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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명예원로의원 불국당 정관 대종사 영결·다비식 엄수

  • 교계
  • 입력 2023.01.30 19:26
  • 수정 2023.01.31 10:27
  • 호수 1667
  • 댓글 0

1월30일, 금정총림 범어사
원로회의장으로 봉행
대원 대종사 등 사부대중 추모
어린이 포교·불교 복지 원력 새겨
‘본래지(本來知)’ 가르침 후학 제접
영주암·불국정사·범어사 49재 봉행

불교 복지와 어린이·청소년 포교에 앞장서며 ‘불국토(佛國土)’ 구현에 진력한 조계종 명예원로의원 불국당 정관 대종사의 영결식과 다비식이 금정총림 범어사에서 봉행됐다.

조계종 원로 불국당 정관 대종사 원로회의장 장의위원회는 1월30일 범어사에서 ‘불국당 정관 대종사 원로회의장 영결식 및 다비식’을 봉행했다. 몰아치는 한파 속에서도 대종사의 천진 미소를 닮은 온기가 범어사 대웅전 앞마당을 감싸는 가운데 엄수된 영결식은 명종 5타를 시작으로 개식, 삼귀의례, 영결법요, 행장소개, 추도 입정, 영결사, 법어, 추도사, 조사, 조가, 헌화, 인사 말씀 등의 순서로 봉행됐다. 

법석에는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대원 대종사, 부의장 일면 대종사를 비롯한 원로의원, 금정총림 범어사 방장 지유 대종사, 조계종 교육원장 혜일 스님 등 조계종 각급 종무기관 대표, 김해 은하사 회주 대성 스님, 금정학원 이사장 화랑 스님 등 동산 문도 스님, 범어사 주지 보운 스님을 비롯한 범어사 본·말사 주지 스님, 영주암 주지 범산 스님 등 정관 대종사 문도 스님 및 제방 대덕 스님들이 동참했다. 또 양재생 부산불교총연합신도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신행 단체 대표들과 하윤수 부산시 교육감, 사단법인 동련, 사회복지법인 불국토, 재단법인 불국토 청소년도량 관계자, 범어사, 영주암 신도들이 두루 참석해 대종사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는 원로회의 부의장 일면 스님이 대독한 추모 법어에서 “대종사께서는 선, 교, 율을 두루 익히시고 수선안거와 대중소임으로 교단의 안정과 중생교화에 큰 자취를 남기신 대선지식”이라며 “대종사께서 보이신 수행 이력과 원적의 모습은 후학을 경책한 장군 죽비며 생사본무(生死本無)의 도리를 보이신 무진법문(無盡法門)”이라고 전했다.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대원 대종사도 영결사에서 “동산 대선사의 슬하에서 일념정진(一念精進) 하셨고 사행 소임을 원만히 수행하여 범어사와 종단 중흥의 기틀을 다졌으며 포교의 현대화와 대중화에도 큰 업적을 남기셨다”며 “본래서원(本來誓願) 잊지 마시고 사바에 돌아오셔서 보리군생(普利群生)하시길 염원한다”고 기렸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역시 교육원장 혜일 스님이 대독한 추도사에서 “어려운 이를 만나면 복지기관을 세워 돕고 포교 현장에서는 각계각층에 적합한 방편을 쓰고자 다양한 불국토 법인을 만드신 삶 그대로 수처작주(隨處作主)의 수행”이라며 “늘 당부해주신 자성불(自性佛) 본래지(本來知)의 확고한 믿음으로 세상에 널리 부처님의 법을 전할 것”이라고 발원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은 조사에서 “홀로 있음의 참 즐거움을 느끼라는 ‘독거유희락(獨居遊戱樂)’의 경책을 지니며 한걸음에 원력과 신심을 담고, 다시 한걸음에 행원의 참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새겼다.

김해 은하사 회주 대성 스님도 “언제나 “보고 싶었다. 자주 오너라.” 하신 사형님의 높은 자비 숨결이 지금도 귀에 쟁쟁하다”며 “독수선정(獨修禪定)에서 열반묘심(涅槃妙心)의 오묘한 모습을 보이신 대오의 발자취는 영원히 빛날 것”이라고 추모했다. 

박수관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장 역시 양재생 수석부회장이 대독한 조사에서 “일생을 참선 수행과 동체대비를 실천하는 수행자의 길을 걸어오셨다”며 “언제나 인자하신 모습과 자비로운 손짓으로 불자들에게 바른 지혜를 일깨워 주셨다”고 회상했다. 

문도 대표 범산 스님은 “한파의 날씨 속에서도 원근 각지에서 분향소를 찾아주시고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주신 제방의 큰스님과 대덕 스님 그리고 불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후학들은 은사 스님의 유지를 새겨 더욱 수행 정진과 전법도생에 매진할 것”이라고 서원했다.

영결식에 이어 정관 스님의 법구와 만장 행렬은 대웅전 앞마당을 출발해 일주문 앞 노재에 이어 경내 다비장으로 이운됐다. 스님들의 거화 외침에 따라 연화대에서는 잿빛 연기와 함께 불기둥이 솟아올랐다. 사부대중의 ‘나무아미타불’ 염불성 속에서 스님의 법구는 지수화풍으로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정관 스님은 1933년 1월4일 경북 경주시 강동면에서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학도병으로 참전해 미군 부대에서 헌병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했다. 청년기 춘원 이광수 선생의 장편소설 ‘원효대사’를 읽고 감동받았던 스님은 누더기에 걸망을 멘 스님들의 모습을 보며 동경의 마음을 품었다. 이후 1954년 발심을 일으켜 부산 금정산 범어사에서 동산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정관 스님의 행자 시절, 동산 스님은 “경주에서 왔고 이름이 중환이니 경환이라 하자”라며 법명을 ‘경환’으로 지어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스님은 큰 절 아궁이에 군불을 지피다 문득 ‘무엇이든지 바로 보면 안 될 것이 없다’라는 생각이 들어 곧바로 동산 스님을 찾아 법명을 ‘정관(正觀)’으로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동산 스님은 “혹여 실수라도 하면 그것이 정관(正觀)이겠는가?”라고 꾸짖으면서도 이내 법명을 허락했다.

1961년 쌍계사 주지를 역임한 뒤 1970년까지 제방 선원에서 14안거를 성만한 스님은 포교의 원력으로 1972년 영주암 중창 불사를 시작했다. 어렵고 힘든 시절에도 학생회, 청년회를 창립했으며 법당과 요사채 화쟁원을 건립했다. 범어사 주지를 역임했으며 특히 사단법인, 사회복지법인 불국토, 재단법인 불국토 청소년도량 대표이사를 지내며 불교 사회복지의 토대를 마련했다. 대한불교신문 이사장, 학교법인 금정학원 이사장, 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장,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 총재를 역임했다. 이 같은 원력과 실천으로 지난 2006년 제18회 조계종 포교대상 종정상을 수상했다. 

부산 영주암 회주로 주석하며 매일 철저한 수행과 영주암 시민선원 대중 지도를 이어 온 스님은 2011년 조계종 원로의원에 추대됐다. 저서로는 ‘선우’, ‘죽음이 없는 선의 길’, ‘죽음이 없는 樂’, ‘하늘 같은 자유’, ‘간화선의 길’, ‘오세암의 달밤’, ‘화두는 나의 전 재산이다’ 등이 있다.

은사 동산 스님으로부터 ‘시심마’ 화두를 받아 평생 정진하며 ‘응연무애 본래지심(應緣無礙 本來知心)’의 가르침을 펼친 스님은 1월26일 오후6시, 늘 상주하던 영주암 본래지당(本來知堂)에서 “지극한 신심으로 열심히 본래의 마음을 챙기고 정진하라”는 가르침을 후학들에게 전했다. 이어 오후 7시2분 법랍 70년, 세수 91세로 원적에 들었다.

한편 정관 대종사의 49재는 2월1일 부산 영주암에서 초재를 시작으로 2재(2월8일), 3재(2월15일), 4재(2월22일)는 영주암에서 봉행된다. 5재(3월1일)는 부산 불국정사, 6재(3월8일)는 영주암에서 봉행되며 49재 막재는 3월15일 금정총림 범어사에서 엄수된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667호 / 2023년 2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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