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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재가신자가 병에 걸렸을 때 베풀어야 하는 가르침

삼보에 대한 믿음‧계행 갖춤이 죽음 극복 방식

부처님 10대 명호 의미 이해도
올바른 신행의 중요한 밑거름
불법은 현실‧내세이익뿐 아니라
이들을 초월한 해탈로 이끌어

종교는 안심입명(安心立命)으로 이끌어 주는 가르침이다. 위중한 병에 들어 죽음을 목전에 둔 경우에 특히 그러하다. 중국 선종의 2조 혜가 스님이 달마 스님을 찾아뵙고 청한 가르침인 ‘안심법문(安心法門)이 유명하다. 혜가 스님은 마음의 불안을 견딜 수 없어, 이를 해결하고자 달마 스님을 찾아뵌 것이다. 종교는 그러한 불안에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 더구나 부처님은 노병사(老病死)를 해결하기 위해 출가하셨고, 또 그 길을 우리에게 알려주신 분이다. 그렇기에 불교를 안심입명의 가르침이라고 하는 것이다.

‘상윳따 니까야’에 ‘질병의 경’(55:54)이 있다. 이 경은 석가족의 마하나마라는 사람이 부처님을 찾아뵙고 ‘재가신자가 병에 들어 괴로워하는데, 아주 중병일 경우 어떤 가르침을 베풀어야 합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붓다] 마하나마여, 지혜로운 재가신자가 병에 들어 괴로워하는데 아주 중병이라면, 다른 지혜로운 재가신자가 그에게 네 가지 안정법으로 안정을 시키고 이와같이 말해야 합니다.

1) 존자여, 안심하십시오. 부처님에 관하여 이와같이 ‘세존께서는 거룩한 님, 올바로 원만히 깨달은 님, 명지와 덕행을 갖춘 님, 올바른 길로 잘 가신 님, 세상을 아는 님, 위없이 높으신 님, 사람을 길들이는 님, 하늘사람과 인간의 스승이신 님, 깨달은 님, 세상의 존귀한 님입니다’라고 흔들리지 않는 청정한 믿음을 갖추십시오.
2) 존자여, 안심하십시오. 가르침에 관하여 이와같이 ‘세존께서 잘 설하신 가르침은 현세의 삶에서 유익한 가르침이며, 시간을 초월하는 가르침이며, 와서 보라고 할 만한 가르침이며, 최상의 목표로 이끄는 가르침이며, 슬기로운 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가르침입니다’라고 흔들리지 않는 청정한 믿음을 갖추십시오.
3) 존자여, 안심하십시오. 승가에 관하여 이와같이 ‘세존의 성문제자는 잘 실천하고, 정직하게 실천하며, 현명하게 실천하고, 조화롭게 실천합니다. 세존의 가르침을 따르는 승가는 사쌍팔배로 이루어져 있으니, 공양받을 만하고, 대접받을 만하고, 선물받을 만하고 존경받을 만하고 세상에 가장 훌륭한 복밭입니다’라고 흔들리지 않는 청정한 믿음을 갖추십시오.
4) 존자여, 안심하십시오. 또한 파괴되지 않고 균열되지 않고 잡되지 않고 더렵혀지지 않고 자유로워지고 현자가 칭찬하고 번뇌에 물들지 않고 삼매로 이끄는 성자들이 사랑하는 계행을 갖추십시오.

부처님의 가르침은 삼보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계행을 갖추는 것이다. 이것이 중병에 들어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식인 것이다. 삼보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계행의 구족은 ‘예류과’의 성자 계위를 얻는 인연이 된다. 예류성자는 깨달음이 확정된 자이며, 삼악도에 떨어지지 않는 자로서, 진리에 몸을 담근 자이다. 

다른 경전에서도 부처님은 홀로 숲에서 수행할 때, 두려움이 일어나거든 ‘나를 생각하라’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서 부처님을 생각하는 방식은 위 경문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여래 십호(十號)’가 갖는 덕성을 떠올려 그에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에 대한 피상적 생각, 예를 들어 부처님을 신적 존재로 이해한다거나, 부처님은 이미 열반하셨으니 우리와는 관련이 없다거나 하는 생각들은 올바른 생각[正思惟]이 아니다. 부처님의 10대명호의 의미 하나 하나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올바른 신행의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이를 통해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식으로 불법승 삼보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갖는 실제적인 효과를 알 수 있다. 그러나 경전의 내용은 이에 그치지 않고, 죽음을 목전에 둔 재가신자의 마음을 점차로 보다 높은 경지인 하늘나라로 이끌고, 궁극적으로는 해탈로 이끄는 것을 설하고 있다. 이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제거→생천을 향한 고양된 마음→해탈의 획득’으로 정리할 수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처럼 현실에서의 이익과 내세에서의 이익, 그리고 이들을 초월한 궁극적인 해탈로 이끄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필원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 nikaya@naver.com

[1604호 / 2021년 10월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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