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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수행이론의 총망라(52)-성불 관련; 총론①

수행 범주 중 ‘성불’은 대승에만 등장

부파 전승하던 경율론 기초로
초기불교의 모습을 추정할 뿐 
대승은 힌두교에서 소재 보태
여러 경전 유행하다 전집 탄생

이번 호부터는 ‘화엄경’에 등장하는 수행이론의 마지막 대목으로 진입하려고 한다. 수행이론과 관련하여 ‘화엄경’ 구성작가는 크게 세 대목으로 구성했다. 첫째, 여래의 신·구·의 3업을 기준 삼아 수행이론의 근거를 마련하는 대목(제7품~제9품), 둘째, 수행이론을 여섯 범주로 묶어 나열하는 대목(제10품~제32품), 셋째, 수행을 통해 얻는 결과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대목(제33품~제37품)이다. 위에서 말한 여섯 범주란 ①믿음 ②이해 ③실천 ④발원 ⑤체험 ⑥성불이다. ①~⑤까지는 초기 불교 경전인 ‘니까야’나 ‘아함(阿含)’에도 자주 등장하지만 ‘⑥성불’만은 유독 대승 경전에만 등장한다. 석가모니가 ‘부처’ 되었듯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가르쳐주신 방법대로 하면, 누구라도 ‘부처’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의 제시이다.

이제 ‘성불 관련; 총론①’을 시작하면서, 대승 경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필자의 소견을 다시 반복해 드러내기로 한다. 필자와 소견을 달리하는 연구자도 있음을 염두에 두시라는 부탁을 이런 방식으로 드린다.

불교사를 돌아보면, 기원전 268~232년 사이 왕좌에 있던 아쇼카왕 시절 제3차 결집을 하면서, 석가모니(기원전 624~544년) 부처님과 제자들이 주고받은 말씀과 공동체의 규칙 등이 비로소 문자화됐다. 그 사이 약 300년간은 제자들이 암송하여 전수해왔는데, 제자들의 구성도 이런저런 이유로 변화가 있었다. 상좌부(일명 설산부)와 대중부의 근본 분열을 시작으로, 대중부 계통의 8개 부파와 상좌부 계통의 10개 부파에 이르는 18개의 지말 분열, 거기에다 2개의 근본 분열을 모두 합하면 20개 부파 이름이 ‘이부종륜론(異部宗輪論)’에 소개된다. 조선의 강원에서는 전통적으로 ‘제교행상(諸敎行相)’ 또는 ‘화엄품목(華嚴品目)’에 실린 ‘소승이십부청량섭육진수합일(小乘二十部淸涼攝六眞首合一)’이라는 첩자(帖子)를 통해서 학습해 지금에 이른다. 

이상으로 분열된 부파의 이름은 많지만, 문헌 기록이 확인되는 부파는 상좌부, 대중부, 정량부, 화지부, 법장부, 설일체유부 정도이다. 그 문헌이란 당나라 현장 스님이 중국으로 가져온 사본(寫本)과 현존하는 율장(律藏)을 말한다. 이들 부파는 각 공동체의 전통에 따라 경장과 율장에 대한 해석(解析)도 쌓아갔다. 훗날의 불교학자는 이를 논장(論藏)이라 하는데 현존하는 것으로 팔리어(Pāli)로 적힌 상좌부의 7론이 있고, 산스크리트어(Sáṃskṛta)에서 한문(漢文)으로 번역한 설일체유부의 7론이 있고, 여기에 법장부 소속의 ‘사리불아비담론’이 있다. 

현재 불교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렇게 각 부파가 전승하던 석가모니의 말씀(니까야 또는 아함)과 석가모니 공동체의 율장 그리고 각 부파가 해석(解析)해 놓은 논장을 기초자료로 삼아, 초기 불교 모습을 ‘추정’하고 있다. 다만 각 부파가 ‘전하는 것’은 말 그대로 ‘전하는 것’이므로 전달자의 소견이 끼어들 수 있다. 그래서 현존하는 팔리어(Pāli)로 적힌 ‘니카야’와 한문(漢文)으로 번역된 ‘아함’을 대조 분석한다. 이 둘 사이에 교집합으로 나타나는 교설이야말로 부처님 가르침 즉 불교의 근본이다.

이런 근본에 기원전 1세기에서 기원후 2세기 사이 활동하던 대승 작가는 당시 유행하던 힌두교의 사상을 담은 총 12장의 ‘마누법전’ 그리고 ‘마하바라타’와 ‘라마야나’ 등 당시 유행하는 작품 등에서 이야기 소재를 보탰다. 이렇게 만들어진 크고 작은 경전들이 유행하다가, 뒷날 그것이 커다란 하나의 전집(全集)으로 모여진다. 대표적인 것으로 훗날 당나라 현장 스님이 600권으로 한문 번역한 ‘대반야경’이다. 지금 우리가 보는 80권 ‘화엄경’도 이런 배경에서 경전 작가가 만든 것이다. 이런 입장을 가진 필자는 1,362개의 작은 경전을 수록한 ‘잡아함경’ 한역본을 근본으로 삼아 ‘화엄경’ 속에 그것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주목하고 있다. ‘잡아함경’에 상응하는 ‘쌍윳다니까야’로는 한문 경전끼리의 용어 유사성 찾기에는 직접 도움은 안 되어 참고만 할 뿐이다.

신규탁 연세대 철학과 교수 ananda@yonsei.ac.kr

[1679호 / 2023년 5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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