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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가 직접 기록한 효봉 스님 법문

  • 불서
  • 입력 2021.10.12 13:20
  • 수정 2021.10.13 08:44
  • 호수 1604
  • 댓글 0

효봉 노트
효봉 지음 / 어의운하
208쪽 / 1만2000원 

효봉 노트
효봉 노트

효봉 스님(1888~1966)은 가야총림 초대 방장과 통합종단 초대 종정을 지낸 고승이다. ‘절구통 수좌’로 유명했던 스님은 판사라는 선망의 자리를 뒤로 하고 38세에 산문에 들었다. 늦깎이 출가자였지만 스님은 한번 앉으면 엉덩이 살이 헐어 진물이 달라붙을 정도로 정진했다.

효봉 스님은 용성 스님과 수월 스님을 만나 가르침을 얻은 후 운수행각과 용맹정진에 돌입했다. 그렇게 1년 6개월 동안 스스로를 토굴에 가둔 채 화두에 매진했고, 마침내 1931년 금강산 법기암 무문관 토굴에서 깨달음을 이뤘다. “이 산승은 상세(上世)에는 육조를 섬기고, 중세(中世)에는 조주를 섬기며, 하세(下世)에는 보조를 섬긴다”고 선언했듯 스님의 깨달음과 안목은 선종사를 꿰뚫는다. 스님은 오도(悟道) 후 참선 수행자들을 위해 많은 법문을 설했다.

효봉 스님 제자인 보성 스님과 법흥 스님 등은 가야총림에서의 법문을 비롯해 상당법어, 수시설법, 게문, 서장 등을 일일이 기록했다. 제자들은 스님이 열반한지 10년 되던 해 ‘효봉어록’(비매품)을 발간해 대중에게 공개했고, 이후 1995년 법어, 서장, 화보 등을 추가해 ‘효봉법어집’으로 펴냈다. 그러나 ‘효봉법어집’은 자료집 형식에 판형도 64배판으로 매우 커 대중용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게다가 10여년 전에 절판됐다.

‘효봉 노트’는 ‘효봉법어집’ 중 효봉 스님이 1948년 가야총림 하안거 해제법문부터 1960년 동화사 금당선원 해제법문을 엮은 것이다. 법어 대부분이 수좌들을 대상으로 했기에 교학을 설명하기보다 선지식으로서 선지를 드러내고 제접하려는 의도가 두드러진다. 때론 강하게 때론 부드럽게 지도하는 스승의 모습이 엿보이는가 하면 부처님의 깨달음이 무엇인지 직접 대중에게 묻고, 선의 입장에서 부처님의 열반을 표현하기도 한다. 또한 계정혜 삼학을 두루 닦을 것을 강조하고 구체적으로 참선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차근차근 일러주고 있다.

책은 자연스레 70여년 전 효봉 스님의 음성을 듣는 경험으로 이끌고, 지금도 참선수행의 지침으로 삼기에 손색이 없음을 보여준다. 가독성을 높인 깔끔한 편집과 20여쪽으로 정리한 효봉 스님 일대기도 돋보인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604호 / 2021년 10월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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