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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오는 불교에서 찾아가는 불교로 바꾸겠다”

  • 교계
  • 입력 2022.04.07 17:06
  • 수정 2022.04.08 13:19
  • 호수 1628
  • 댓글 0

천태종 제19대 총무원장 무원 스님

4월6일 서울 우면동 관문사 교계기자간담회서 종책 기조 밝혀
남북민간교류 재개 준비도…금강대는 취업지원 역점 두고 운영
다문화지원·복지 종단차원으로 확대…‘보살불교’ 실천에 앞장

천태종 제19대 총무원장 무원 스님이 4월6일 서울 관문사 교계기자간담회서 종책 기조를 설명하고 있다.
천태종 제19대 총무원장 무원 스님이 4월6일 서울 관문사 교계기자간담회서 종책 기조를 설명하고 있다.

천태종 제19대 총무원장에 취임한 무원 스님이 사람들이 찾아오는 불교에서 사람들을 찾아가는 불교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탈종교화로 인한 불자인구 감소, 코로나19 등으로 불교계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출재가자가 함께 보살불교를 실천해야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를 위해 스님은 화합을 바탕으로 내적으로는 종도 간의 결속을, 외적으로는 불교의 대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 진력해왔다.

1979년 천태종 2대 종정 대충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무원 스님은 총무원 사회부장과 총무부장, 총무원장 직무대행, 제15·16·17대 종의회의원, 제17대 종의회의장 등을 역임하며 종단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2002년 11월 당시 총무원 사회부장을 맡고 있던 무원 스님은 조선불교도연맹과 함께 대각국사 의천 스님이 출가한 개성 영통사 복원 불사를 진두지휘했고, 복원 이후 남북관계가 급랭하기 전까지 매년 영통사에서 대각국사 다례재를 봉행했다. 서울 명락사 주지 때에는 사찰 인근 이주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었으며 한국음식 만드는 법과 한글 등을 가르쳤다. 이와 함께 신도들과 새터민·이주민 자녀들의 인연을 맺어주는 결연사업을 펼쳐 큰 호응을 얻었을뿐 아니라 고시원을 개조한 명락빌리지를 개소, 어린 자녀와 힘겹게 살아가는 이혼 이주여성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이후로도 무원 스님은 세계종교연합 한국종교인연대 공동 상임대표, 생명존중환경포럼 이사장, 한국다문화센터 상임대표, 나누며하나되기 총재 등을 역임하며 천태종 삼대지표인 ‘애국불교’ ‘생활불교’ ‘대중불교’를 몸소 실천해왔다. 이 공로로 대통령 표창,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 통일부 장관 표창 등을 비롯해 국가보훈공헌대상 종교지도자부문 대상, 대한민국 사회공헌대상 특별상, 동티모르민주공화국 대통령 감사장 등을 수상했다. 다음은 총무원장 무원 스님과의 1문1답.

▶향후 집행부의 종책 기조는.

“‘찾아오는 불교에서 찾아가는 불교로의 변화’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불자들이 사찰에 오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으로 대웅전에 모여 법회를 열 수 없던 날도 많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찾아오지 않는다면 찾아가면 된다. 사람들의 어려움을 경청하고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출재가자가 함께 어울려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혼연일체가 돼 현장으로 향해야 한다.”

▶총무원장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보나.

“총무원장의 역할은 종도들의 화합을 위해 힘쓰는 것이다. 선배스님들과 후배스님들이 조화를 이루도록 중간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 신도들도 서로 화합하도록 도와야 한다. 다문화가정, 남북관계 등 모든 부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항상 겸손함과 겸허함으로 모든 사안을 받아들이도록 노력하고 다름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부처님께서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할 때 공존할 수 있다고 하셨다. 화합이 바로 대중불사 원력의 기틀이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치명률은 줄었다지만 전염력은 아직도 강하다. 이런 질병의 창궐은 지구촌 모든 인간의 공업에 의해 만들어졌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 선업을 지음으로 업장을 소멸하고 새로운 환경문화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천태종은 조사스님의 삼대지표(애국불교, 생활불교, 대중불교)와 삼대강령(개인완성, 불국토건설, 법성체 결합)에 의해 신행체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안팎으로 활력이 넘치는 신앙생활을 펼쳐나가 선업을 짓는 데 역점을 두고 활동하려고 한다.”

▶현재 남북교류가 크게 침체된 상황이다.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나.

“안타깝지만 현재 남북민간교류가 끊긴 것이 사실이다. 총무원장 취임 뒤 조선불교도련맹에 취임 소식을 알렸지만 아직까지 답신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연 따라 시기가 되면 재개될 것으로 확신다. 법계가 하나인데 영통사 마당이고 구인사 마당이고 다 같은 부처님 가르침이 펼쳐지는 곳 아니겠나. 그때까지 천태종은 국태민안과 남북교류재개를 발원하며 북한의 어려운 동포들을 돕기 위한 준비에 진력할 예정이다. 언젠가 길이 열리는 날, 천태종이 앞장서겠다.”

▶천태종립 대학인 금강대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전임 집행부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점차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 사실 저출산 시대, 금강대뿐 아니라 모든 대학이 신입생 모집과 관련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취업지원에 역점을 두고 금강대를 운영할 생각이다. 취업이 잘 되는 학교로 알려지면 학생들이 찾기 마련이며 이를 통해 금강대 발전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보살불교’를 강조한 이유는.

“대승불교라면 출재가자가 함께하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이판과 사판을 구분하지 않고 중도를 지향해야 한다. 지금처럼 갈등이 시시각각 일어나는 시기, 중도의 중요성은 날로 커진다. 이것을 실천하는 것이 보살불교다. 천태종의 법화사상이 이런 중도, 보살불교를 가장 잘 나타낸다고 본다. 이를 위해 ‘관세음보살 염불선’ 수행이 중요하다. 비교적 쉬우면서도 다 함께 공덕을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러한 수행을 기반으로 보살불교를 적극 실천할 것이다.”

▶그동안 복지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종단 차원으로 확대하실 계획이 있나.

“한국이 OECD국가 중 자살율이 제일 높다. 그러나 불교계가 자살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지금 불교가 나서서 생명존중을 실천해야 한다. 물론 복지관에 앉아서 사람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겠다는 뜻이 아니다. 우리가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려고 한다. 다문화가정을 위한 계획도 확대할 방침이다. 코로나19로 몇몇 사업이 일시중단되기도 했지만 다행스럽게 희망키움넷 사업이 멈춤 없이 운영되고 있다. 희망키움넷은 대학생들과 다문화가정의 어린이들을 연결하고 부족한 교육을 보충하도록 돕는 사업이다. 앞으로 종단 차원으로 확대해 다문화가정이 한국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출가자들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타개할 방법이 있나.

“수행자가 줄고 있는 것에 대해 지금 바로 방법을 찾기는 어렵다. 다만 우리는 종교인으로서 자족하며 모범을 보이고 활동하는 것에 대한 메리트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불교의 장점인 전통문화를 적극 홍포하는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것도 그중의 하나다. 또 4차산업시대, 다양한 매체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젊은 세대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출가자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총무원장으로서 다짐이 있다면.

“불교계가 직면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 출가자 감소, 고령화 등도 그렇다. 이 문제들은 ‘찾아가는 불교’로의 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산중에 머물지 않고 세상으로 나아갈 때 불교중흥을 이룰 수 있다. 화합과 공존, 출재가자가 함께하는 보살불교로 한국불교의 발전을 이끌어가겠다.”

한편 스님의 취임법회는 4월9일 천태종 총본산 단양 구인사서 봉행된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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