종교와 한판 전쟁을 하자며 선전 포고를 하는 듯하다. 이들 기독교 사이트들은 “무슬림, 힌두교, 불교의 발상지인 인도와 동아시아, 아프리카 등지는 강력한 영적 세력이 수 십 억 사람의 영혼을 억압하고 있어 복음화에 강하게 저항하고 있다”면서 ‘영적 전쟁의 당위성’을 선전하고 있다. 선교에 참여할 것을 알리는 문구 중간 중간에는 ‘전쟁’, ‘훈련’, ‘전진기지’, ‘전쟁터’, ‘공격’ 등 섬뜩함을 느끼게 하는 단어가 수두룩하다. 사실상 한국 기독교의 선교사들은 본지가 조사한 동남 아시아의 전통 불교 국가나 인도-네팔의 불교 성지에서 ‘총성 없는 종교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 기독교의 이런 선교 목표에는 전통적인 불교 국가의 종교나 신앙, 조상, 문화 등은 안중에도 없다. 아예 그런 것은 우상이나 마귀, 사탄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상생이 아닌 깡그리 없애고 파괴해야 할 대상에 불과한 것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이렇게 선교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이들 지역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복음화의 모판’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인구가 모여있으나 사탄과 마귀들로 둘러싸여 기독교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선교에 나서는 제일 이유이다.

선교사들에게 그 나라의 종교에 관한 법 따위는 거추장스러운 장애물에 지나지 않다. 인도와 네팔, 베트남, 미얀마 등이 군중을 동원한 선교 행위 자체를 법으로 제지하고 있으나 이를 지키는 한국의 기독교 기구는 거의 없다. 인도 대사관에서 밝힌 공식적인 선교사는 현재 1명이나 대사관에서 파악하고 있는 인도의 한국 선교사 수는 대략 200여명 안팎이다. 이들은 여름 성경학교를 열고 지역 주민을 동원해 예배를 보는 등 극우 힌두교도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복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런 복음 활동은 지역 사회에서 한국 선교사들의 강력한 선교의 힘에 끌려 개종한 현지 교인들이 다른 현지인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들 나라의 한국 선교사 절반 이상이 ‘선교사’ 신분을 속인 채 비밀리에 선교에 나서고 있는 것을 보면 한국의 기독교 선교사들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무분별한 활동이 법에 저촉된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는 양심가(?)인 듯 하다.


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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