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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정토 염원한 신라인의 불심 사진으로 만나다

  • 문화
  • 입력 2021.07.01 20:33
  • 수정 2021.07.01 20:35
  • 호수 1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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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박물관, 사진전 ‘천년 묵은 옛터에 풀은 여전히 새롭네’
신라미술관 개편 앞서 경주 대표 불교유적 사진으로 소개

오세윤 作 ‘경주 망덕사지’, 2019년.
오세윤 作 ‘경주 망덕사지’, 2019년.

삼세제불(三世諸佛)이 상주하는 불국정토를 이 땅에 구현하려 했던 신라인들의 불심과 만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은 관내 특별전시관에서 사진전 ‘천년 묵은 옛터에 풀은 여전히 새롭네’를 개최한다. 6월30일 개막해 10월3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특별전은 연말 신라미술관 개편에 앞서 신라 불교미술에 보다 쉽게 다가갈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문화재 사진으로 널리 알려진 한석홍, 안장헌, 오세윤 작가가 수십년에 걸쳐 찍은 작품들 가운데 경주 지역 불교 유적을 담은 57점을 선정해 선보인다.

특별전 주제인 ‘천년 묵은 옛터에 풀은 여전히 새롭네’는 조선 전기 문신 서거정(徐居正, 1420∼1488)의 시에서 비롯됐다. 그는 쇠락한 경주 분황사를 보며 “황룡사와 마주하여 서 있는 분황사 천년 묵은 옛터에 풀은 여전히 새롭네(芬皇寺對黃龍寺千載遺基草自新)”라고 노래했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신라 때 조성된 사찰 대부분은 건물터만 남아 세월의 무상함을 전해준다. 그러나 여전히 푸르른 자연과 함께 만들어내는 풍경은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안장헌 作 ‘남산 칠불암 마애불상군’, 1995년.
안장헌 作 ‘남산 칠불암 마애불상군’, 1995년.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신라 왕경에 세워진 사찰의 사진이 중심이다. 신라인들은 6세기부터 왕경 중심부에 황룡사, 분황사와 같은 대규모 사찰을 조성했고, 676년 통일 이후에는 낭산 주변에 사천왕사와 황복사를, 동해안에 감은사와 불국사 등을 건립했다. “절들은 하늘의 별처럼 펼쳐져 있고, 탑들은 기러기 떼처럼 줄지어 있다”는 ‘삼국유사’의 기록처럼 당시 신라 왕경에는 수많은 사찰이 들어서 있었다. 지금은 사찰 대부분이 사라졌지만, 주춧돌, 탑, 또는 당간지주가 남아 있는 옛 절터는 전시된 사진이 보여주듯 날씨와 계절에 따라 다채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2부 주제는 경주 남산이다. 남산은 경주시 남쪽에 솟은 산으로 신라인들의 신앙의 대상이 되어 왔다. 금오봉과 고위봉에서 흘러내리는 40여개의 계곡과 산줄기에는 100여곳의 절터와 80여구의 석불, 60여기의 석탑이 산재한 노천박물관이다. 전시된 작품은 천년 전 신라인들이 자연 속에 구현한 불교적 이상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햇빛에 마애불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한 작가의 오랜 기다림을 함께 느껴보는 것도 또 하나의 감상법이다.

한석홍 作 ‘석굴암’, 2000년.
한석홍 作 ‘석굴암’, 2000년.

3부는 신라의 불교미술을 대표하는 석굴암이 주인공이다. 석굴암은 8세기 중엽인 통일신라 751년 김대성이 불국사를 중창할 때, 왕명에 따라 조성됐다. 신라인의 불심이 빚은 찬란한 문화의 금자탑으로 1995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3부에서는 석굴암 건축과 조각의 탁월한 조형미를 흑백 사진으로 한층 웅장하고 무게 있게 전달된다. 사실적이고 섬세하게 묘사된 개별 조각은 각각 부처, 보살, 사천왕상, 스님을 직접 대면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이번 특별전은 다양한 신라의 문화유산을 보다 흥미롭게 소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경주 시민과 경주를 찾는 이들에게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한층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592호 / 2021년 7월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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