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정 분배 이뤄지는 사회 변화 있어야 평등사회 실현"

  • 교계
  • 입력 2022.11.01 17:21
  • 수정 2022.11.02 11:42
  • 호수 1656
  • 댓글 0

조계종 화쟁위, 11월1일 ‘차별·혐오 넘어선 화쟁의 힘’ 집담회
차별 생기는 사회 구조적 원인 살펴 불교적 대응책·역할 모색

“갈등의 과정에서 의식을 지배하는 분별심은 차별심을 불러오고, 탐진치로 파생 돼 갖가지 번뇌를 만들어낸다. 분별하는 마음이 없는 그 지점에 마음을 두는 것이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을 구현하는 첫걸음이다.”

사회 곳곳에 만연한 갈등과 대립에 불교적 대안과 역할을 논의하는 토론의 장이 열렸다. 조계종 화쟁위원회(위원장 호성 스님, 화쟁위)는 11월1일 서울 전법회관 3층에서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는 화쟁의 힘’을 주제로 집담회를 개최했다. 집담회는 사회 의제 해결을 위한 불교계의 과제와 해법을 모색해 한국불교의 발전방향을 제시하고자 마련됐다.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는 화쟁의 힘’을 주제로 발제한 중앙승가대 교수 금강 스님(화쟁위 부위원장)은 불교적 관점에서 바라본 차별과 혐오의 발생 원인을 살폈다. 스님은 “어리석으면 두 가지로 분별한다. 그것을 양변이라 한다”며 “분별에서 차별과 욕심이 일어나고, 욕심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끝없는 번뇌와 허망한 노력의 착각 속에 헤매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분별·번뇌의 위험성에 빠지지 않기 위해선 스스로의 마음을 ‘무심(無心)’하게 써야한다고 강조했다. 무심은 차별하고 욕심을 부리는 생각이 일어나기 이전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음을 말하며, ‘너와 나’라는 상대적 개념 속에서 갖가지 감정을 걷어내고 드러난 생생한 본바탕을 의미한다. 따라서 스님은 “고요하고 생생한 마음의 주인이 되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무심의 경지에 이르면 그 순간 우리는 부처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님은 끝으로 “마음이 열리고 세상이 열리기 위해선 좀 더 단순하고 진실하고 본질적으로 살아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하루 중 (의도적으로) 걱정을 놓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당부했다.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은 ‘화목한 사회는 가능하다’를 주제로 발제했다. 김 소장은 차별과 혐오가 사회 구조의 변화에서 비롯됐음을 지적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80년대까지 한국 사회는 단순한 위계 사회로, 계층 간 갈등은 있을 수 있으나 같은 집단 내에서는 서로 단결 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소득과 자산의 격차가 점차 확대되면서 현재는 다층적 위계사회가 자리 잡았다. 다층적 위계사회는 승자독식을 기초한 개인 간 경쟁사회를 뜻한다. 약자가 또 다른 약자에게 학대를 가하는 ‘학대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며, 사람들 간 관계가 적대적으로 변화해 차별과 혐오가 자연스럽게 짙어진다는 설명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권력과 부의 공정한 분배가 이뤄지는 ‘평등’이 실현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불안이 줄어야 혐오가 줄어든다”는 김 소장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존중의 마음을 회복하고 연대의식을 함양하려는 개인의 변화와 개인의 생존을 책임지려는 국가의 변화가 함께 이뤄질 때 평등 사회도 만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은 황도근 상지대 한방의료공학과 교수(화쟁위원)가 맡았다. 황 교수는 “세상에서 소외되고 상처받는 하층민들에게 지극한 사랑으로 접근한 원효 스님의 화쟁사상 밑바탕을 봐야한다”며 “소외 계층의 고통을 함께하려는 관심과 배려는 물론, 갈등의 근본 원인이 인간의 욕망과 구조적 욕심에서 온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교육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화쟁위는 이번 첫 집담회를 시작으로 11월18일에는 ‘청년세대의 젠더 갈등, 부처님은 어떻게 생각하실까’를, 12월9일에는 ‘모든 중생은 평등하기에 차별이 없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제로 집답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656호 / 2022년 11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