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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 30년 벚나무, 발전 장비 운송하려 훼손”

  • 교계
  • 입력 2022.07.02 10:56
  • 호수 1639
  • 댓글 1

화순 개천사 진입로 1.3km 구간
“무리한 가지치기로 흉물로 변해”

전남 화순 천년고찰 개천사(주지 보원 스님)가 풍력발전 업체의 무분별한 가지치기로 개천사 집입로에 자리한 1.3km 구간의 벚나무 가로수길이 훼손돼 물의를 빚고 있다.

화순군청에 의하면 금성산 풍력발전단지 설치를 위한 중량물 수송로 보강공사와 관련해 수목의 생육이나 수형 등 특성을 감안하고 수목의 수형을 해치는 두목작업은 불가라는 조건으로 가로수 가지치기 작업을 허가했다. 그러나 풍력발전소 건설 공사 업체인 대명에너지측은 지난 5월22일 경 가지치기를 진행하면서 인근 마을 느티나무까지 일부 훼손되자 주민들의 민원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더욱이 협의가 진행되던 6월23일 밤늦은 시간에 ‘야간 벌목’을 벌이며 벚나무를 찢고 가지의 곰팡이 오염을 막는 약품도 도포하지 않는 등 무리한 가지치기로 물의를 일으켰다.

이와 관련 대명에너지 풍력팀 김규완 차장은 “가지치기도 군청에서 허가를 받은 용역업체를 통해 진행했는데 왜 이렇게 깔끔하지 못하게 진행됐는지 모르겠다”며 “야간에 가지치기를 한 것은 주변교통과 안전을 위해 야간에 가지치기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 주민들과 1차 가지치기 민원을 합의해서 2차 가지치기를 진행했는데 군청에 합의된 것을 보고하고 진행하지 못해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군청의 행정조치에 따라 내부검토를 통해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개천사 주지 보원 스님은 “수령 20에서 30년 되는 벚나무를 풍력발전의 장비 운송을 위해 야밤에 생육과 조경을 무시한 채 찢듯이 가지를 잘라 버렸다”며 “지역의 명소인 벚꽃터널을 훼손하고 천년고찰 개천사의 자연경관을 해치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화순군청 삼림산업과 김두환 팀장은 “지난 5월 1차 전지 작업으로 마을 느티나무를 훼손하는 등 민원이 발생해 가지치기를 중단하고 업체와 주민들이 협의하는 중이었다”며 “늦은 밤에 군사작전을 하듯이 가지치기를 한 것은 행정을 무시한 처사로 6월24일 가지치기 중단을 위한 행정처분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역주민은 조모씨는 “풍력발전업체가 지역주민 몇몇과 합의를 했는지 모르지만 저를 포함해 여러 사람이 반대를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지치기를 진행했다”며 “마을 느티나무 훼손에 대한 민원이 끝난 것도 아니고 현재 민사소송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개천사 주지 보원 스님은 “현재 금성산에 공사 중인 풍력발전단지는 사찰에서 1.6km밖에 안 떨어진 곳으로, 높이 100m가 넘는 풍력발전기가 마주 보이는 금성산에 생기면 경관 훼손은 물론 소음과 전자파 등으로 수행환경에 큰 장애가 될 것으로 보여 풍력발전의 허가를 취소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화순 개천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1교구본사 송광사 말사로 828년(흥덕왕 3) 당나라에서 남종선을 전승받아 귀국한 도의국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개천사 소유의 산에 수령 300년 이상의 비자나무 1000여 그루가 숲을 이뤄 천연기념물 483호로 지정되어있다.

신용훈 기자 boori13@beopbo.com

[1639호 / 2022년 7월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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