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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총림 범어사, 방장 지유 대종사 선설(禪說) 법회 입재

  • 교계
  • 입력 2022.12.28 15:14
  • 수정 2022.12.29 10:55
  • 호수 1664
  • 댓글 6

12월27일, 경내 보제루서 봉행 
총림 안거 대중 비롯 불자 운집
‘함허 득통 선사의 금강경 서문’ 주제
31일까지 5일간 매일 오후2시 강의
성도일 주간 맞아…누구나 동참 가능

“내가 나의 참모습을 모르고 살아갑니다. 나의 참모습을 여러 조사께서 갖가지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그 설명을 더 자세하고 분명하게 우리나라 함허 선사께서 풀어주셨습니다. 이 강의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와, 내가 그렇게 멋진 놈이로구나. 그런 줄 모르고 있었구나.’ 그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금정총림 방장 지유 대종사가 ‘함허 득통 대선사의 금강경 서문’을 선(禪)의 이치로 명쾌하게 풀어내는 5일간의 정진 법석이 사부대중의 동참 열기 속에서 출발했다.

범어사(주지 보운 스님)는 12월27일 경내 보제루에서 ‘금정총림 범어사 지유 대종사 함허 득통 대선사의 금강경 서문 선설(禪說)’ 입재 법회를 봉행했다. 법석에는 범어사 주지 보운 스님을 비롯한 사중 소임자 스님들과 금정총림 선원, 강원, 율원을 비롯해 비구니 선원인 대성암에서 정진 중인 스님 그리고 범어사 말사 스님들도 두루 동참했다. 재가불자 역시 보제루는 물론 대웅전과 보제루 사이의 마당까지 운집해 원력을 더했다. 

법회는 일체의 설명을 배제한 채 전통 방식의 삼귀의례와 청법게를 올린 뒤 곧장 법문으로 진행됐다. 지유 스님은 평소처럼 가뿐한 걸음으로 직접 법좌에 올라 대중을 향해 앉았다. 죽비 소리에 따라 입정의 시간을 가진 데 이어 또렷한 음성으로 쉼 없이 1시간 동안 첫 법문을 풀어냈다. 

지유 스님은 “‘금강경’의 내용을 다섯 분의 조사께서 설해놓으신 글을 ‘금강경오가해’라고 하며 우리나라 함허 득통 선사께서 이 책을 읽고 보니 묘하고도 자세하게 되어 있지만 오랜 기간에 많은 사람을 거치며 잘못 기록된 부분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시고 그 글을 교정하며 의문나는 점은 당시 큰스님들께 진리를 구해서 후학들을 위해 ‘설의’라는 제목을 달아 정리해 놓으셨다”며 “‘설의’ 중에서도 첫 번째에 해당하는 ‘서문’을 5일간 여러분과 함께 보고 듣고 새기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특히 스님은 “법문 들을 때 어떤 마음 자세로 보고 듣는가, 이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옛 조사께서 하신 말씀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떤 점은 이해되지만 어떤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거기에서 다시 살펴보아야 한다. 그렇게 강의를 듣다 보면 여태 바깥으로 헤매고 있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설명을 잘할지, 못할지 알 수 없지만 제가 우둔해서 설명을 잘하지 못하더라도 여러분이 영리해서 저보다 빨리 알아들으실 수 있다”며 “5일까지 가지 않고 오늘 하루 만에 발견하신다면 ‘스님과 내가 같은 고향의 사람이구나.’ 하며 서로 악수하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지유 스님의 선설 법회는 이날 입재법문을 시작으로 12월31일까지 5일간 매일 오후2시 경내 보제루에서 진행된다. 법회는 사부대중 누구나 동참할 수 있는 열리 법석으로 진행된다. 범어사는 이번 강의를 위해 별도 교재도 제작, 무료로 배포하며 사부대중의 정진에 힘을 싣고 있다. 교재는 한자 원문과 우리말 풀이가 함께 구성돼 있다. 

지유 스님은 오랜 세월 ‘수심결’, ‘달마 혈맥론’과 더불어 ‘함허 득통 대선사의 금강경 서문’을 강의 주제로 가장 자주 다뤄 왔다. 최근 10년만 보더라도 지난 2015년 경북 문경 관음사 하안거 때 16회 소참 법문, 2016년 10월13~15일 금정총림 범어사 개산일 기념 특별 강의 때도 주제로 선택했다. 지난 2019년 10월14일부터 18일까지 5일 동안 경내 선문화관 대강당에서 ‘선문화교육센터 개관 기념 금정총림 범어사 방장 지유 스님 수심결 대강좌’를 봉행한 데 이어 다시 함허 득통 선사의 금강경 서문을 7년 만에 대중 앞에 펼치는 이유는 명료하다. 그만큼 불자들이 새겨야 할 중요한 내용이 담겨 있음을 전하기 위해서다. 이전에 스님의 법문을 들었던 불자들에게는 더 깊은 법문을, 처음 듣는 불자들에게도 마음의 핵심을 전하는 특강으로 기대를 모은다.

범어사 주지 보운 스님은 “방장 스님의 명쾌한 선 법문으로 ‘금강경’에서 깨달음의 요체를 발견한 함허 득통 선사의 가르침과 경전의 핵심을 체득하며 재발심과 점검을 통해 ‘참나’를 발견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선찰대본산’의 위상을 더욱 견고하게 이어가는 법석이 되리라 믿는다”고 발원했다.

한편 ‘함허 득통 대선사의 금강경 서문’은 조선 초 억불 정책에 항거한 고승이며 ‘금강경’ 선양에 힘쓴 함허 득통 선사(1376-1433)가 ‘금강경오가해’를 풀어 쓴 ‘금강경오가해설의(金剛經五家解說誼)’의 서문에 해당한다. 줄여서 ‘오가해서설(五家解序說)’이라고 칭한다. ‘금강경’의 가르침을 통해 불법의 요지를 명명백백 밝힌 이 저술은 이후 ‘금강경’이 한국불교의 대표 경전으로 정착되는 토대를 마련했다. 지금까지도 많은 수행자가 가까이 두고 새기는 지침서로 자리매김한 글이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664호 / 2023년 1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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