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8월21일 최대 국경일인 건국기념일 연설에서 “옛 영국 식민지 시대의 동성애(게이) 금지법인 싱가포르 형법 377A조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많은 성소수자 단체가 싱가포르 정부의 동성 간 성관계 금지법 폐지를 반기는 가운데 싱가포르 불교연맹도 환영의 성명을 발표했다.
싱가포르 불교연맹(The Singapore Buddhist Federation, SBF)은 8월26일 성명을 통해 “형법 377A조 폐지 제안에 감사하다”며 “최근 몇 년 동안 동성애에 대한 견해 양극화가 심화되며 옹호자와 반대자를 구분하는 적대감과 불만이 생겨난 가운데 이와 같은 ‘소통창구’의 활성은 쌓여있던 긴장을 해결하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SBF는 또 “의미 있는 토론을 위해 이타적 경청과 상호존중이 필요하다”며 “서로 다른 견해를 평화롭게 수용하면 사회를 통합할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례 없는 국제적 위기 극복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포용적이고 응집력 있는 사회가 필요하다”며 “양극화와 분열을 방지하기 위해 중도적인 대화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SBF는 끝으로 “연민은 모든 사람이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갈망하는 것이며 친절과 지혜가 통합된 결과물”이라며 “우리는 모든 사람과 연대해야 한다. 서로가 안전하고 포용감을 느끼도록 스스로를 도울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형법 377A조는 ‘사적 공간 또는 공적 공간에서의 남성 간 외설행위를 금지한다’는 것이 골자로 이를 어겼을 시 최대 2년의 징역형을 받는다. 형법은 2007년 의회가 마지막으로 논의한 지 15년 만인 지난 2월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싱가포르 정부는 종교 단체, 지역사회 지도자, LGBT단체들과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647호 / 2022년 9월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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