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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 넘어 증득의 언어로 펼쳐낸 감로법문

  • 출판
  • 입력 2023.02.20 14:15
  • 수정 2023.02.21 17:11
  • 호수 1669
  • 댓글 3

한생각 공부
종범 스님 설법 / 350쪽
2만5000원 / 한생각

마음공부 관련 18개 설법 내용 수록…직접 쓴 법구도 실어
참다운 보배란 마음, 그것 찾는 것이 마음공부임을 일깨워

중앙승가대 전 총장 종범 스님의 첫 설법집 ‘오직 한생각’이 2017년 출간된 이후 6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두 번째 설법집이다. 
중앙승가대 전 총장 종범 스님의 첫 설법집 ‘오직 한생각’이 2017년 출간된 이후 6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두 번째 설법집이다. 

요즘 시대엔 깨달은 도인도, 선지식도 없다고 푸념하는 이들이 있다. 정말 그럴까. 되레 그렇게 말하는 자신이 반드시 깨닫고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절실함이 없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곁에 도인과 선지식이 있어도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못 갖춘 것은 아닐까.

중앙승가대 전 총장 성암종범(惺庵宗梵) 스님은 이 시대 도인이고 선지식이다.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통도사 벽암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스님은 통도사승가대학 강주를 지내고 30여년간 중앙승가대에서 수많은 학인을 지도해온 교육자다. 2000년부터 8년간 중앙승가대 총장을 역임한 스님은 지금도 ‘승가인의 사표’로 일컬어진다. 강단이 있되 자비롭고, 전통을 중시하되 고루하지 않고, 변화를 수용하되 승려의 위의에서 벗어남이 없기 때문이다.

2017년 스님의 첫 설법집 ‘오직 한생각’이 출간됐을 무렵 사람들은 스님의 감로법문에 환희로워했다. 더불어, 책에 실린 스님의 오도송을 접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간 스님이 펼쳐낸 법문이 학문을 넘어 증득의 언어였음을 확인시켜주었기 때문이다.

‘삼십여 년 동안 공을 그릇되이 썼더라/ 여러 가지 내가 한 말과 행동을 돌아보니 부끄럽다/ 색이 공하다는 구절에서 몸이 한번 뚝 떨어지니/ 모든 것이 다 원래 옛 도량이더라’

스님의 두 번째 설법집 ‘한생각 공부’는 그 연장선상에 있다. 책은 스님이 BTN불교TV에서 대중들에게 설한 법문을 엮은 것이다. 마음공부와 관련한 18개 설법에 이어 스님이 직접 쓴 법구(法句)로 구성돼 있다. 각각 설법이 끝나는 말미에 BTN불교TV 법문 해당 동영상을 볼 수 있는 QR코드도 제공하고 있다. 스님은 불교의 심오한 이치를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선명히 드러내고 있다. 그럼 스님이 그토록 강조하는 마음공부란 무엇일까.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만 없으면 눈으로 무엇을 보아도 그것이 해탈입니다. 어떤 기억이 나도 기억이 나는 것을 따라가지 않으면 바로 그것이 해탈입니다. 그래서 마음공부의 기본은 집착이 없는 것입니다. 집착심에서 벗어나면 그것이 근본적으로 마음공부를 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스님은 대다수 사람들이 좇는 행복은 꿈과 같다고 말한다. 잠이 들면 꿈이 있는데 잠이 들지 않으면 꿈이 없듯, 인연이 갖춰졌을 때는 행복이라 여기지만 인연이 흩어지면 행복도 없어져버리는 까닭이다. 그렇기에 우리 마음이 어떤 원리에 의해 작용하는지 알아야 집착과 망상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그것을 알아가는 게 마음공부라는 것이다. 불자들이 자주 접하는 ‘무심(無心)’도 스님의 언어를 거치면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무심은 망상, 번뇌, 망념이 하나도 없는 상태입니다. 빈 병이라고 하면 병이 없는 것이 아니라 병 안에 물건이 없는 것입니다. 빈 집이라고 하면 집이 없는 것이 아니라 집 안에 사람이 없는 것입니다. 그렇듯이 ‘없는 마음’, 무심이라고 하면 마음 자체가 없는 것이 아니라 마음 안에 번뇌 망상이 없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번뇌와 보리’로 시작된 스님의 법문은 중생심과 마음공부, 나는 누구인가, 수행이야기, 마음공부와 일상정진, 마음공부의 방향과 방식, 무명심과 보리심, 깨달음과 마음공부 등으로 이어진다. 이를 통해 스님은 참다운 보배란 ‘마음’이라고 이름 하는 바로 그것이며, 그것을 찾는 것이 마음공부임을 일깨워준다. 그리하여 망상에 휘둘리지 않고 집착을 내려놓음으로써 온갖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한다.

스님의 설법집 ‘한생각 공부’는 “도인도, 선지식도 없다”고 섣불리 푸념하는 이의 눈을 확 뜨이게 해줄 것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669호 / 2023년 2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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