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재양성’ 방점 동국대 건학위 행보 주목한다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22.01.17 10:55
  • 호수 1617
  • 댓글 0

동국대 재학생 힘겨움 직시·간파한
‘지역 미래불자 육성장학’ 시의적절
‘장학불사 절실’ 교계언론 진단 20년
계층·전문분야 활약할 인재 부족해

동국대 건학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 미래불자 육성장학’ 불사가 활기를 띠고 있다. 2021년 11월 포항 원법사장학회, 12월 제주 관음사에 이어 최근 구례 화엄사가 동참했다. 3개월 사이 3개의 지역 유수 사찰이 참여했다는 건 장학불사가 본격 궤도에 올랐음을 시사한다.

건학위는 2021년 4월 발족했다. 최고위원회 위원장 돈관 스님은 당해 11월 “동국의 발전이 불교 발전이고, 불교 발전이 곧 동국의 발전”이라고 강조하며 “동국의 일원이 된 것만으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혜와 자비를 갖춘 불교적 소양의 인재를 양성한다는 동국대의 건학이념을 ‘지역 미래불자 육성장학’을 통해 구현하겠다는 선언이었다. 

건학위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건 ‘동국대 재학생 전액 장학금 지급’이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걱정 없이 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학교 측이 준비하고 실행해 온 장학사업에 ‘지역 미래불자 육성장학’을 더한 연유도 여기에 있다. 성적‧근로 장학금이 아닌 자기계발이나 생활비로도 쓸 수 있는 장학금이어서 유용하다.

국가‧지자체 등이 실시하고 있는 대학생 대상 장학금 지원 사업의 절반 이상은 등록금만을 지원하고 있다. 숙식, 교재구입, 어학연수 등 생활비를 지원하는 지자체는 약 10% 선에 그쳐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교육계에서 제기되어 왔다. 특히 수도권 학생들이 생활비 부족으로 겪는 고통이 크다. 서울 강북의 중심권에 자리한 동국대 재학생 중에서도 충청‧강원‧호남‧영남에서 온 학생들이 감내해야 하는 힘겨움은 두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장학사업의 성공 여부는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갈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점에 착안할 때 건학위의 장학불사는 방향설정과 운영방안이 분명해 지속성만 유지한다면 큰 성과를 이룰 것이라 본다. 특히 지역사찰이 해당 지역 출신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장학금 혜택을 본 재학생은 사회에 진출한 후 후배들을 위해 장학 불사에 동참하는 선순환 방식이다. 이것은 사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대여장학금 제도’와 결이 같아 주목할 만하다.

추천과 결정 과정의 섬세한 기획도 돋보인다. 건학위에 장학불사 참여 의사를 전해오면 학교 측이 지역 출신 재학생을 선별해 1차 명단을 사찰에 전달하고, 명단을 받은 사찰 측이 대상자를 확정해 장학금을 수여한다. 제주 관음사 경우 동국대 제주 출신 재학생 102명 중 10명을 선별했다. 관음사 주지 허운 스님은 “여력이 되지 않아 10분의 1정도의 학생에게만 장학금을 지급해 안타깝다”고 토로한 바 있다. 유수의 사찰 주지가 해당 지역 출신의 동국대 학생의 규모를 인지한다는 건 중요하다. 인재양성을 향한 원력을 다시금 새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교계의 시침을 조계종 개혁종단 출범 이후인 1990년대 중후반으로 돌려보자. 당시 교계 언론이 주목했던 키워드는 ‘계층별 포교’였다. 언론‧문화‧의료·예술·어린이·청소년 등의 포교 현황을 집중적으로 탐사보도 했는데 전 분야에서 내린 공통된 결론이 하나 있었다. ‘인재양성’이다. 한마디로 스님을 제외하면 계층별 불자회를 구성하고 이끌 지도자도, 국가·지자체 산하의 기구에 들어가 불교 문화의 정수를 대변하며 불법을 수호할 인재조차 찾기 어려웠을 정도였다. 

훌륭한 인재를 배출하는 구조를 갖추기 위해선 무엇보다 장학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진단을 교계 언론과 전문가들은 내렸다. 나름의 변화가 있었다. 2000년대 들어서며 전국 유수의 사찰들이 장학 불사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천만 불자의 규모에 비해 그 규모는 작았다. 교단의 전폭적인 지원, 대학 졸업 이후까지 관리하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던 가톨릭과 개신교를 내심 부러워하는 청년불자들이 많았던 사실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조계종과 불교의 백년대계가 인재양성에 있음을 직시했기에 건학위가 장학불사를 일으켰다고 본다. 방향은 맞다. 관건은 지속성이다. 사부대중의 결집력 만이 성공시킬 수 있는 대작불사다. ‘동국대 재학생 전액 장학금 지원’의 원력이 성취되기를 기도한다.

[1617호 / 2022년 1월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