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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불교 일곱 부처님, 하동 칠불사서 괘불로 나투다

  • 교계
  • 입력 2023.05.12 05:45
  • 호수 1681
  • 댓글 0

5월7일, 칠불괘불탱화 점안식
쌍계사 주지 영담 스님 증명
전연호 불모 4년 전 도상 창작…3년간 조성
김수로왕과 일곱 왕자 가야불교 설화 담아
“동서화합·남북통일·국태민안·세계평화 발원”

가야불교의 성지 경남 하동 칠불사에 가락국의 창건과 일곱 왕자의 성불 설화를 오롯이 담은 새로운 괘불이 조성됐다.

칠불사(주지 도응 스님)는 5월7일 경내 선다원 앞 광장에서 ‘칠불괘불탱화 점안식’을 봉행했다. 도량을 결계하듯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봉행된 이날 법석은 쌍계사 주지 영담 스님이 증명 법사를 맡았다. 또 이웃 사찰인 구례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 쌍계사 본말사사암연합회장 이암 스님을 비롯한 스님들이 두루 참석해 법석을 축하했다. 점안의식은 부산 혜원정사 주지 원허 스님이 병법, 진주 보광사 주지 현도 스님이 송주를 맡아 집전했다. 이 자리에는 정정복 서융그룹 회장, 전연호 불모, 박해덕 포교사단 경남지역단장을 비롯한 포교사, 불자 등이 대거 동참해 점안의식에 동참했다. 

이날 쌍계사 주지 영담 스님은 법어에서 “해동 계맥의 발상지인 이곳 칠불사에서 가뭄을 해갈하는 법(法)의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여법하게 괘불을 모시게 되었다”며 “오늘 나투신 괘불을 모시는 이 인연 공덕으로 인간성이 땅에 떨어진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계율 정신의 회복해 환희용약(歡喜踴躍)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칠불사 주지 도응 스님도 인사말에서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점안식을 미루다가 오늘에야 비로소 일곱 부처님의 거룩한 모습을 선보이게 되었다”며 “짧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묵묵히 기다려주신 불자 여러분께 두 손 모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례 없던 칠불괘불탱화의 조성은 동서화합, 남북통일, 국태민안, 세계평화를 위한 칠불사의 발원이 담겨 있다”며 “2000년 전 가야불교가 전하는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이 시대에 이어갈 수 있도록 칠불사는 지리산의 품에서 더욱 정진하고 전법하는 도량이 될 것”이라고 발원했다.

무형문화재 단청장이며 본연불화연구소장 전연호 불모 역시 “괘불 조성을 발원하신 주지 도응 스님의 원력과 고산 큰스님의 말씀을 새기며 4년 전 가야불교 일곱 왕자의 이야기를 담은 불화의 도상을 그릴 수 있었고 세 번의 수정을 거쳐 큰스님의 수락을 받아 괘불을 조성하기 시작한 이후 비로소 3년 만에 완성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불화에 담긴 가야불교의 이야기가 설화로 치부되는 것이 아닌 이 시대에 살아 숨 쉬는 신앙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라며 “가야불교를 알리고 칠불사의 전법 원력이 괘불을 통해 더욱 널리 퍼져 나가길 기원 드린다”고 밝혔다.

칠불사는 이날 점안식을 기념해 괘불조성을 설판한 정정복 서융그룹 회장과 전연호 본연불화연구소장(무형문화재 단청장)에게 각각 감사패를 전달했다. 또 법석에서는 오경자 명인을 비롯해 6명이 헌음 의식으로 가야금을 연주해 장엄함도 더했다. 승설재 소속 차인들은 육법공양과 헌다의식, 법석을 찾은 사부대중을 위한 찻자리를 펼쳐 도량에 차 향기를 전했다.

칠불괘불은 가로 5.5m, 세로 10m의 대형 불화다. 칠불사 주지 도응 스님이 조성을 발원, 4년 전 쌍계총림 쌍계사 방장 고산 대선사의 증명으로 전연호 불모가 도상의 창작부터 채색까지 괘불 조성을 맡아 불사가 진행됐다. 무엇보다 칠불괘불은 삼신불, 영산회상, 석가삼존불 등 다양한 주제로 전해오는 괘불과는 그 도상을 달리한다. 김수로왕의 성불한 일곱 왕자를 중심으로 한 가야불교의 설화가 담겨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상단 우측에는 김수로왕과 허왕후, 장유화상이 있으며 좌측에는 가락국 제2대 왕인 거등 태자와 허씨 성을 이은 두 왕자가 묘사돼 있다. 네 곳의 모서리에는 사방천왕이 불법과 칠불을 외호하며 중앙 아래로 용왕과 용녀를 배치해 장엄함을 더했다.

괘불의 도상은 ‘삼국유사’에 기록된 가락국의 설화를 고스란히 담은 것이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서기 1세기 가락국의 시조 김수로왕은 인도 아유타국(阿踰陀國)에서 온 허왕후와 혼인해 10남 2녀의 자손을 두었다. 첫 번째 왕자는 왕위를 물려받아 제2대 거등왕이 되었고, 둘째와 셋째는 허왕후의 성을 이어 김해 허씨(金海 許氏)의 시조가 됐다. 나머지 일곱 왕자는 외삼촌인 장유보옥(長遊寶玉) 화상을 따라 출가, 지리산에서 정진하며 성불해 ‘지리산 칠불’이 된 것으로 전한다. 

칠불사는 일곱 왕자의 성불(成佛)을 기념하기 위해 창건된 사찰로 가야불교의 발상지 중 한 곳이다. 또 ‘아자방’을 갖춘 ‘동국제일선원(東國第一禪院)’, 문수성지로도 이름난 고찰이다. 

한편 칠불사는 오는 5월21일 경내에서 제11회 선차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하동=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681호 / 2023년 5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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