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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중국 선은 어떻게 정립되고, 계승되었나

기자명 정운 스님

선의 황금시대는 당의 ‘조사선’

선종, 가장 마지막 형성된 종파
당대 동아시아 불교 중심으로
다양한 사상 수많은 선사 배출
조계종조 도의국사 조사선 영향

지난 호에서 ‘중국에 불교 유입➙대장경 역경➙한역된 대장경을 중심으로 8종의 종파불교 형성’에 대해 언급하였다. 이 8종의 종파불교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형성된 종파가 선종이다. 이 선종이 크게 발달한 시기는 당나라 때이다. 중국 역사에서 7∼10세기에 해당하는 당나라는 최고의 문화와 역사를 자랑하며, 불교도 학문적으로나 사상체계가 최고로 발달했던 시기이다.

이런 사회문화·불교 철학이 최고로 발달한 시점에 선종 역사가 시작되었고, 선종 또한 최고 르네상스 시대였다. 8종의 종파 가운데 천태종·화엄종·선종은 인도불교가 중국문화와 만난 ‘불교의 정화(精華)’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선종은 정토종과 더불어 중국 전 지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발전했을 뿐만 아니라 근자까지 중국불교의 주류 사상이다.

스위스의 심리학자 칼융(Carl Jung, 1875∼1961)은 “선은 동양의 정신 가운데서도 불교의 방대한 사상체계를 훌륭하게 수용하여 핀 중국 정신의 가장 놀라운 꽃이다”고 하였다. 인도불교라는 ‘뼈대’에 중국 문화라는 ‘살’이 붙고, 선사상이라는 ‘피[血]’가 돌도록 체계화된 것이 중국선이다. 즉 완전히 중국화로 탈바꿈된 불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종·선사상사를 간단히 보자.

선종은 초조인 달마가 520년 중국에 들어왔지만, 선종이 종파로서 형성된 것은 아니다. 당나라 초기 동산 법문이 선가(禪家)를 이루었지만, 완전한 선종 교단은 아니었다. 당대 중기 무렵에 선종 교단이 발전했으며, ‘선종(禪宗)’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황벽희운(?∼ 856)의 ‘전심법요’이다. 당대 이후 여러 교종이 사장(死藏)된 반면 선종은 가장 크게 발전했으며, 동아시아 불교 전반에 선종이 우위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역시 조계종[선종]은 1200년 역사로 한국불교의 장자격에 해당한다.

이 선종과 선사상 또한 시대를 거듭하며, 다양한 양태로 발전하였다. 크게 다섯 단계로 나뉜다. 첫째, 6세기 초∼8세기[초기수대∼당대 초기], 여래선 시대이다. 초조 달마가 520년 중국으로 건너와 2조 혜가에게 ‘능가경’을 건네주면서 ‘수행의 근본으로 삼으라’고 하였다. 이 경에서 제시하는 선의 네 종류 가운데 최상승선을 여래선이라고 한 데서 명명되었다.

둘째, 8세기∼11세기[당대 초기∼당말 5대], 조사선 시대이다. 중국선 최고의 르네상스 시대로서 마조도일(709∼ 788)과 석두희천(700∼791)을 시발점으로 한다. 이 시대에 선종의 큰 줄기인 5가[위앙종·임제종·조동종·운문종·법안종]가 형성되었다. 물론 현 중국선에서는 선종이 여러 분파로 발전된 것을 ‘분등선’이라고 명명한다.셋째, 11세기 말기∼12세기 초기[북송남송 초기]는 문자선 시대이다. 어록을 토대로 송고문학으로 발전, 이 송고문학에서 공안이 발전되었다.넷째, 12세기∼13세기[남송 시대]는 묵조선·간화선 시대이다. 그런데 묵조선 입장에서 본인들의 선을 묵조선이라고 한 것이 아니라 종고에 의해서 붙여졌다. 마치 대승불교도들이 자신들의 선을 ‘대승’이라고 하며, 기존의 교단 승려들을 ‘소승’이라고 명명한 것과 유사한 상황으로 받아들이면 이해하기 쉽다. 간화선의 주창자 대혜종고(1089~1163)는 묵조선과 똑같이 본각(本覺)에 입각한 돈오(頓悟)를 근본으로 하면서 화두라는 매개체로 의심을 강조하였다.

다섯째, 명대 이후부터 근자까지 주류적 선의 흐름은 염불선이다. 염불선이란 정토와 선의 일치이다. 실은 염불선이 발전한 것을 명대부터라고 하지만, 당나라 말기부터 싹트기 시작했다. 곧 영명연수(904~975)에 의해 염불과 선의 일치 사상이 정립되었다. 정리하면, 중국은 근자까지 염불선이 주류이지만, 현재 중국에 순수 간화선과 묵조선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미미하나마 존재한다.

이와 같이 선사상과 선종사에 대해 개괄해보았다. 선의 황금시대는 당대 조사선이다. 이 시대는 다양한 선사상이 발전했음은 물론이요, 수많은 선자들이 배출되었다. 이 시대에 확립된 선사상은 동아시아선의 이론적 발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조계종의 종조인 도의국사 또한 조사선의 법을 받아 신라에 유입했다. 이 지면에 할애된 본고 주제는 조사선의 개조(開祖)인 마조를 중심으로 당대의 선사상과 선자들을 밝히는 데 주목한다.

정운 스님 동국대 강사 saribull@hanmail.net

[1666호 / 2023년 1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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