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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경계서 건네는 기도로 동체대비 실천

[자비로 희망 만드는 승가결사체] 대구불교호스피스센터

2010년 대구주지연합회 산하로 출범
임종기도·입관기도 등 영적 돌봄도 펼쳐
대구 최초 염불포교 자원봉사팀 결성해

대구불교호스피스센터는 긴 삶의 여정을 아름답게 회향할 수 있도록 임종을 앞둔 환자들에게 영적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 
대구불교호스피스센터는 긴 삶의 여정을 아름답게 회향할 수 있도록 임종을 앞둔 환자들에게 영적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렵기 마련이다. 언제 어디서 불쑥 찾아올지 모르기에 죽음은 결코 피할 수 없다고 체념한 체 두려운 감정을 품고 살아간다. 그래서 죽음을 앞둔 이들의 마음은 더 그늘지고 예민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환자가 시시각각 거리를 좁혀오는 죽음에 극심한 정신적 고통 속에서 삶을 마감해왔다. 그러나 점차 사회적으로 존엄한 죽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고, 인간답게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돕는 호스피스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죽음을 앞두거나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처한 환자와 가족들에게 고통의 고리를 끊고 위안과 안락을 베풀기 위해 스님들이 뭉쳤다. 바로 11년간 활발하고 폭넓은 활동으로 대구 지역에서 불교계를 대표하는 호스피스 단체로 자리매김한 대구불교호스피스센터(센터장 만경 스님, 이하 센터)다. 환자의 마음을 돌보는 것 자체가 전법이라는 생각이 하나로 모여 2010년 대구 불교사원주지연합회 산하단체로 첫 발을 뗐다. 

영적 돌봄을 제공하는 호스피스 활동에 있어 불교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증일아함경’에서 부처님이 “병자를 돌봐주는 이는 곧 나를 돌보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설하신 것처럼 호스피스 활동은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는 한편, 종교를 떠나 인간이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다하겠다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스님들이 모인 것도 특별한 이유보다 죽음을 앞둔 환자의 고통과 힘들어하는 가족을 외면할 수 없어서였다. 그렇게 10여년간 만경·다정·진휘·선일·종진·소소·혜천 스님은 동체대비, 자리이타의 정신으로 현장에서 호스피스를 실천해왔다.
 

센터는 지난해 대구 최초 염불포교 자원봉사팀을 결성했다.
센터는 지난해 대구 최초 염불포교 자원봉사팀을 결성했다.

그동안 스님들은 죽음의 경계에 있는 환자를 이해하고 더 나은 돌봄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의사, 간호사를 초빙해 호스피스에 대한 지식을 습득했고, 유서작성·입관체험과 같은 장례문화 현장실습도 진행했다. 환자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말벗이 되었고,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위해 병상 수계식도 열었다. 임종기도, 입관기도 등 영적 서비스도 빼놓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스님이 꼭 준비하는 것이 있다. 바로 염주다. ‘어떻게 하면 환자들을 더 웃음 짓게 하고, 더 의지하게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서 였다. 빠듯한 예산이지만 스님 나름대로의 깜짝 이벤트인 셈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웠던 환자의 얼굴은 스님이 건넨 염주 하나에 잠시 아이처럼 변했다.

스님들은 임종 후 남은 가족들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죽음을 목전에 둔 환자의 가족들도 함께 고통을 감내해야만 하고 떠나보낸 후에도 비통함과 허탈감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상담, 대화 등을 통해 가족 잃은 상실감으로부터 벗어나 건강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호스피스는 봉사자와 함께 발맞춰 나가야한다”고 말하는 스님은 자원봉사자 케어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졌다. 신심을 바탕으로 해야하는 호된 활동이다 보니 힘에 부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스님은 1년에 한번 씩 봉사자들과 함께 템플스테이와 성지순례를 떠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활동이 중단될 상황에 놓이자 스님들은 새로운 방식을 고안해냈다. 재가불자로만 이뤄진 대구 최초 염불포교 자원봉사팀을 결성키로 한 것. 불교장례문화를 확산시키고 지역 포교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스님들의 원력에 30여명이 동참했다. 1기 교육생들은 스님의 지도하에 목탁집전, 염불염송 등을 교육 받고 현장 투입 준비를 마쳤다. 

“염불봉사는 고인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유족들에게는 위로가 될 수 있어요.  조직적 활동이 미흡하기도 했고 스님만 집전하다 보니 여법하게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죠. 그래서 염불포교팀에 거는 기대가 상당합니다.”

모든 중생들이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자 역할을 해온 센터는 2018년부터 조계종 교육원 승가결사체 인증단체로 선정됐다. 만경 스님은 “꾸준히 자비행을 실천하며 아름다운 만남, 행복한 동행을 이어갈 것"이라며 "불교호스피스에 관심을 갖는 스님과 봉사자가 늘어나 더 체계적인 활동을 펼치고 싶다”고 전했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법보신문·조계종교육원 공동기획

부처님 자비를 실천하고자 승가결사체를 구성해 전법교화의 길에 나선 스님들이 있다. 노숙자 쉼터, 교도소, 병원 등 사회 그늘진 곳을 찾아 부처님 법음을 전하는 승가결사체는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웃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조계종 교육원과 법보신문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자비보살행을 실천하고 있는 승가결사체 8곳을 소개한다. 편집자

 

[1586호 / 2021년 5월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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