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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곳곳서 선교공연한 ‘국립 축소판’

서울 등 대도시, 27회 전곡 찬송 공연
부산은 여전…대구, 실질적 변화 시작
일반대중 알 수 없는 라틴어곡이 원인

유튜브에 게재된 모 시립합창단의 공연 캡쳐. 
유튜브에 게재된 모 시립합창단의 공연 캡쳐. 

전국 시·도립합창단도 ‘국립합창단 축소판’이라 할 만큼 연주 내용과 기독교곡 선곡 양상이 흡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계종 불교음악원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각 지역별로 적게는 3회 많게는 33회의 정기 및 특별연주회를 진행했으며, 대다수 공연에 기독교 신을 찬양하는 찬송가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국립합창단과 유기적 관계를 이루며 기독교적 종교편향을 그대로 이어받은 지역으로 꼽혔다. 서울시립합창단의 정기 및 특별연주회 총 24회 가운데 70% 이상이 기독교 음악으로 편성됐다. 심지어 정기연주회 11회 중 전곡이 찬송가로 채워진 공연은 9회에 달하며 미사곡, 흑인영가, 구약성서, 캐럴 등 구성도 다양하다.

호남지역 가운데 가장 많은 횟수로 찬송가 공연이 이뤄진 곳은 광주다. 광주시립합창단은 정기연주 14회와 특별연주 3회를 포함한 총 17회 연주회 가운데 60% 이상을 기독교 곡으로 편성했다. 2020년 10월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을 주제로 한 183회 정기연주회에서는 1시간 20여분동안 예수에게 구원과 축복을 구하는 기독교 미사곡으로 공연한 것은 물론 모든 정기연주회에서 적어도 1곡 이상 찬송가를 연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지역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제주도립 서귀포합창단은 13회 정기·특별연주회 가운데 찬송가가 60% 비중을 차지했으며, ‘독일 레퀴엠’ ‘모차르트 C단조 미사’ 등 전곡이 예수찬양 기독교곡으로 구성된 공연도 3차례 이뤄졌다. 
 

동화사가 대구시를 방문해 대구시립합창단의 종교편향 공연에 항의했다.
동화사가 대구시를 방문해 대구시립합창단의 종교편향 공연에 항의했다.

종교편향 공연 논란이 불거지면서 공식 사과 및 재발방지를 약속했던 부산과 대구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부산의 경우 총 23회 공연이 진행됐고, 연주목록의 40%이상이 기독교 예배곡으로 구성됐다. 부산시립합창단의 찬송가 공연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올해 7월1일 부산시 문화체육국 관계자들이 금정총림 범어사를 방문해 종교편향 공연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부산시립창단 홈페이지에는 공연 CD음반 제5집 ‘주 이름을 찬양해’와 제6집 ‘메시아’ 등 기독교 찬송가집 출반을 주요활동으로 버젓이 홍보하고 있어 부산시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낳았다.

반면 상습적인 찬송가 공연으로 물의를 빚은 대구시립합창단은 총 14회 정기연주회 가운데 67% 이상 종교편향 곡들이 포함돼 있었다.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고 불교계의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대구시는 올해 5월 ‘종교화합자문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실질적인 변화를 약속했다. 그 결과 50% 이상의 찬송가가 편성됐던 6월17일 153회 정기연주회 연주목록을 전곡 수정해 단 한곡의 종교편향곡도 공연되지 않았다.

또 인천·수원·구미가 70% 이상, 춘천·원주·대전이 60% 이상, 창원·전주·정읍·목포가 40% 이상, 청주·천안이 30% 이상, 아산 30% 이하로 공연 내 기독교곡을 포함하고 있었다. 다만 비공개로 파악이 불가능한 프로그램 일부는 제외됐다.

이처럼 시·도립합창단이 기독교 일색의 공연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대부분 라틴어로 된 기독교의 고전 내지 창작 예배곡을 불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라틴어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대중들이 원곡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실제 라틴어 제목의 악곡 중 신에게 감사와 찬양을 노래하는 ‘떼데움(Te Deum)’과 평화를 갈구하는 ‘도나 노비스 파쳄(Dona Nobis Pacem)’ 등의 내용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특별취재팀

[1617호 / 2022년 1월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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