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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 뚫고 울려 퍼진 ‘문수보살‧나한성중…’

  • 수행
  • 입력 2022.03.31 10:34
  • 수정 2022.03.31 17:08
  • 호수 1627
  • 댓글 0

삼각산 화계사, 2월25일~3월29일 33일 문수‧나한 기도 회향
수암 스님 “모든 중생이 보리심을 내 불도 이루길 기도해야”

화계사의 문수·나한 33일기도에 동참한 불자들이 각자 기도 수행 삼매에 빠졌다.
화계사의 문수·나한 33일기도에 동참한 불자들이 각자 기도 수행 삼매에 빠졌다.

봄을 시샘하듯 세차게 불어온 바람도 불자들의 열정을 식히지 못했다. 추위를 가르고 울려 퍼진 범종소리에 하나 둘 모여든 불자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문수보살과 오백나한을 염원하며 삼매에 빠졌다.

참선수행도량 서울 삼각산 화계사(주지 수암 스님)가 3월29일 경내 대적광전에서 ‘문수‧나한 33일기도’ 회향 법회를 봉행했다. 화계사는 2월25일 문수‧나한기도를 입재하고 33일간 매일 기도 정진해왔다. 수암 스님에 따르면 화계사의 문수‧나한 기도는 지혜를 상징하는 문수보살과 나한의 명호를 염송함으로써 모든 중생이 보리심을 내어 바른 생각‧기도‧수행으로 함께 불도를 이루기를 기도한다. 또 자신이 남을 업신여기거나 비방하는 삿된 마음을 가지지 않겠다고 발원한다.

수암 스님은 “원력을 세워 미래의 꿈을 지향하는 게 문수‧나한기도 핵심”이라며 “단순히 성공과 출세, 재산만 바란다면 결국 욕심이 된다. 자기성찰을 통해 현재의 원인이 과거에 있음과 미래의 결과가 현재에서 도출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바른 기도는 곧 부처님을 향해 나아가는 수행”이라고 강조했다.

나한전을 향해 돌아앉고 '나한성중'을 끊임없이 염송했다.
목탁 소리에 맞춰 나한전을 향해 돌아앉아 '나한성중'을 끊임없이 염송했다.

이날 70여명의 불자가 동참한 회향법회는 사시불공에 이어 문수‧나한기도로 이어졌다. 화계사 노전 만응 스님의 집전에 따라 ‘천수경’의 정구업진언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를 외며 시작된 법회에서 불자들은 각자 108배를 올리기도, 가부좌를 틀고 두 손 모아 문수보살명호를 염송하기도 했다. 이어 대적광전에서 나한전을 바라보고 진행된 나한기도와 시식까지, 활짝 열린 문으로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지만 불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두 손 모아 염주를 돌리며 나한성중을 염불했다.

나한성중 염불을 마친 불자들이 시식을 올리고 있다.
나한성중 염불을 마친 불자들이 시식을 올리고 있다.
화계사 주지 수암 스님. 스님은 법어에서 욕심을 내려놓고 보살행을 실천하길 당부했다.
화계사 주지 수암 스님. 스님은 법어에서 욕심을 내려놓고 보살행을 실천하길 당부했다.

시식을 마치고 곧바로 수암 스님의 법문으로 이어졌다. 스님은 법어에서 욕심을 내려놓고 보살행을 실천하길 당부했다. 스님은 “중생들은 자신이 옳다 주장하며 이익만 챙기다 보니 이웃 간에 갈등이 깊어진다”며 “남을 비난했던 과거를 참회하고 부처님의 자비심과 보살사상을 떠올리며 자기 내면의 욕망을 살피는 기회가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와 울진‧강원지역 산불 피해를 언급하며 “불자님들이 자비심으로 십시일반 보시해준 덕에 화계사도 조계사의 성금모금에 동참할 수 있었다”고 밝히고 “이런 자비 실천이 곧 보살행이다. 어려운 이웃들은 우리가 함께한다는 것을 느끼며 희망을 품을 것이므로 구호활동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등학생 시절 화계사에서 불교인연을 맺고 50년 동안 신행활동을 해온 김은주(진각화, 59)씨는 “문수‧나한 33일기도를 통해 살아가며 알게 모르게 지은 죄를 참회했다”며 “불자들 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주변을 사랑하며 자비심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수암 스님은 “천일‧만일기도를 진행하면 사정에 따라 불참하거나 그만 두는 경우가 있다”며 “33일이든 100일이든 짧은 기도라도 시작과 끝을 분명히 정해 봉행하면 불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생심을 내려놓는 것만이 사바세계를 극락으로 바꾸는 길”이라며 “열심히 기도해 번뇌‧망상을 씻어버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법회가 진행된 화계사 대적광전.

화계사는 ‘문수‧나한 33일 기도’ 회향에 이어 ‘법화경 약찬게’ 21일 특별기도, 부처님오신날, 봄미륵 3일기도, 약사여래 33일기도 등 올해 기도법회를 잇따라 진행한다.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627호 / 2022년 4월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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