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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부터 중국까지 별같이 방대한 불탑 기록

  • 불서
  • 입력 2022.03.14 13:37
  • 호수 1624
  • 댓글 0

인도 불탑
송봉주 지음
담앤북스 / 500쪽
2만2000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불탑으로 손꼽히는 인도의 바르후트탑. 캘커타 인도박물관 소장.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불탑으로 손꼽히는 인도의 바르후트탑. 캘커타 인도박물관 소장.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 부처님의 사리를 배분해 조성된 불사리탑은 인도 전역에 오직 8개였다. 여기에 불사리를 담았던 항아리를 봉안한 병탑, 그리고 다비 후 남은 재를 모아 봉안한 숯탑까지 합친다 해도 10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불과 200여년 후 인도의 법왕으로 불리는 아쇼카왕은 8개의 불사리탑 가운데 7개를 해체해 그 안에서 수습한 사리로 인도 전역에 8만4000기의 탑을 세웠다고 한다. 물론 이는 산술적 숫자는 아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탑을 세웠다는 비유다. 약간의 신화적 각색과 덧붙임이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기원전 3세기 무렵, 이미 인도 전역에서는 탑을 볼 수 있었음이다. 

덕분인지, 지금도 인도에서는 많은 불탑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다.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경우는 거의 드물지만 탑의 기단부 이상을 확인할 수 있는 지역만도 백 수십여 곳에 달한다. 미발굴 봉분과 흔적만 남이 있는 유구는 1000여곳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불탑에 관심 있는 미술사학자나 불교학자라 해도 선뜻 불탑연구에 뛰어들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간다라로 불리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지역, 서역으로 불리는 실크로드 지역 그리고 중국으로까지 범위를 넓힌다면 그 방대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상상을 초월하는 범위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운 성과물이다.

동국대 미술학과에서 불교미술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특히 인도 석굴사원에 조성돼 있는 불탑에 주목한다. 평지나 산지 등 야외에 조성된 불탑의 경우 훼손되지 않은 사례를 찾기가 어렵다. 이에 비해 석굴 안에 조성된 탑은 대부분 석굴을 개착하는 과정에서 함께 조성된 만큼 비교적 온전히 보존돼 있어, 불탑의 양식과 변화 등을 살펴보기에 적절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석굴사원의 불탑에 집중한다 해도 현재까지 알려진 인도의 석굴군은 1200여개가 넘는다는 점이다.

“연구 과정에서 취득한 다양한 인도 내 불탑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혼자서 간직한 채 혼돈과 망각 속에 묻히기보다는 지금까지의 조사 성과가 부족하더라도 일단 정리한 후 향후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포석으로 삼았다”는 저자의 말에서 조사의 어려움과 앞으로도 산적해 있는 인도 불탑 연구의 광범위함이 전해진다.

평지나 산지에 조성된 불탑이라도 유구가 남아 있어 답사가 가능하거나 자료를 취득할 수 있는 곳이라면 빼놓지 않고 조사하고 있다. 제목은 ‘인도 불탑’이지만 인도 전역 외에도 앞에서 언급한 대부분 지역에 분포해 있는 불탑을 살펴보고 있다. 인도 불탑의 형식이나 조성에만 머물지 않고 인도에서 불탑이 출연된 배경과 이후 불교의 전래 과정에서 각 지역으로 전해진 불탑의 변화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자연스럽게 불교사 전반도 함께 다뤄지고 있다. 

300여장이 넘는 자료사진과 관련 연구 저서 및 논문 목록과 종류별, 지역별로 정리된 불탑 현황 등 31개의 표도 이 책의 가치를 더한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24호 / 2022년 3월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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