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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지지 않는 41년의 상처…10·27법난 추념법회 봉행

  • 교계
  • 입력 2021.10.27 18:47
  • 수정 2021.10.28 10:19
  • 호수 1607
  • 댓글 0

조계종 총무원, 10월27일…승려문예·추념곡 공모 시상식도
“진상규명·명예회복·법난기념관 건립 차질 없이 진행할 것”

1980년 신군부가 불교계에 자행한 10·27법난의 역사적 진실을 알리고 다시는 이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명확한 진실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촉구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조계종 총무원(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10월27일 오후 2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10·27법난 제41주년 추념법회’를 봉행했다. 추념법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과 명예원로의원 명선 스님(10·27법난피해자모임대표), 원로의원 원행 스님, 교육원장 진우 스님, 포교원장 범해 스님, 10·27법난피해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 위원장 금곡 스님(총무원 총무부장)을 비롯해 종단 부·실장 스님, 불교신문사장 현법 스님, 종회의원 정범·지우 스님, 10·27법난 피해 스님들, 주윤식 중앙신도회장, 방창덕 포교사단장 등이 참석했다.

법회는 발열체크, 사회적거리두기 등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엄수한 가운데 삼귀의·반야심경 봉독, 10·27법난 및 국가권력 희생자에 대한 묵념, 총무원 사회부장 원경 스님의 경과보고,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추념사, 총무부장 금곡 스님 및 명예원로의원 명선 스님의 인사말, 10·27법난 승려문예·추념곡 공모전 시상식, 추념시 낭송, 추념곡 발표, 추념행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법회를 통해 10·27법난의 아픔을 되새기고 이를 한국불교 발전으로 계기로 승화시킬 것을 굳게 다짐했다.

10·27법난은 신군부가 불교계의 지지를 받지 못하자 불교계 정화를 명목으로 특정 종교와 교단을 무자비하게 탄압한 인권유린 사건이다. 신군부는 1980년 10월27일 전국 사찰과 암자에 군경을 투입해 법당을 훼손하고 스님 1776명을 강제 연행해 가혹행위와 고문,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
총무원장 원행 스님.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1980년 10월27일,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신군부는 불교계에 치욕을 안긴 불교탄압을 자행했다. 독재정권은 그들의 정당성을 위해 민주적 흐름을 주도했던 불교계를 희생양으로 삼았다”며 “이는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역사적 상처이자 불교가 잃어버린 국민적 신뢰와 종교적 청정성을 훼손하는 치명적인 무형의 피해”라고 지적했다.

스님은 이어 “10·27법난으로 인한 불교계의 명예가 온전히 회복되기 위해 강남 봉은사 부지에 10·27법난 기념관 착공, 법난에 대한 보다 명확한 진실규명, 국가폭력 재발 방지 등 종단 앞에 놓여 있는 과제들을 착실하게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종단은 이 대작불사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10·27법난피해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 위원장 금곡 스님.
10·27법난피해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 위원장 금곡 스님.

10·27법난피해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 위원장 금곡 스님은 “문재인 대통령이 10·27법난에 대해 공식 사과 입장을 밝힌 지 세 해가 지났지만 불교계의 명예는 제대로 회복되지 않았고 화합과 융성의 길은 멀기만 하다”며 “10·27법난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시효가 없듯 진실이 남김없이 드러나고 피해자의 명예가 완전히 회복되는 그날까지 정진하고 또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명예원로의원 명선 스님.
명예원로의원 명선 스님.

명예원로의원 명선 스님도 당시를 회상하며 “수많은 스님들이 고문을 당했지만, 불교계 역사의 오점을 남기지 않겠다는 책임감으로 신군부에 대한 지지를 끝까지 거부했다”며 “종단은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철저히 하고, 관련부처와 적극 협력해 화합과 소통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10·27법난의 상처를 치유하고 종교 평화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해 실시한 전국 승려문예 공모전과 추념곡 공모전 시상식도 열렸다. 문예공모전에서는 혜해 스님의 ‘가사를 정대하며’와 법념 스님의 ‘진리의 등불은 꺼지지 않는다’가 시와 산문 부문 대상을 각각 수상했다. 또 서현 스님(비몽)과 종명 스님(기억상실)이 시 부문 우수상을, 지몽 스님(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과 영우 스님(10·27법난의 원인과 역사적 의의)가 산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추념곡 공모전에서는 임대열씨의 ‘연꽃이 다시 필 때까지’와 정혁진씨의 ‘누명의 굴레 벗고’가 각각 작사 작곡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류복희·강주현씨는 작사 부문 우수상이, 최주원·강주현씨는 작곡 부문 우수상이 주어졌다.

이어 10·27법난의 배경과 불교계의 저항을 담은 샌드아트 공연과 양하영·정태춘 가수의 공연 등 다채로운 추념행사도 진행됐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607호 / 2021년 11월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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