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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불교 관점서 ‘금강경’ 속 수행‧실천법 제시

  • 불서
  • 입력 2021.06.07 15:17
  • 호수 1588
  • 댓글 0

‘불교와 뿐교’ / 최성문 지음 / 모과나무

‘불교와 뿐교’

“말과 단어에 집착한다면 부처님 가르침조차 당신을 지옥에 빠뜨릴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부디 말과 단어에 집착하지 말고 ‘오직 모를 뿐’ 하는 마음으로 이생뿐만 아니라 다음 생, 또 다음 생 쉬지 않고 계속 정진, 또 정진, 수행하고 마침내 우주의 대진리를 찾아 고통 속에서 헤매는 많은 중생들을 구해내기를 바랄 뿐이다.”

“오직 모를 뿐”이라며 현재에 집중하고 지금 여기서 행하고 찾을 것을 당부하며 전 세계 곳곳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전했던 숭산행원 스님의 법문이다. 숭산 스님에게 가르침을 받은 이들 중에는 ‘오직 모를 뿐’이라는 마음으로 ‘오직 행할 뿐’이기에 불교를 ‘뿐교’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전법과 경전 번역에 전력을 다하면서 군 포교에 매진한 공덕으로 2002년 조계종 포교원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최성문 KAIST명상과학연구소장(상도선원 니까야합송회장)도 숭산 스님으로부터 선불교를 배웠다. 여기에 더해 서울 상도선원 회주 미산 스님에게 초기불교를 공부한 최 소장이 구마라습의 한역본과 조계종 표준 한글번역본을 바탕으로 한 ‘금강경’ 강설집 ‘불교와 뿐교’를 펴냈다. 책은 단순한 뜻풀이를 넘어 선불교적 관점에서 수행과 실천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마음공부를 위한 금강경 새김’이란 부제를 붙였다.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고, 특히 자신만을 잘 되게 하려는 기복적 표층종교에서 벗어나 부처님 가르침의 심층으로 들어가 지금의 ‘나’가 진짜 내가 아니며 진짜 ‘나’는 내 속의 ‘참나’임을 깨닫고, 그것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불자들이 많아지기를” 발원하며 책을 펴낸 저자는 “책의 글들과 일정한 거리감을 두고 읽을 것”을 당부했다. 달리기를 하더라도 다리가 긴 사람에게 어울리는 주법이 있고 다리가 짧은 사람에게 어울리는 주법이 있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릴 적부터 이름에 따라다니고 모양에 따라다녀서 각자 나름대로 느낌에 갇혀 있고, 생각에 갇혀 있는 습으로 인해 책의 글에 갇히게 되면 ‘금강경’이 무엇인지 그 맛을 알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저자는 또 “‘금강경’에는 어떤 철학도 체계도 이론도 없다. 한마디 말도 들어있지 않다. ‘금강경’은 절대적으로 텅 빈 책이다. 다만 단어를 잊고 그 사이의 틈으로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다면, 한 줄 한 줄의 행을 잊고 행간 사이로 더 깊이 들어간다면, 그 침묵의 틈새로 더 깊이 들어간다면 그때 비로소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다”며 문자를 통해 읽지만, 절대 문자에 얽매이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미산 스님이 “‘불교와 뿐교’는 마음공부 방법을 단순 명쾌하게 ‘모를 뿐-할 뿐’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위대한 본성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해줄 것”이라며 일독을 권한 책을 저자의 당부처럼 거리감을 두고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책 속 글들이 봄바람처럼 지나면서 한 줄기 바람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만8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88호 / 2021년 6월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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