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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천 가는 길 낭산, 오늘 다시 크게 열렸다”

  • 교학
  • 입력 2022.06.16 11:42
  • 수정 2022.06.23 10:22
  • 호수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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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국립박물관 ‘낭산, 도리천 가는 길’ 특별전 개최
6월15일 개막식 열려…전시는 9월12일까지 진행
성파 대종사, 최응천 문화재청장 등 200여명 참석

선덕여왕이 잠든 ‘도리천’ 낭산의 진면목이 밝혀질까. 국립경주박물관이 6월15일 특별전시관에서 개막한 ‘낭산, 도리천 가는 길’은 그동안 일부만 공개됐던 낭산 출토 유물을 한자리에 모은 첫 대규모 전시다. 정상부에 위치한 선덕여왕릉부터 낭산을 둘러싼 사천왕사, 망덕사, 전(傳) 황복사, 능지탑, 구황동 목탑터, 현 중생사까지. 낭산 하나만을 주제로 ‘경주 구황동 금제여래좌·입상’(국보) 등 문화재 389점을 모았다.

신라인들에게 토착신앙의 성지였던 낭산은 불교가 유입된 이후 사천왕사와 망덕사 등 여러 사찰이 들어서면서 ‘수미산’을 형상화하는 공간으로 변했다. 선덕여왕 등 왕들이 영원한 안식을 취하는 능과 개인이 소망을 비는 기도처로도 활용됐다.

하지만 낭산을 둘러싼 수수께끼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다. 신라 의상 스님이 654년 출가했다고 전해지는 ‘전(傳) 황복사지’도 사찰 이름에서 드러나듯 정체가 드러나지 않아 ‘전해진다’의 전(傳)이 붙었다. 또 최근 발굴에선 ‘황복’(皇福)보다 ‘인백사’(仁伯寺)나 ‘선원사’(禪院寺)가 적힌 기와가 더 많이 발견돼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과거 문무왕 화장터로 알려졌던 낭산 서편의 능지탑은 1970년대 발굴조사가 이뤄진 뒤 본존불을 모신 금당(金堂)이라는 설과 독특한 형식의 불탑이라는 의견이 나온 상태다. 이번 전시에선 능지탑에서 발굴된 소조불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는 발, 코, 무릎과 부처 머리 부분인 육계 등을 볼 수 있다.

최선주 국립경주박물관장은 11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특별전은 단지 유물만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며 “그간 발굴 성과로 낭산의 새로운 성격을 서로 논의하고 규명해보고자 마련한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신라인들은 국왕부터 백성들까지 힘든 일이 생기면 낭산을 찾았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낭산이 경주 남산 못지않은 유적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3시 열린 개막식에는 조계종 종정 성파대종사가 참석해 전시를 준비한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성파대종사는 축사를 통해 “도리천은 극락세계다. 다음 생에 극락을 가는 것이 아니라 이번 생에 극락을 가야한다는 의미”라며 “특히 낭산의 문화유산은 불교만의 것이 아니고 세계에 우뚝 설 수 있는 민족 정신문화의 결정체”라면서 “낭산 문화를 널리 알려 우리나라가 자긍심을 갖고 세계로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교문화유산에 대해) 불교인이 아닌 사람은 관계 없다고 치부하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의 민족 문화를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전시로만 끝날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알려져 많은 국민들이 관람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성파대종사는 방명록에 ‘도리천 가는 길, 오늘 날 다시 크게 열렸다. 다들 가보자’는 서명을 남기도 했다.

이어진 축사에서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국립경주박물관이 아니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성림문화재연구원 세 기관이 협업으로 이뤄낸 전시에 참석할 수 있어서 더 뜻깊다”면서 “낭산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경주 남산만큼이나 중요한 장소다. 그동안 조사해 온 성과를 한자리에 모은 특별전을 통해 낭산의 역사와 문화를 가까이 느끼고 기억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개막식이 끝난 후 참석자들은 기념촬영에 이어 학예사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물을 관람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조계종 종정 성파대종사, 조계종 법계위원장(전 동국대 이사장) 법산 스님, 경주 불국사 주지 종우 스님, 최응천 문화재청장, 주낙영 경주시장, 서호대 경주시의회 의장, 이영경 동국대 와이즈(WISE)캠퍼스 총장, 진병길 신라문화원장, 신용철 양산시립박물관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낭산, 도리천 가는 길’은 9월12일까지 전시된다.

경주=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경주=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37호 / 2022년 6월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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