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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1일 별세한 조혜은 불교인권위 간사는

  • 교계
  • 입력 2022.07.13 15:24
  • 수정 2022.07.16 07:10
  • 호수 1641
  • 댓글 3

1995년 불교인권위 간사로 활동
불교·여성인권 신장 위해 노력
“신심 깊고 모범적이었던 불자”

2006년 법보신문 인터뷰 당시 모습.

지난 30여년 가까이 불교활동가로 일해 온 조혜은(조영우) 불교인권위원회 간사가 7월11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66세.

생전에 “영원한 간사”로 불리던 그는 1995년 4월 불교인권위원회와 인연이 닿으면서 불교인권위원장인 진관 스님을 도와 우리 사회의 인권신장에 앞장서왔다. 또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으면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던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조 간사는 1980년대 대한불교청년회에서 활동하던 중 무진장 스님(1932~2013)으로부터 수승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살라는 의미가 담긴 ‘종법행(宗法行)’이라는 법명을 받았다. 처음 계를 주고 불자로서의 인연을 맺어준 무진장 스님과의 인연은 몇 해 뒤 그 상좌인 진관 스님으로 이어졌다.

1970~80년대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진관 스님이 1990년 11월 불교계로서는 처음으로 불교인권위원회를 만들었다. 어렵게 불교인권위를 운영해가던 스님이 1994년 양심수를 돕기 위한 일일찻집을 열 때였다. 스님은 동산반야회에서 공부하던 조 간사를 알게 돼 “와서 일손 좀 거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계기로 1995년 4월1일부터 불교인권위에서 간사로 일하게 된 그는 적은 월급에 변변한 집기도 없는 직장이었지만 성실히 일했다. 1995년 진관 스님이 북경에서 북측 인사들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 1996년 10월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졌을 때 끝까지 불교인권위를 지킨 것도 그였다. 조 간사는 집안에 안기부 요원들이 찾아오고 지속적인 감시가 이뤄지는 가운데에서도 불교인권위 업무를 이어가고, 스님 구명운동에도 적극 나섰다. 틈틈이 공부도 지속해 동국대 행정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2001년 7월 불교계 인권운동가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던 그는 뜻밖의 사건을 겪게 됐다. 유방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얼마 뒤 암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으나 6개월간의 항암 치료비를 마련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여기저기서 십시일반으로 조 간사를 도왔고,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 스님이 금일봉을 전달하기도 했다.

조 간사는 항암치료 기간에 막내 동생을 잃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인권활동을 계속했다. 2002년 2월 불교여성개발원 창립 때는 상임위원장을 맡아 여성인권 신장을 위한 혼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2005년 7월 10·27법난의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들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10·27법난 불교대책위원회’가 결성 때에는 실무책임을 담당하기도 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건강상태가 나빠지면서 불교계 활동을 줄여야 했다. 2년 전 암이 재발하면서 간혹 불교인권위 사무실에 들려 업무를 도왔고, 올 3월30일 조계사에서 열린 성파 대종사 종정추대법회에 참여한 것이 마지막이었던 것으로 전한다.

진관 스님은 “조 간사는 불교발전과 인권신장을 위해 헌신한 신심 깊고 모범적인 불자였다”며 “극락왕생을 발원한다”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641호 / 2022년 7월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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