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3.4m에 달하는 대형 불상으로 조선 후기 유일하고 규모가 가장 큰 ‘분황사 금동약사여래입상’이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2월22일 분황사 금동약사여래입상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보물 ‘경주 분황사 금동약사여래입상’은 높이 3.4m에 달하는 대형 불상으로, 조선 후기의 유일하고 규모가 가장 큰 금동불 입상이다. 원래 이곳에 봉안돼 있던 금동약사불이 1597년 정유재란으로 소실되자 신라 때부터 이어져온 약사도량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전란 뒤 장대한 규모로 복구한 것으로 보인다. 전란 이후 사회·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았지만 전통과 전대의 명성에 따라 동조로 제작됐다.
이는 1998년 분황사 보광전 해체 수리과정 중 건축 부재에서 ‘분황사 상량기(1616년)’와 ‘부동명활성하 분황사 중창문(1680년)’ 묵서가 발견되며 약사여래입상이 1609년(광해군 1) 5360근의 동을 모아 제작된 사실이 밝혀졌다. 문화재청은 “임진왜란 이후 동(銅)으로 만든 불상의 사례가 극히 드물고, 이 시기 높이 3m가 넘는 불상은 현재 분황사 금동약사여래입상이 유일하다”고 평가했다.
둥글고 통통한 얼굴에 어깨가 왜소해 전반적으로 동안의 형태미를 보여준다. 앳된 이목구비와 달리 우람한 불신(佛身)의 높이는 3.4m에 달한다. 양어깨에는 두꺼운 법의가 둘러져 있어 투박한 조각수법이 돋보인다. 문화재청은 “앳된 느낌의 이목구비는 16세기 불상 양식의 흔적이고, 가슴과 복부의 길쭉한 비례감과 세부 주름은 17세기 불상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22호 / 2022년 3월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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