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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대구 북지장사 지장전

기자명 법상 스님

삼독심을 구제하는 지장보살의 본원

‘범음산보집’에 실린 중단권공
지장보살이 눈물 흘린 이유는
제도하기 어려운 중생들 때문
선악의 근원은 마음씀에 있어

대구 북지장사 지장전 / 글씨 소헌 정도준(紹軒 鄭道準 1948~ ).
대구 북지장사 지장전 / 글씨 소헌 정도준(紹軒 鄭道準 1948~ ).

莫言地藏得閑遊 南方敎化幾時休 
막언지장득한유 남방교화기시휴
造惡人多修善少 地獄門前淚不收
조악인다수선소 지옥문전누불수

먼저 이 주련은 순서가 잘못 걸려있으므로 순서를 바르게 해 풀이를 하고자 한다.

莫言地藏得閑遊 地獄門前淚不收
막언지장득한유 지옥문전누불수 
造惡人多修善少 南方敎化幾時休
조악인다수선소 남방교화기시휴

지장보살이 한가롭게 노닌다고 함부로 말하지 마라/ 지옥의 문 앞에서 눈물 마를 날이 없으시니/ 악한 사람은 많아지고 착함을 행하는 사람은 적으니/ 남방의 교화는 그 언제나 끝이 날꼬?

 

이 주련은 ‘천지명양수륙재의범음산보집’의 순서상 중단권공 내용을 출처로 한다. 

막언은 함부로 말하는 것을 뜻한다. 한유는 한가히 노니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지장보살이 보살의 경지에 올랐다고 하여 편하게 있는 것은 아니라는 표현으로 쓰였다. 

지장보살은 인도의 지신(地神)에서 유래됐다고 보며, 불교와 접목시킨 것으로 간주한다. 수나라 이후 ‘대승대집지장십륜경’, ‘지장보살본원경’, ‘점찰선악업보경’ 등 이 세 가지 경전을 ‘지장삼부경’이라 부르기도 한다. 지장보살 사상은 당나라 때 이르러 중국 도교의 시왕 사상과 결부돼 명부의 교조로 지장보살을 받드는 신앙이 자리매김했다.

지장보살 이름에 대해서는 ‘대승대집지장십륜경’ 서품에서 알 수 있다. “지는 대지처럼 편안히 참아내는 부동심을 말하고 장은 비장의 보물처럼 고요히 생각에 잠긴 깊은 성품을 말한다.” 

지장보살의 사명에 대해서는 ‘지장보살본원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중생을 모두 구제하고 비로소 깨달음을 이루겠다. 지옥이 텅텅 비기 전에 성불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내가 지옥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누가 지옥으로 들어가겠는가?”

‘지장경’ 분신집회품에 보면 지장보살이 눈물을 흘리며 서원을 세우는 장면이 있다. “그때 여러 세계에 화신을 했던 지장보살이 다시 하나의 형상으로 돌아와 슬픈 생각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부처님께 아뢰기를, 저는 구원겁으로부터 지금까지의 부처님의 인도하심으로 인하여 불가사의한 신력을 얻고, 큰 지혜를 갖추었으므로 저의 분신이 백 천 만억의 항하사 세계에 가득하오며 한 세계마다 백 천 만억의 몸으로 화하여서 한 세계마다 백천 만억의 사람을 제도하여 그들이 삼보에 귀의하여 공경하게 하며, 영원히 생사를 여의고 열반의 즐거움에 이르게 하되 다만 불법 가운데서 선한 일을 한 것은 터럭 한 개, 물 한 방울, 모래 한 알, 티끌 한 개와 털끝만 한 것이라 하더라도 제가 점차 도탈하여 그들이 큰 이로움을 얻도록 할 것이옵니다.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후세에 악업을 짓는 중생을 가지고는 심려하지 마시옵소서!”

그렇다면 지장보살은 왜 눈물을 흘렸을까? 이는 중생들이 심성이 고르지 못하고 사악해 그만큼 제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다. 사바세계에 사는 중생은 악한 사람은 많고 착한 사람은 적다는 표현이다. 그렇다면 선악의 근원은 무엇인가. 바로 마음 씀에 있다. 따라서 선악이 생겨나는 법을 용심이라고 한다. 

용심은 누구나 다 갖고 있지만, 선량한 마음인 선심을 쓰느냐 악한 마음인 악심을 쓰느냐에 따라서 그 표준이 달라진다. 악인의 경우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마음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불교에서는 탐심이라고 한다. 삼악은 모두 마음의 작용으로 기인하는 것이기에 마음을 나타내는 심이 붙는 것이다. 이러한 삼독심의 무리를 구제하기 위해 지장보살이 서원을 세웠기다. 이를 지장보살의 본원이라고 한다.

법상 스님 김해 정암사 주지 bbs4657@naver.com

[1589호 / 2021년 6월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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