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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의 바다 종횡한 최고 요약본”

  • 출판
  • 입력 2022.02.28 13:51
  • 호수 1622
  • 댓글 0

화엄경담현결택기 1·2권
선연대사 지음·보인지현 스님 역주
조계종출판사 / 748쪽 / 각 권 4만원

‘화엄경’은 80권에 이르는 방대한 가르침이다. ‘화엄의 바다’라고도 불리는 이 심오한 가르침을 올바르게 항해해 나가기 위해 강원(講院)에서는 ‘화엄경’을 접하기에 앞서 반드시 화엄종 제4조인 청량징관(淸凉澄觀 738~839) 스님이 저술한 주석서 ‘화엄경소초(華嚴經疏鈔. 이하 ‘소초’)’를 함께 읽었다. 하지만 이 또한 무려 80권에 달하다 보니 이의 개론인 현담 부분만을 간략하게 해설한 8권의 ‘화엄경현담(華嚴經玄談. 이하 ‘현담’)’이야말로 필독서로 여겨져 왔다. ‘현담’은 중세 이후 동아시아의 화엄학승들에게 가장 중요한 강의와 연구의 대상이었다. 특히 중국 요대에 이르러 선연 스님(1045~1118)은 이 ‘현담’에 대해 다시 한번 주석서를 집필한다. 바로 ‘화엄경담현결택기(華嚴經談玄決擇記. 이하 ‘결택기’)’가 그것이다. 

거란이 세운 요나라(916~1125)는 그 역사가 200여년 남짓으로 비교적 짧지만 뛰어난 수준의 불교문화를 발달시켰으며 특히 징관 스님의 저서를 중심으로 한 화엄학이 크게 발달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선연 스님은 바로 이 요나라를 대표하는 화엄학승으로 손꼽힌다. ‘현담’에 대한 현존 주석서 가운데 시기적으로 가장 앞서지만 요나라의 저술이라는 이유로 비교적 덜 알려지기도 했다. 

대중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던 ‘결택기’를 국내 처음으로 완역하고 주석과 이에 대한 연구논문을 책으로 엮은 지현 스님은 “‘결택기’는 원칙적으로 징관 스님의 ‘소초’의 현담 부분을 수문해설한 기문이지만, 더 엄밀히 말하면 80권에 달하는 ‘소초’의 전체를 종횡으로 자유자재하게 정리한 최고의 요약본이라고 할 수 있다”며 “선연 스님은 화엄사상을 이해하는 데에 필요한 핵심적 쟁점을 잘 뽑아낸 것은 물론이고, 오위백법 등 유식사상의 중요한 토대를 정리하는 데에 있어서도 발군의 능력을 발휘했다”고 찬탄했다. 

두 권의 책은 크게 제1부 해제 연구, 제2부 본문 역주, 부록으로 구성돼 있다. 1부 해제에서 지현 스님은 ‘결택기’가 집필된 배경과 선연 스님의 생애와 저술 등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초’가 지닌 동아시아 화엄사상의 위상, 요대 불교의 개괄 설명 등도 두루 살펴본다. 특히 ‘결택기’에 대한 심층 연구에서는 저술 동기와 함께 현존하는 4종을 비교해 일목 요연하게 표로 정리하고 그 구성을 ‘현담’과 비교 분석해 제시했다. 이와 함께 선연 스님의 화엄사상 등도 깊이 있게 다뤄 ‘결택기’의 본문과 역주를 접하기에 앞서 충분한 사전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2부 본문 역주에서는 ‘현담’의 과문을 해당 단락에 맞춰 삽입해 독자로 하여금 글의 방향성을 잃지 않도록 이끌었다. 

이 책에 추천의 글을 실은 조계종 전 교육원장 무비 스님은 “(이 책의 출간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읽고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도래했다”며 “진실한 화엄법계에 깨달아 들어가는 훌륭한 안내서”라고 일독을 권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22호 / 2022년 3월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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