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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중국불교 어떻게 뿌리내리고, 꽃 피웠나

기자명 정운 스님

서역 역경승·중국 구법승 의해 발전

후한 명제 때 중국불교 시작
백마사 창건·사십이장경 발간
당나라 때 경전 대부분 한역
경전 중심의 종파불교로 발전

지난 호에서 중국불교의 다양한 양태에 대해 언급했다. 이번 글은 한족이 발전시킨 불교[禪]를 중심으로 한다. 중국불교가 어떻게 유입되고, 발전되었는지 2000년의 전체 흐름을 보면, 후한 시대[A.D. 1세기]는 중국에 불교의 ‘씨앗’이 뿌려진 단계이고, 위진남북조 시대는 ‘뿌리’가 내리고 튼튼한 ‘가지’가 형성된 단계라고 본다. 당나라∼남송대 초기는 ‘수많은 잎’들이 무성함과 동시에 ‘열매’가 풍성하게 열린 단계이고, 남송대 말기∼근자까지 더이상 열매가 열리지 않고, 가지도 줄었으며, ‘고목’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태이다[‘고목’은 필자의 표현이고, 현재 중국은 경제와 더불어 불교 또한 크게 발전하고 있음].

그런데 왜 우리는 인도불교보다 중국불교를 이해해야 하는가! 그 이유는 단 하나다. 우리나라는 고대로부터 중국불교가 유입되었고, 면면히 중국의 종파불교와 선사상이 수입·발전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나라 불교의 현주소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중국불교·중국선 이해는 반드시 필요하다. 

중국에 불교가 전파된 경로는 여러 이설이 있지만, 역사적인 전거에 의하면 후한 명제(58∼75)시대다. 명제가 꿈에서 본 금인이 인도의 석가모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황제가 인도로 사신을 보냈는데, 도중에 백마(白馬)에 불상과 경전을 싣고 오던 가섭마등과 축법란을 만나 그들을 데리고 중국으로 돌아왔다. 낙양에 백마사를 창건하고, 최초 한역된 경전이 ‘사십이장경’이다. 이렇게 시작된 불교가 중국에서 형성되고, 발전한 데는 세 가지 양태를 띤다. 

첫째, 중앙아시아 서역·인도 승려가 중국으로 입국해 역경하고, 전법한 경우이다. 대표가 불도징(233~348)·구마라집(344∼413)·진제삼장(499∼569)이다. 서역 귀자국에서 온 구마라집은 중국 대표 역경승으로, 그에 의해 격의불교가 극복되었다고 본다. 진제삼장은 대승불교사상을 체계적으로 논리화했으며, 특히 유식 계열의 경전 등을 역경하였다. 

둘째, 중국 승려들이 인도로 구법한 뒤에 돌아와 역경하며, 전법한 경우이다. 대표 승려가 도안(312∼385)인데, 도안은 인도불교를 중국불교로 변환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다. 또 법현(337∼422)은 60세가 넘은 나이에 율장을 구하고자 인도 구법을 다녀왔다. 법현 이전에도 인도행 구법승은 많았지만 가는 도중 입적하거나 본국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법현이 성공적으로 중국에 돌아온 최초 순례자이다. 다음 당나라 초기 구법승으로는 현장(602∼664)과 의정(635∼713)이다. 법현·현장·의정 등은 역경에도 힘썼던 인물이다. 

셋째, 5호 16국[130여년] 시대, 위진남북조까지 고승들은 정치적인 고문 역할을 하였다. 국왕들의 관심은 불교 자체보다는 고승들의 철학적인 종교적 영험 및 신통력에 의지해 나라를 다스리는 방책으로 삼았다. 그 반대로 승려 입장에서는 불교를 포교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다. 상층으로부터의 불교 관심은 어느 왕조 때마다 있었고, 불교문화가 발전되는데 중앙 왕조의 도움이 매우 컸다[현 세계문화유산급 문화재는 왕조의 도움으로 이루어짐].

이와 같이 살펴본 세 가지 중, 처음과 두 번째가 중국불교 발판이다. 즉 서역과 인도에서 온 역경승과 중국 승려들의 역경 작업, 구법승들에 의해 불교가 발전된 것이다. 경전 역경은 당나라 말기까지 지속되었으며, 모든 경전이 한역되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위경(僞經)들도 많이 나왔다. 그런데 당나라 중기에 선(禪)이 발전하면서 어록이 등장했는데, 그 후 더 이상 위경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중국불교 전체적 측면에서 볼 때, 승려들의 수행 바이블은 경전➙어록으로 진행·발전되었다고 추론된다.  

인도불교에 비해 중국불교의 특이한 점이 있다. 중국은 인도불교를 받아들였지만 자국의 전통적인 사상과 조화를 이루어 중국 토양성이 강한 불교로 변형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중국에서 수많은 경전이 한역된 이후, 그 경전을 토대로 종파가 형성되었다는 점을 말한다. 즉 ‘화엄경’이 번역된 이후 화엄종이 형성되었고, 계율 경전이 번역된 이후 율종이 형성되었다. 이후 당나라 시대, 대표적인 종파는 8종이다. 인도는 학문 분야별로 발달하여 학파불교라고 한다면, 중국은 경전을 중심으로 발달해 종파불교라고 한다.

정운 스님 동국대 강사 saribull@hanmail.net

[1665호 / 2023년 1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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