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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합창단, 공연마다 80%이상 찬송가

크리스마스 시즌엔 탄생·부활 주제로
상임지휘자, 공연 선곡의 절대적 영향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지휘자 출신

찬송가 공연으로 일관 국공립합창단의 실태

국공립합창단이 ‘찬송가 선교행위’를 상습적으로 벌여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계종 사회부와 종교평화위원회는 지난해 조계종 불교음악원이 국립합창단을 비롯해 서울·인천·수원·춘천·원주·청주·아산·천안·대전·대구·구미·부산·창원·전주·정읍·광주·목포시립합창단과 제주도립서귀포합창단 등 전국 19개 국시립합창단의 운영실태조사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공립합창단은 국민의 문화복지 향상보다 기독교 찬양공연에 몰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창단의 공연주제와 선곡 등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상임지휘자도 상당수가 신학대학에서 교회음악을 가르치는 교수이거나 특정교회 지휘자 출신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이들은 노골적인 기독교 찬양 가사를 일반인들이 알아듣기 어렵도록 라틴어로 부르는가 하면 공연 주제와 상관없는 찬송가를 ‘끼워 넣기 식’으로 편성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때문에 공공합창단 지휘자로서 지켜야 할 직업윤리를 망각한 행위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립합창단의 상임지휘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지휘자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합창단의 상임지휘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지휘자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의 문화복지 향상에 기여할 목적으로 설립된 국립합창단이 실제로는 기독교 찬양에 앞장서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계종 불교음악원의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립합창단은 2018~2021년 총 99회의 정기 및 지방순회공연 가운데 대다수 공연에서 기독교 찬양 일색의 곡을 연주하고 불러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전곡을 그리스도 찬양곡으로 선정한 공연이 20회 가량이고, 연주목록 가운데 50% 이상을 기독교 종교음악으로 채운 공연도 30회를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13회에 걸쳐 진행한 지방순회공연에서는 80% 이상을 기독교 음악으로 편성했다. 정기공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2018년 5회에 걸쳐 진행된 정기공연 가운데 2회가 ‘헨델의 메시아’ ‘모차르트 C단조 미사곡’을 중심으로 전곡이 기독교 찬양곡으로 구성됐으며, 나머지 3회도 ‘탱고 미사곡’, 헨델의 ‘딕시트 도미누(주께서 말씀하시길)’ 등 공연의 80% 이상을 기독교 음악으로 편성했다.

2019년 열린 순회공연에서는 80% 이상을 ‘레퀴엠’ ‘미사곡’ 등 기독교 예배곡으로 구성했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열린 이천, 서귀포 등의 공연에서는 그리스도의 일대기를 다룬 ‘헨델의 메시아’가 빠지지 않고 공연됐다. 5회에 걸친 정기공연에서도 ‘레퀴엠 라단조’ ‘성경 시편교향곡’ ‘헨델의 메시아’ 등 전곡이 기독교 음악으로 편성된 것이 3회, 70% 이상을 기독교 찬양곡으로 구성한 공연도 2회인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2021년 상반기까지 국립합창단의 공연은 큰 폭으로 줄었다. 2020년 지방순회공연은 진행되지 않았으며, 매년 5회 가량 열리던 정기공연도 2회로 줄었다. 그러나 이 기간에도 이들의 기독교 찬양은 이어졌다. 2020년 12월 열린 정기공연은 ‘헨델 메시아’로 채워졌으며, 앞서 열린 6월 정기공연에서도 ‘기리에(천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알레루야(할레루야)’ 등의 기독교 음악이 대거 포함됐다. 2021년 3월 열린 정기공연에서는 60% 이상이 기독교 음악으로 할애됐고, 5월 열린 정기공연에서는 전곡이 기독교 예배곡으로 구성됐다. 군산, 안성 등에서 열린 지방공연도 100% 기독교 음악으로 편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국립합창단이 정기공연을 비롯해 지방순회공연을 진행하면서 국내외 수많은 명곡을 놔두고 굳이 기독교 일색의 음악만을 선곡하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립합창단이 ‘목사의 순교’를 기념하거나 크리스마스를 맞아 그리스도의 탄생과 부활 등을 주제로 한 공연을 진행하면서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불교적 색채가 가미된 공연을 하지 않는 것은 종교적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국립합창단의 종교편향적 공연 배경에 상임지휘자들의 종교적 신념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공연 선곡의 절대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상임지휘자가 자신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기독교 찬양곡 중심의 선곡을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립합창단장 및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상임지휘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 및 순복음교회 ‘베들레햄’ 찬양대 지휘자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A박사는 “합창단에서 지휘자는 절대적인 존재”라며 “이들이 특정종교에 편향됐다는 것은 국공립합창단이 종교편향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1617호 / 2022년 1월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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