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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규 작가 탄생 100주년 ‘노실의 천사’ 회고전

  • 문화
  • 입력 2022.03.15 14:45
  • 호수 1625
  • 댓글 0

서울시립미술관, 1950~70년대 조각·소조·부조·드로잉 등 소개
입산·수행·피안으로 전시 진행…이해 돕기 위한 도슨트 운영도

한국 현대조각의 거장 권진규(1922~1973) 작가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의 수작들을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3월24일부터 5월22일까지 서소문본관 1층 전시실에서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노실(爐室)의 천사’를 개최한다. 권진규는 20세기 한국미술사에 가장 빛나는 조각가로 일컬어진다. 일본 무사시노미술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한 권진규는 앙투안 부르델의 제자 시미즈 다카시 교수에게 사사했다. 졸업하던 해 일본의 유명 공모전인 이과전에서 특대 상을 받으며 일찍부터 간결하면서도 예리한 조형적 재능을 인정받았다. 귀국 후에는 테라코타와 건칠을 주재료로 독창적인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지난해 권진규기념사업회와 유족은 많은 사람이 고인의 작품을 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서울시립미술관에 141점의 작품을 기증했다. 기증 작품은 1950년대부터 1970년대에 이르는 조각, 소조, 부조, 드로잉, 유화 등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권진규기념사업회와 유족의 큰 뜻을 기리고, 올해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회고적 성격의 전시로 이 자리를 마련했다.

전시 주제인 ‘노실의 천사’는 1972년 3월3일 ‘조선일보’ 연재 ‘화가의 수상’에 실린 권진규의 시 ‘예술적 산보-노실의 천사를 작업하며 읊는 봄, 봄’에서 인용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그의 시 ‘진흙을 씌워서 나의 노실에 화장하면 그 어느 것은 회개승화하여 천사처럼 나타나는 실존을 나는 어루만진다’에서 노실은 가마, 또는 가마가 있는 아틀리에를 의미한다”며 “‘노실의 천사’는 그가 작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구현하고자 했던 이상, 즉 승화된 존재, 순수한 정신적 실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그가 일평생 ‘노실의 천사’를 구하고자 했던 여정을 따라 1947년 그가 본격적으로 미술에 입문한 성북회화연구소 시절을 시작으로 1973년 5월에 생을 마감할 때까지의 주요 작품을 보여준다. 특히 그가 평생을 불교와 함께해 왔다는 점에 착안하여 전시는 시기별로 입산(入山, 1947~1958), 수행(修行, 1959~1968), 피안(彼岸, 1969~1973)으로 전개된다. 세속적 삶을 떠나 고독한 미술의 세계로 입문해 평생을 수행하듯 작업에 임했지만 살아생전 한국화단의 몰이해로 좌절할 수밖에 없었고, 불교에 더욱 침잠하다가 결국은 스스로 세상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그의 삶과 작업을 그대로 담았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이번 전시에서는 권진규의 주요 제작 기법인 테라코타와 건칠 제작과정을 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작품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며 “그의 작품세계 형성에 기반이 된 아카이브와 드로잉에서는 그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이번 전시에는 권진규의 작품과 작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허명회 고려대 명예교수와 허경회 권진규기념사업회 대표가 각각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 오후 2시 특별 도슨트로 나선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625호 / 2022년 3월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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