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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서명 하나가 ‘금강산 길’ 여는 원동력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21.08.01 12:10
  • 호수 1596
  • 댓글 0

적대 넘은 공존 인식서 평화 싹
금강산관광 10년사에서 절실 경험
남북 통신연락선 전격복원 전후
한반도 정세 급변하며 상생무드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가 ‘금강산관광 재개 발원 캠페인-일만 이천 서명운동’을 전개한다. 정전협정 체결 68년이 되는 7월27일부터 금강산 신계사 복원 14주년 기념일인 10월13까지 펼친다. 통일부의 금강산관광 재개 의지와 지속적 추진,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등의 제반 상황을 감안하면 당장의 재개는 어렵지만 코로나19가 안정세로 접어들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서명에 실린 무게는 의외로 무겁다. 

올해 6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했다. “금강산관광은 개성공단과는 다르게 코로나19 문제가 완화되면 해볼 수 있는 게 많다. 금강산관광·여행·방문은 인도주의 문제와 관련이 깊어 대북제재의 영역으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이 장관은 국민과 국제사회의 공감, 한미간의 조율이 필요하다는 건 전제했다. 그럼에도 “군사적 전용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 비핵화 협상이 많이 진척되기 전인 초기단계에서도 검토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통일부와 정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관건은 북한의 전향적인 대외적 행보인데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의 친서를 교환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북의 신뢰 회복과 관계 진전 필요성에 공감하며 7월27일 남북 통신연락선을 전격 복원했다. 제7차 전국노병대회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원장이 ‘자위적 핵 억제력’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이 땅에 전쟁이라는 말은 없을 것이며, 국가의 안전과 미래가 굳건하게 담보될 것”이라는 지난해의 연설과 비교할 때 큰 차이를 보인다. 남북·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수위를 조절한 셈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후속조치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장관은 “우리의 구상을 북측과 협의하면서 언제라도 대화가 열릴 수 있도록 준비하는 작업을 진행시켜 나가겠다”면서 영상을 통한 ‘안심대면회담’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상황이 여의치 않은 점을 감안해 화상을 통한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 이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정상회담 성사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커지고 있다.

한미고위급 유선협의에서 미국 측은 통신연락선 복원에 대해 “좋은 진전”이라면서 남북간 대화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했다.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과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긍정적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일련의 상황을 종합해 보면 남한과 북한, 미국 모두 ‘대화·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다소 이른 장밋빛 낙관이기는 하지만 남북교류가 급물살을 탄다면 ‘4·27 판문점 선언’의 핵심인 종전선언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남북·북미의 정세 변화에 따라 실질적인 교류가 곧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자연스럽게 국민의 시선은 정치적 의도가 개입되지 않은 인도주의 협력에 관한 사업으로 쏠린다. 백신 협력, 화상 남북이산가족 상봉 등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데 녹록치 않다. 금강산관광 재개 또한 많은 난제들을 해결해야 가능하다. 

그러나 금강산관광에 대한 국민적 호감, 남북한의 경제성을 고려하면 다소 버겁고 긴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 사업은 재개되어야 한다. 남북이 정치·군사적으로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화해와 상생으로 협력해야 할 공존적 존재로 인식하는데서 한반도 평화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난 10년간의 금강산관광을 통해 경험했다. 

불교계에게 금강산은 법기보살 성지이자 불자들의 정성으로 세운 신계사가 자리한 명산이다. 그 길에 오르는 건 성지순례이자 평화통일의 길이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가 ‘금강산관광 재개 발원 캠페인’을 전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가고 싶다 신계사! 다시 가자 금강산-평화의 서원을 모아 금강산 길을 다시 열어요!’라는 홍보문구가 이 사업의 중요성을 명료하게 설파하고 있다.  

[1596호 / 2021년 8월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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