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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경남 통영 용화사 해월루

기자명 법상 스님

부처님 따라 세상 비추는 등불 돼야

‘화엄경’ 실린 게송 인용해 걸어
선근의 근원은 욕심 내지 않고
성 안내고 어리석지 않음 뜻해
공덕 중생에 베푸는 것이 회향

경남 통영 용화사 해월루.
경남 통영 용화사 해월루.

淸淨善根普回向 利益群迷恒不捨
청정선근보회향 이익군미항불사
悉令一切諸衆生 得成無上照世燈
실령일체제중생 득성무상조세등
(훌륭한 선근으로 널리 회향해/ 언제나 중생들을 버리지 않고 이롭게 하고/ 모든 중생에게/ 세상 비추는 가장 높은 등불 이루게 하네.)
佛智廣大同虛空 悉了世閒諸妄想
불지광대동허공 실료세한제망상
(부처님 지혜 넓고 커서 허공과 같아/ 세간의 헛된 생각 모두 알도다.)

80권 ‘화엄경’ 권제24 십회향품에 실린 게송과 이어서 나오는 두 구절은 ‘화엄경’ 권제80 입법계품에 실린 게송을 인용했다. 이 주련은 밀양 표충사 대광전, 김천 직지사 무명전, 구례 화엄사 화엄원 등에 걸려있지만 게송의 순서가 뒤죽박죽이므로 순서를 바르게 해소개한다. 

보살마하살이 수행하여 회향할 때 모든 세간에 두루 응(應)하여 나타내 총지(總持)와 변재(辨才)를 얻어 중생을 환희케 하여 법계로 들어가 무애(無碍)한 법신을 얻어 온갖 곳에 이르는 선근의 회향을 한다고 했다. 청정은 단순히 맑고 깨끗하다는 것이 아니라 계행(戒行)이 매우 조촐하다는 것을 나타내어 나쁜 짓으로 지은 허물이나 번뇌의 더러움에서 벗어남을 깨끗함에 비유하였다. 선근(善根)은 좋은 과보를 낳게 하는 것이다. 만물이 뿌리에 의지하여 성장하고, 꽃피우고, 열매 맺으므로 뿌리는 바탕을 말한다. 선근의 근원은 욕심부리지 아니하고, 성내지 아니하고, 어리석지 않음이다. 이 세 작용이 선(善)으로 치우치면 삼선(三善), 악으로 치우치면 삼악(三惡)이다. 성인은 자기 것을 아까워하지 아니하고 모두 베풀기에 보(普)라고 한다.

본문은 회향(廻向)이지만 글쓴이는 회향(回向)이라고 썼다. 한자 표기는 두 가지 다 쓰지만 옮겨적음에는 원문에 충실해야 한다. 자신이 닦은 공덕을 중생에게 널리 베푸는 것이 회향이다. 

군미(群迷)는 미혹한 무리라는 뜻으로 중생을 표현한 것이다. 부처님은 중생을 버리신 적 없다. 중생 없는 부처는 없다. 또 부처님은 중생에게 이익을 주고자 세상에 오셨기에 ‘법화경’에서는 개시오입이라고 한다. 부처님이 중생에게 어떤 이익을 준다는 말씀일까? 부처님 가르침을 받아 행복하게 살라는 것이다. 그러나 중생이 미혹해 자신을 돌아보지 아니하고 부처님을 걱정한다면 주객이 뒤바뀐 것이다. ‘반야심경’에서는 “뒤바뀐 헛된 망상 놀이에서 벗어나면 마침 열반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

실(悉)은 일체(一切), 모든 것을 말한다. 령(令)은 어떤 것으로 하여금 하게 한다는 뜻으로 침묵으로 내리는 명령과 같아서 어김이 없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무상조세등(無上照世燈)은 세상을 비추는 가장 높은 등불로 그 어떤 등불과도 비할 수 없음을 말하며, 이러한 등불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무상조세등은 곧 성불을 말한다. 팔만대장경은 중생을 성불로 이끌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지 경(經)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부처님이 곧 조세등이듯 우리도 부처님을 따라 조세등이 되어야 한다. ‘대보적경’ 권제2에 보면 “이처럼 세상을 비추는 등불이며, 세간을 불쌍히 여기는 자며, 큰 지혜가 있는 모든 보살은 자비심으로 중생을 이익 되게 한다”고 했다.

마지막 두 구절은 기둥 수량에 채우기 위해 ‘화엄경’ 입법계품에서 보현보살이 부처님 공덕을 찬탄하는 게송을 인용했지만 제대로 옮기지 못했다. 원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佛智廣大同虛空 普徧一切衆生心 悉了世閒諸妄想 不起種種異分別
(불지광대동허공 보변일체중생심 실료세한제망상 불기종종이분별)’, “부처님 지혜 넓고 커서 허공과 같아/ 중생들의 마음에 두루하시고/ 세간의 헛된 생각 모두 알지만/ 갖가지 다른 분별 내지 않도다.”

법상 스님 김해 정암사 주지 bbs4657@naver.com

[1652호 / 2022년 10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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