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6년 신라 시대 자장율사가 영축산 아래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창건한 도량 통도사(通度寺)는 1377년의 역사 속에서 방대한 불교 세계관을 하나로 응축한 도량이다. 그 공간을 낱낱이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사찰이 무엇인지, 불교란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길라잡이가 되기 충분하다. ‘한 권으로 읽는 통도사’는 꼭 알아야 할 통도사의 역사를 현대인들의 눈높이에 맞춰 정리한, 한 손에 쏙 잡히는 단행본이다.
통도사는 지난 2020년 12월25일 1년 4개월의 집필 기간을 거쳐 통도사의 창건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총망라해 ‘신편 통도사지’를 발간, 봉정했다. 상·하권 1300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이 책은 1974년 발간된 ‘통도사지’의 기록을 보완하고 현대의 언어로 정리, 역주하는 데 집중했다. 당시 통도사는 ‘신편 통도사지’ 발간과 함께 현대인 누구나 쉽게 펼칠 수 있는 주제별 ‘통도사지’의 재발간을 서원한 바 있다. 이 책이 그 첫 결실이다.
통도사는 “아무리 대단한 역사를 담고 있다고 하여도 누구도 읽고 공유하지 않으면 그 역사는 박제된 것에 불과하다”는 소명으로 이 책을 엮었다고 밝힌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된 통도사를 좀 더 쉽고, 가깝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인 셈이다. 자장율사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 온 창건기부터 각 전각에 담긴 의미와 사연, 불교미술의 집결체라고 불리는 불화 속 상징세계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승가의 생활상까지 주제마다 정확한 사료를 바탕으로 하되 쉽고 재미있는 편집에 비중을 높였다.
특히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라는 코너를 통해 짚고 넘어가야 할 숨은 이야기를 첨가했다. 지면의 한계로 담지 못한 내용은 각 장의 QR코드를 통해 영상을 볼 수 있도록 구성, 생동감 있게 소개한 점도 특징이다. 통도사 영각의 방대한 고승 진영에 담긴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용암혜언 선사의 진영 조성 기문 전문을 우리말로 옮긴 것도 주목할 만하다.
신라 시대부터 현재까지 그 세월만큼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이야기가 가득한 보물창고 통도사. 그 속에 담긴 역사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불지종가의 법향에 흠뻑 젖을 것이다.
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634호 / 2022년 6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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