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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부정관명상-1 

기자명 일중 스님

시체 부패과정 보며 몸 부정함 알기

오늘날 가르치는 곳 드물지만
여러 중요한 경전서 자주 등장
몸 깨끗하지 않음 반조 명상법
갈망·탐욕·충동 다스릴 수 있어

초기경전에 의하면 부정관(不淨觀)명상은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32가지 몸의 부위에 대한 관찰로서, 살아있는 자신의 몸에서 부정함을 보는 수행이다. 또 하나는 시체의 부패 과정을 보면서 몸의 부정함을 관찰하는 공동묘지 관찰명상이다. 이 두 종류의 부정관명상은 초기경전 곳곳에 등장한다. 초기불교수행의 소의경전으로 알려진 ‘대념처경(D22)’에서도 이 두 가지는 몸을 관찰하는 신념처 수행에 네 번째와 여섯 번째 명상법으로 제시된다. 

부정관명상은 본질적으로 몸이 청정하지 않고 더럽다는 것을 인식하고자 하는 명상법이다. 사마타명상과 위빠사나명상으로 닦을 수 있고, 네 가지 보호수행법의 한 가지로 활용하기도 한다. 요즘 부정관명상을 가르치는 곳은 매우 드물지만, 붓다 당시에는 보편적으로 수행했던 방법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대념처경(D22)’ ‘입출식념경(M118)’ ‘신념경(M119)’ ‘라훌라 교계경(M62)’ 등 여러 중요한 경전에서 가르치기 때문이다. 붓다께서 자주 가르쳤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명상법이라는 의미다. 그래서 이번에는 초기경전에서 설명하는 부정관 명상이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 이 명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수행결실이 무엇인지 짚어보고자 한다.

두 종류의 부정관명상 중 ‘32가지 몸의 부위에 대해 관찰(혹은 몸에 대한 관찰, 向身念) 명상’을 먼저 다뤄보고자 한다. ‘앙굿따라 니까야’의 ‘기리마난다경(A10:60)’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아난다여, 여기 비구는 발바닥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며 그리고 머리털에서부터 아래로 내려가며 이 몸은 살갗으로 둘러싸여 있고, 여러 가지 부정한 것으로 가득 차 있음을 반조한다. 즉 ‘이 몸에는 머리털·몸털·손발톱·이·살갗·살·힘줄·뼈·골수·콩팥·염통·간·근막·지라·허파·창자·장간막·위 속의 음식·똥·쓸개즙·가래·고름.피·땀·굳기름·눈물·피부 기름기·침·콧물·관절 활액·오줌 등이 있다’라고. 이처럼 이 몸에 대해 부정함을 관찰하면서 머문다”고 했다. 

그러니까 부정관명상은 몸에 머리털·몸털·손발톱·살갗·힘줄·뼈 등의 깨끗하지 않은 물질들이 가득 차 있음을 마음 챙겨 반조하고 숙고하며 관찰하는 명상법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몸이 아름답고 깨끗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의 몸이나 타인의 몸에 탐진치로 반응을 하며 애착하고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붓다는 ‘전도경(A4:49)’에서 말씀하시길 “삿된 견해에 빠지고 마음이 혼란하고 인식이 전도된 중생들은 무상에 대해 항상하다고, 괴로움에 대해 행복이라고, 무아에 대해 자아라고, 부정에 대해 깨끗하다고 인식한다. 그들은 마라의 밧줄에 걸려서 속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며, 태어남과 죽음으로 치달리면서 윤회를 거듭한다”고 했다. 그러니까 몸에 대한 실상이나 본질을 바르게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상카라를 일으키고 업을 만들어 생사윤회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몸이 부정하다는 인식을 바르게 확립한다면 어떤 이익이 있는 것일까? ‘부정함의 관찰경(It3:36)’에서는 “비구들이여 몸에 대해서 부정함을 관찰하며 머물러라. 몸에 대해서 부정함을 관찰하며 머물면, 아름다움의 요소에 대한 갈망의 잠재성향이 제거된다”고 설명하신다. 즉 부정관명상은 몸이 아름답다는 환상과 전도견을 고요한 지혜와 통찰력으로 자각하게 한다. 그래서 괴로움의 근본 원인인 갈애(渴愛, tanhā)의 잠재성향을 제거한다. 사실 괴로움에서 벗어나 완전한 해탈로 가려는 수행자에게 갈애와 탐욕의 제어는 최우선의 선결 과제이다.

‘인식경(A7:46)’은 “부정관명상을 많이 닦으면 성행위하는 것으로부터 마음이 물러서고 움츠리고 외면하고, 그곳으로 손을 뻗치지 아니하여 그것에 대한 평온이나 혹은 혐오감이 확고해진다”고 설명한다. 그러니까 부정관명상은 갈망과 탐욕의 불을 식힐 뿐만 아니라 성적인 욕망과 충동을 다스릴 수 있는 아주 좋은 대치법이 된다. 바로 이런 점이 부정관명상이 가진 특징이자 이익이며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일중 스님 동국대 강사 satiupekkha@hanmail.net

[1656호 / 2022년 11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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