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기에 제작돼 고려 후기에서 조선 전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양식을 보여주는 ‘안성 청룡사 금동관음보살좌상’과 조선 세조 8년인 1462년 간행된 ‘수능엄경의해 권9~15’가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3월13일 ‘안성 청룡사 금동관음보살좌상’과 ‘수능엄경의해 권9~15’를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고려 후기 14세기에 제작된 안성 청룡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은 머리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통견을 입었으며 대좌 위 결가부좌를 하고 있다. 오른손은 들고 왼손은 내려 각각 검지와 중지를 맞댄 설법인(說法印)의 수인을 하고 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 보살좌상은 다소 좁고 왜소한 어깨, 긴 허리, 높은 무릎 등의 표현은 고려 후기에서 조선 전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변화하는 전통양식을 보여준다. 또 갸름한 얼굴에 복스러운 얼굴 표정, 보계와 귀걸이, 고개를 앞으로 내민 구부정한 자세의 표현은 고려 후기 보살상 양식과 유사하다. 다만 보살좌상이 대부분 나무로 만들어진 데 반해 이 불상은 금동으로 제작됐다는 점도 독특하다. 복장에서 발견된 중수발원문에 보이는 기록을 통해 불상의 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점도 연구자료로서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수능엄경의해 권9~15’는 인도 승려 반라밀제가 중국 당나라로 건너와 한역한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 10권을 중국 남송의 함휘가 30권으로 엮은 주해서 중 권9~15에 해당하는 경전이다. 해당 경전의 간행시기, 간행처, 간행자 등을 적은 각 권말의 간기(刊記)를 통해 1462년 간경도감에서 경판을 만들어 간행된 사실을 알 수 있다. 해당 경판은 현재 전하지 않고 있고 이 경판으로 인출한 인경본도 많지 않다.
문화재청은 “수능엄경의해 권9~15는 전 30권 판본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비교적 많은 양을 온전하게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유일한 권수로 희귀성이 있는 귀중한 학술적 자료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인쇄 상태도 뛰어나고 보존 상태도 양호하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73호 / 2023년 3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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