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6. 마하쟈나카 본생(‘본생경’ 539번) ②왕위에 오르다 

기자명 각전 스님

게으름 없는 노력과 현명함으로 왕이 되다

비데하국 공주 시왈리, 네 가지 문제 내며 남편감 구해
황금마차·공주 권위 앞에 당당한 모습 보인 마하쟈나카
“계획 만으론 성공 불가능…현명한 이는 게으르지 않다” 

마하쟈나카는 공주에게 황금 비녀를 주어 네모난 침대의 머리 쪽을 알아맞혔다.
마하쟈나카는 공주에게 황금 비녀를 주어 네모난 침대의 머리 쪽을 알아맞혔다.

이번 이야기는 마하쟈나카가 지혜를 발휘하여 왕녀의 마음을 얻고 왕위에 오르는 부분이다. 고대 인도적 지혜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마하쟈나카의 숙부인 비데하국의 포라쟈나카 왕은 아들이 없고 시왈리라는 현명한 딸이 있었다. 그는 임종할 때 “내 딸을 기쁘게 하는 사람, 네모난 침대의 머리 쪽을 아는 사람, 천 사람의 힘을 가진 활을 당길 수 있는 사람, 16개의 큰 복장(伏藏, 감추어진 형태의 보물)을 파내는 사람에게 왕위를 주라”고 유언했다.

신하들은 공주를 기쁘게 해줄 사람으로 장군을 보냈다. 공주는 “이 사람에게 영광스러운 일산(日傘. 왕위의 상징)을 유지할 능력이 있을까?” 하여, 그를 가까이 오라 하였다. 장군은 그녀를 기쁘게 하기 위해 계단 위를 빨리 뛰어올라 그녀 앞에 섰다. 그러자 그녀는 “궁전 위의 큰 방으로 빨리 달려가 보아라”하였다. 그는 빨리 뛰어 갔다. 그녀는 내려오라 했다. 그는 빨리 내려왔다. 그녀는 “자, 내 발을 문질러라” 하고 발을 내놓았다. 그는 앉아서 그녀의 두 발을 문질렀다. 그녀는 그를 발로 차 넘어뜨리고, “실력도 없고 능력도 없는 이 바보를 때리고, 멱살을 잡아 내쫓아라!”하고 시녀들에게 명령했다. 사람들이 어떻던가 하고 묻자, 그는 “그 여자는 사람도 아니야!” 하였다.

장군은 왕이 되려는 욕심에 왕가의 권위에 굴림을 당한 것이다. 이런 이는 국가를 다스릴 그릇이 못 된다. 따라서 공주가 발로 차버린 것이다. 이것이 공주의 지혜이다.

다음으로 보물창고지기, 부호 상인, 일산 드는 사내, 칼을 바치는 사내 등을 보냈으나 모두 창피만 당했다. 사제관이 꽃마차가 발견하는 사람이 왕이 될 것이라 하였다. 신하들은 네 마리 백마가 끄는 꽃마차를 준비했다. 꽃마차는 5종의 왕의 표치(標幟)를 달고 4군의 군사가 호위하였다. 뒤에서 음악을 연주하며 꽃마차를 달리게 하였다. 귀족들은 그 꽃마차가 자기 집에 오리라 기대했지만, 성 밖으로 나가 편평한 바위 앞에 멈췄다.

사제관은 바위 위에 사람이 누워있는 것을 보고, “덕(德)을 갖춘 자라면 둘레둘레 보지 않을 것이요, 불길(不吉)한 자는 놀라 일어나 떨면서 둘러볼 것이다”하고, 악기를 울리라 명하였다. 수백의 악기가 바다를 진동하듯 울리자 바위 위에 누워있던 마하쟈나카는 그 소리에 눈을 뜨고 두건을 벗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일산을 바치러 온 것을 보았다. 그러나 왼쪽으로 돌아누웠다. 사제관이 다시 악기를 울리게 하자 그는 오른쪽으로 돌아누웠다.

마하쟈나카는 왕위를 주겠다는 화려하고 성대한 의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것이 그의 첫 번째 지혜다. 사제관은 왕국을 그에게 바쳤다. 그는 먼저 왕은 어디 갔는지, 왕자나 왕의 동생은 없는지 물어보았다. 없다는 대답을 듣고 왕위를 수락하였다. 이것이 그의 두 번째 지혜다. 

공주는 마하쟈나카가 왕이 될 만한 자인지 시험하려고 사람을 시켜 그를 불렀다. 전령사가 공주의 말을 전하였지만, 그는 들은 척도 않고 “아! 참으로 화려하다” 하며 궁전의 아름다움만 찬탄하였다. 

공주는 그가 고귀한 영혼을 가진이라 생각하고 두 번, 세 번 사람을 보냈다. 마침내 그는 사자처럼 하품하며 보통 걸음걸이로 자신의 뜻대로 걸어서 궁전 위로 올라갔다. 그의 여유는 그가 권력과 미녀에 흔들림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이 세 번째 지혜다. 

마하쟈나카가 가까이 오자 공주는 그의 위엄 있는 모습에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는 공주의 손을 잡고 궁전의 큰 마루에 올라가 왕좌에 앉음으로써 첫 번째 유언을 풀었다. 

두 번째 유언은 네모난 침대의 머리를 아는 것이다. 마하쟈나카는 머리에서 황금 비녀를 뽑아 공주에게 주었다. 그녀는 그것을 받아 침대 머리 쪽에 두었다. 그리하여 그곳이 침대의 머리임을 알았다. 그는 사각 침대의 머리를 잘 알고 있는 공주에게 이 문제를 처리하게 함으로써 그가 유능한 신하를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이것이 네 번째 지혜다. 

세 번째 유언은 천 사람의 힘을 가진 활을 당기는 것이다. 그는 왕좌에 앉은 채 활을 당겼다. 이것은 그가 왕위에 오르기 위해 위험한 항해를 자처했을 때부터 오랫동안 준비해온 체력일 것이다. 미래를 미리미리 준비하는 지혜! 이것이 다섯 번째 지혜다.
 
네 번째 유언은 16개의 복장을 찾아내는 것이다. ⓵해 뜰 때의 복장 ⓶해 질 때의 복장 ⓷안 복장 ⓸바깥 복장 ⓹안도 밖도 아닌 복장 ⓺탈 때 있어서의 큰 복장 ⓻~⓾네 개의 큰 사라나무에 있는 복장 ⑪그 주위가 1유순 되는 복장 ⑫~⑬이빨 끝에 있는 큰 복장 ⑭꼬리의 끝에 있는 큰 복장 ⑮샘물에 있는 큰 복장 ⑯나무 끝에 있는 큰 복장
질문들을 보면 복장이 묻힌 장소를 가리키는 시간과 물건이 특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불특정된 시간과 물건을 특정하는 것이 열쇠다. 이것은 양위를 위한 문제이므로 왕과 연관시키면 풀린다. 

⓵⓶일출 일몰 때 왕이 있었던 장소(벽지불을 만남), ⓷~⓹안과 밖은 왕궁의 안과 밖,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닌 것은 왕궁문의 문지방, ⓺왕이 타는 코끼리, ⓻~⑪왕의 사라나무 침대 기둥 네 개, ⑫~⑬왕의 코끼리의 이빨, ⑭왕이 타는 말의 꼬리, ⑮왕이 마시는 샘물, ⑯왕의 정원에 있는 큰 나무이다. 그 밑에 보물이 묻혀있다. 이것이 여섯 번째 지혜다. 

마하쟈나카는 왕의 유언을 해결하고 나자, 다섯 개의 보시당을 설치하고 16개 복장에서 나온 보물로 크게 보시하였다. 카라챤파에 사람을 보내 어머니와 바라문을 모셔 와서 극진히 공경하였다. 그의 현명함이 소문나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거리가 붐비고, 선물과 축제, 꽃과 향, 춤과 노래와 연주가 울려 퍼졌다. 그가 왕좌에 앉아 자신의 이 행복이 노력의 결과임을 회상하자 기쁨이 솟았다. 

이 보오! 사람들아, 희망에 불타라/ 현명한 이는 게으르지 않느니/ 실로 이 나를 보라, 이 나는/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왔나니//지혜로운 자는 고통에 빠지더라도/ 행복에의 소망을 버리지 않아야 하리/ 많은 행운과 불운을 겪으면서/ 사유가 없는 자들은 죽음에 봉착하리//생각 밖의 것이 이루어지고/ 생각한 것은 이루어지지 않네/ 여자이건 남자이건/ 계획만으로 성공하는 것 아니리

그 뒤 왕비가 된 시왈리는 왕자 디가부를 낳았으며 왕은 그에게 부왕(副王)의 지위를 주었다. 

마하쟈나카 왕은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노력할 것을 제창한다. 희망이 절망의 늪에서 빠져나오게 해줄 것임을 단언한다. 희망은 희망으로만 존재해서는 의미가 없는 것이지만, 그것을 위한 노력이 뒷받침될 때 그 노력이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여신이 되어 우리를 구원해주는 것이다. 

각전 스님 선객 agami0101@naver.com

[1667호 / 2023년 2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