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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환영인파 환호와 찬탄으로 순례단 맞아

상월선원 순례단 회향법회 현장

“수고했다” “보고 싶었다” 목소리에 펜스 사이 두고 서로 울컥
108원력문에 맞춰 함께 기도…“전법에 온 삶을 바치겠다” 발원
한국불교 중흥의 가능성 확인하고 새 원력으로 사부대중 결집

 “수고했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상월결사 순례단이 흩날리는 붉은 꽃비를 가르며 돌아왔다. 3월23일 오후 서울 조계사 앞마당과 우정국로에서 열린 ‘상월결사 인도 순례 회향법회’는 43일에 걸쳐 1167㎞를 도보 순례한 상월결사 순례단을 찬탄하고 한국불교 중흥의 원력을 모으는 자리였다.  

오전 10시부터 조계사 앞 우정국로는 전국에서 집결한 사찰 스님·신도들로 가득 찼다. 조계종 추산으로 이날 3만명이 참석했다. 하루 전까지도 1만5000명이 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두 배 넘는 인원이 순례단을 찾은 것이다. 사찰 스님·신도들은 각 소속마다 나뉘어 자리를 지켰고 수많은 인파에도 회향법회는 질서정연하게 진행됐다.

오후 12시50분 순례단 107명을 태운 버스가 공평도시유적전시관 앞으로 연이어 정차했다. 하나둘 문을 열고 내려오는 이들 모습은 43일 전과는 사뭇 달라져 있었다. 야위고 까맣게 그을린 얼굴에서 그간 여정이 쉽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달라진 건 형형한 눈빛이었다. 순례단은 “사부대중 속으로”라는 회주 자승 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버스에서 내린 순간부터 환영 인파 속으로 과감히 들어갔다. 

거리에 모인 전국 사찰 스님과 신도들도 순례단을 찬탄하며 꽃가루를 뿌렸다. 펜스 사이로 고개를 쑥 내밀고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좌우로 플래카드를 흔들며 이들의 회향을 반겼다. “고생 많았다” “정말 고맙다” “수고했다” “보고 싶었다” 연신 함성을 내질렀다. 때마침 불어오는 봄바람에 흩날리던 꽃비가 거리 전체를 휘감았고 곳곳에 내걸린 순례 단원들 얼굴 깃발도 함께 펄럭였다. 발끝마다 고풍스런 꽃비가 피어 올랐고 그런 단원을 바라보는 사부대중에게도 발심의 새싹이 피어올랐다. 그 장면이 마치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에 찬탄하며 뿌려진 공양처럼 보이기도 했고, 즐거움이 가득한 아미타불의 극락정토(極樂淨土)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열띤 환영이 계속되자 행진하던 몇몇 단원들은 눈물을 머금기도 했다. 주윤식 중앙신도회장은 코끝이 찡해진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뭉클함’ ‘감동’ ‘고마움’ ‘안도감’ ‘벅차오름’ 등 만감(萬感)으로 거리가 물든 순간이었다. 펜스를 사이에 둔 채 서로를 바라보는 이들 얼굴에는 묘한 신뢰감이 쌓였고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행렬의 가장 앞에는 한국불교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 불자가 섰다. 최연소 참가자인 청년 불자 조석주·정유림씨가 ‘상월결사 인도순례’ ‘사부대중 전법포교’의 깃발을 들었다. 이어 우바새 정충래씨가 사리를, 우바이 이태경씨가 부처님을 모시고 앞장섰다. 이태경 불자가 짊어진 석가모니 부처님(목조 좌불)은 서울에서 이운해  인도에서 매일 조석예불을 올린 부처님이다. 늘 앞에서 순례단을 이끈 자승 스님은 가장 끝에서 이들을 든든하게 받쳤다. 

꽃비가 우정국로에 소복히 깔리자 ‘108원력문’이 조계사 일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조계종 전 기본선원장 영진 스님의 웅장한 목소리에 3만명의 스님·신도가 한 마음으로 함께 절했다. 원력문에는 ‘부처님을 따라 전법의 길을 묵묵하게 걸어가겠다’ ‘모든 생명의 행복과 이익을 위해 불교를 전하겠다’ ‘부처님 법을 전하는 데 온 삶을 바치겠다’ 등을 따라 읽으며 전법을 위해 나서겠다는 발원의 목소리를 냈다.  

108원력문이 낭독될수록 분위기도 점차 고조됐다. 거리 곳곳에선 울음을 터트리는 이들도 보였다. 그들의 눈물엔 불자로서 그간 간과해온 것들에 대한 성찰과 불교 중흥의 발원이 담겼다. 길을 걷다 거리에 가방을 내려 놓고 두 손을 모아 반배하는 어르신도 보였다. 그런 모습이 신기한 듯 현장을 찾은 외국인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이날 법회는 인도 순례를 회향한 자리였지만 새롭게 시작될 한국불교 중흥의 가능성을 목도한 자리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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