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국유사 맥 잇는 현대판 사찰 스토리 콘텐츠

  • 불서
  • 입력 2023.05.08 15:04
  • 호수 1680
  • 댓글 0

가람유사1·2(해인사·화엄사)
불교사회문화연구원 편 / 동국대 출판문화원 / 2만5000원(세트 2권)

전통사찰 사료 한데 묶고 누구나 알기 쉽게 현대식 재구성
해인사·화엄사 관련 4권 발간…“새로운 이야기 원천” 기대

태극기로 뒤덮은 해인사 장경판전. 
태극기로 뒤덮은 해인사 장경판전. 

사찰은 수행과 신행 공간이다. 그렇다고 사찰을 불교라는 종교의 테두리에 가둘 수는 없다. 1700년 전 이 땅에 불교가 들어오면서 지어지기 시작한 사찰은 장구한 세월을 함께 했다. 그 옛날처럼 지금도 사찰에는 삭발하고 승복을 입은 스님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오간다. 그래서 사찰은 모든 계곡의 물들이 흘러드는 큰 강물과 같다. 사찰이라는 공간에 문화와 사상이 흘러들고, 선지식과 대중들의 마음이 모인다. 그 강물이 다시 대지를 비옥하게 하듯 사찰에 모인 문화, 사상, 인물, 인심은 다시 새로운 역사의 물줄기를 형성하고 굽이쳐 흐르게 한다.

동국대 WISE 캠퍼스 불교사회문화연구원이 편찬하는 ‘가람유사(伽藍遺事)’ 시리즈는 사찰에서 한국문화의 원형을 탐색하는 스토리 콘텐츠로 ‘삼국유사’의 맥을 잇는 책이다. 각 전통사찰의 사료들을 한데 묶고, 학술자료를 이해하기 쉬운 현대식 표현 및 스토리로 재구성했다. 전통사찰과 주변 지역의 설화·민담 등 구비문학까지 꼼꼼히 다루고 있다.

‘삼국유사(三國遺事)’에서 ‘사(史)’가 아니라 ‘사(事)’라는 글자를 사용해 우리 역사에 있었던 특정 사건과 그것에 얽힌 얘기를 소개했듯 ‘가람유사’도 역사적 사실에 기반해 사찰 구조·의식·역사를 다루면서도 얘기 형식으로 쉽게 풀어내고 있다. 설화·민담에 담긴 의미를 학술적으로 재해석해 소개하는 것도 흥미롭다.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직접 원문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모음’도 별책으로 구성했다. 석길암 불교사회문화원장을 중심으로 20대 불교학부생부터 30대 대학원생, 40·50대 연구원 및 교수진이 의기투합해 현대적 감각을 최대한 적용했다.

시리즈의 처음은 합천 해인사다. 해인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사찰로 삼보사찰 중 불법을 상징하는 법보종찰이다. 책은 해인사가 자리 잡고 있는 가야산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통해 해인사가 가야산에 있을 수밖에 없는 필연적 내용으로 시작한다. 이어 해인사의 창건부터 해인사가 그곳에 있을 수밖에 없었던 숱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그 많은 이야기들을 역사적 사실의 기초로 삼고, 거기에 더해 불교의 인연법과 연기법을 적용해 다시 현대적 감각으로 이야기를 풀어 수록했다. 이렇게 해서 ‘신화의 땅에서 깨달음의 성지로’를 비롯해 해인사 창건 연기, 고려 왕실의 복전으로 거듭나다, 해인사 고승전, 법보 팔만대장경 이야기, 대적광전의 화엄세계에 이르기까지, 해인사의 인연이야기 등 각각 장으로 나눠 상세히 담아냈다.
 

화엄사 마당에서 바라본 각황전과 대웅전.
화엄사 마당에서 바라본 각황전과 대웅전.

시리즈 두 번째는 화엄사다. 문수보살의 성지라는 지리산과 그 봉우리들의 이름마다 맺힌 불교의 인연담, 그리고 마고여신과 용왕에 대한 소개로 시작해 연기조사가 화엄사를 세우게 되는 ‘이 땅에 화엄사가 열릴 때’ ‘사자빈신의 원력을 짓고 새기다’ ‘사자빈신삼매의 세계를 보고, 느끼고, 빠져들고’ ‘새롭게 나툰 화엄의 세계’ ‘화엄사를 일으킨 근현대 스님들’ ‘화엄사의 신비한 이야기들’ 등 6개의 장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풀어가고 있다.

이렇듯 ‘가람유사’는 우리가 남겨야 할 가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국대 이사장 돈관 스님이 간행사에서 밝혔듯 남겨야 할 이야기는 남겨지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재생산돼 새로운 이야기가 되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원천인 셈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불교는 다시 한 번 우리 삶 속에 녹아들고 우리 삶을 불교 이야기에 되비추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가람유사’ 시리즈는 올해 ‘은해사’(1편) ‘동화사’(1편) ‘화엄사’(2편) 등 총 3편을 출판하며, 향후 수년에 걸쳐 국내 전통사찰들에 스며있는 역사와 얘기를 전할 예정이다. 동국대 WISE 캠퍼스 불교사회문화연구원은 ‘가람유사’ 시리즈와 병행사업으로 불교 의례, 큰스님들이 전하는 불교 역사, 설화 등을 5월 중 유튜브를 통해 첫 영상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680호 / 2023년 5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