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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이웃 돕는 자비심 기르며 행복하게 자라나길”

  • 인터뷰
  • 입력 2022.06.23 09:49
  • 수정 2022.06.24 15:02
  • 호수 1638
  • 댓글 0

어린이에게 보시의 기쁨·소중함 일깨우는 양형진 은석초 교장
은석초 학생들 1100여만원 모금…복지·불교 단체와 군부대 기부
6월22일 우크라이나 난민구호에 160만원…“자비 가르침 실천”

양형진 은석초등학교장은 학생들이 무재칠시(無財七施)의 자세를 갖추길 당부했다.
양형진 은석초등학교장은 학생들이 무재칠시(無財七施)의 자세를 갖추길 당부했다.

“행복이라는 것은 욕심에 반비례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처님이 자신의 욕심을 비우고 베풀면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가르친 것처럼 미래를 책임질 어린이들이 금액을 떠나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마음을 기르며 행복하게 자라났으면 합니다.”

양형진 은석초등학교장이 6월22일 교장실에서 진행된 기금전달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은석초는 이날 아름다운동행에 우크라이나 난민구호기금 160만원을 전달했다. 학기 초 교내에서 진행된 ‘어려운 이웃돕기 성금모금’ 캠페인을 통해 전교생 673명이 십시일반 마련한 성금의 일부다.

은석초는 6월22일 아름다운동행에 우크라이나 난민구호기금 160만원을 전달했다. 사진은 좌측부터 은석초 전교어린이회장 최아인, 전교어린이부회장 김채은·정지우 학생(6학년)
은석초는 6월22일 아름다운동행에 우크라이나 난민구호기금 160만원을 전달했다. 사진은 좌측부터 은석초 전교어린이회장 최아인, 전교어린이부회장 김채은·정지우 학생(6학년)

양 교장은 학생들이 “부처님의 자비 가르침을 함양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은석초는 1963년 개교 이래 매년 이웃돕기 성금을 마련해 독산동 혜명보육원, 장안동 늘봄 경로당 등 지역 이웃에게 전달해왔다. 2016년에 부임한 양 교장은 어린이들이 부처님의 자비 가르침을 함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부대상을 지구촌공생회·생명나눔실천본부 등 불교계 단체에게로 확대했다. 처음엔 쉽지 않았다. 모연금도 적었고, 학생들에게 불우이웃을 도와야 한다는 인식도 부족했다.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고 돕자는 마음가짐은 부처님 가르침을 건학이념으로 삼는 학교에서 꼭 가르쳐야 할 일입니다. 어떻게 하면 모든 학생이 자비심을 낼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지요.”

학생들은 부모님께 받은 돈을 전달할 뿐, 어떻게 사용되는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학생들이 직접 마음을 낼 수 있도록 인성 교육시간을 마련해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삶을 조명하고, 부처님의 자비 가르침을 강조하기로 마음먹었다. 매주 금요일 아침마다 직접 나서 전교생에게 인성교육을 했다. 학년별 담임 선생님들도 학생들에게 지혜와 자비를 강조하는 건학이념을 교육시키고, 영상 등을 활용해 어려운 이웃의 삶을 조명하도록 지시했다. 이 방법이 들어맞았다. 전교생이 지금보다 많았던 2016년 당시 541만1310원이던 기금은 점차 불어나 2017년 641만8240원, 2018년 832만5350원이 모이더니,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881만3900원, 올해는 1124만7130원이라는 역대 최고액이 모금됐다. 양 교장은 "훌륭한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열정이 만들어낸 성과"라며 웃음 지었다.

모금된 기금은 아름다운동행 뿐 아니라 지구촌공생회, 로터스월드, 생명나눔실천본부 등 다양한 불교 단체와 국내 위기가정 지원단체 굿네이버스, 자매결연 부대 포천 제1기갑여단, 지역 경로당에 전달된다. 제1기갑여단에는 기금과 함께 은석초 어머니회의 각종 위문품이 전달되며, 지난 5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1차 기금전달을 한 경로당에는 추석과 연말에도 방문해 추가 기부금 전달과 학생들의 봉사가 진행될 계획이다.

자매결연 부대 포천 제1기갑여단과 꾸준히 소통하며 안보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자매결연 부대 포천 제1기갑여단과 꾸준히 소통하며 안보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 보시한 금액 차이로 다툼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고자 재물이 전부가 아닌 미소·바른 언행·친절·양보 등을 베푸는 무재칠시(無財七施)의 자세를 갖추도록 강조하고 있습니다.”

은석초는 평소 이웃을 위한 나눔실천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헌신한 공로로 동대문구청으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양 교장은 “인구 감소로 총 학생 수가 줄었음에도 기부금은 오히려 늘어나 감사한 마음”이라며 “올바른 교육을 통해 이러한 보시 문화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638호 / 2022년 6월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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