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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깨달음 이르는 길” 풀어 쓴 강의록

  • 불서
  • 입력 2022.08.01 14:38
  • 호수 1643
  • 댓글 0

‘돈오입도요문 강설’ 
원순 스님 지음 / 법공양
277쪽 / 2만원

"성철 스님이 강조한 돈오 뜻
가장 부합되게 보여주는 책”
출가·오도송 수록해 존경 표시

‘돈오입도요문론’은 마조(馬祖, 709~788) 스님의 제자 대주혜해(大株慧海) 스님의 저술이다. 혜해 스님은 마조 스님 문하에서 깨달은 바가 있어 스님을 6년간 모시고 살았다. 그 후 월주 대운사로 돌아와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고 살며 ‘돈오입도요문론’을 직접 기록했다. 뒷날 가필이나 삭제한 글이 없는 온전한 수행자의 생생한 저술이다. 마조 스님도 생전에 이 글을 극찬하며 인가하셨다고 전한다. ‘육조단경’ ‘신심명’ ‘증도가’와 함께 선종의 필독서로 여겨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송광사 인월암에서 주석하며 경전과 선어록 번역에 진력해 온 원순 스님이 최근 ‘돈오입도요문 강설’을 새롭게 펴냈다. ‘단숨에 깨달아 행복한 삶으로’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스님이 2004년 번역해 출간했던 것을 새롭게 다듬어 단행본으로 재편집한 것이다. 

특히 스님은 은사 성철 스님이 ‘육조단경’과 더불어 생전 매우 중요시한 책이 바로 ‘돈오입도요문론’이라고 강조한다. 원순 스님은 “성철 큰스님께서는 선문의 근본은 견성이며 이 견성이 곧 돈오(頓悟)라고 하셨다”며 “돈오란 수행과정의 마지막 자리에서 얻는 진정한 깨달음이지, 해오점수에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깨달음을 진짜 깨달음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스님의 뜻이 가장 잘 부합하면서 후학들에게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 무엇인지 가르침을 주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이라고 소개했다. 

“대주 스님께서 말씀하시는 ‘돈오’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돈오돈수(頓悟頓修)’의 ‘돈오’에 해당합니다. 대주 스님의 가르침을 듣고 ‘어떤 곳에서도 집착하는 마음’이 없어져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알고 모든 공부를 끝낸다면 이런 사람을 우리는 돈오돈수했다고 합니다. 반면 이 가르침으로 부처님의 세상을 믿고 알았지만, 머리로만 알았을 뿐 몸과 마음으로 그 세상을 직접 체험해 보지 못했다면 수행을 통하여 부처님의 세상을 깨쳐나가야만 합니다. 이를 부처님의 세상에 대한 이치를 깨닫고 점차 닦아간다고 하여 ‘돈오점수(頓悟漸修)’라고 합니다.” 

스님에 따르면, 같은 ‘돈오’이지만 ‘돈오돈수’와 ‘돈오점수’에 말하는 ‘돈오’는 그 뜻이 확연히 다르다. ‘돈오돈수’에서 ‘돈오’는 부처님의 세상을 믿고 알아[頓悟] 그 자리에서 바로 깨달아[頓修] 더 이상 공부해야 할 것이 없는 경지다. 그러나 ‘돈오점수’라 할 때의 ‘돈오’는 선지식의 도움으로 부처님의 세상을 믿고 안 듯하지만[解悟] 확실한 자기 체험이 없기에 수행을 통하여 깨쳐나가는 과정이[漸修] 필요하다. 그래서 스님은 “‘돈오점수’의 ‘돈오’는 ‘돈오돈수’의 ‘돈오’와 구분하여 ‘해오(解悟)’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한 생각 쉬고 ‘단숨에 깨달아 도에 들어가는 요긴한 길’을 읽는 인연으로, 오는 세상 뭇 삶들이 다 함께 부처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힌 원순 스님은 책에 성철 스님의 ‘출가송’ ‘오도송’ ‘열반송’ ‘발원문’의 우리말 번역본을 함께 수록했다. 은사를 향한 존경의 표현이며 큰스님의 게송을 독자들이 더 쉽게 이해하고 수행의 길로 나아가길 바라는 염원이다.

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643호 / 2022년 8월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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