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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종주’ 봉선사 조실 월운당 해룡 대강백 원적

  • 부고
  • 입력 2023.06.17 09:10
  • 수정 2023.06.17 15:06
  • 호수 1686
  • 댓글 4

6월16일 오후 10시36분 봉선사 다경실서
빈소는 청풍루…6월21일 오전 11시 영결식

‘역경보살’로 찬사를 받으며 팔만대장경을 비롯한 한문경전을 우리말로 옮기고 후학을 양성하는 데 평생을 매진해온 화엄종주 월운당 해룡 스님이 6월16일 오후 10시36분 봉선사 다경실에서 입적했다. 세납 95세, 법랍 74세다.

빈소는 남양주 봉선사 청풍루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6월21일 오전 11시 봉선사 문도회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1929년 11월 경기도 장단군 진동면 용산리에서 태어난 스님은 1949년 남해 화방사에서 대강백 운허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어릴 때부터 한학을 배웠던 스님은 교학에 탁월한 역량을 보였고, 1956년 해인사 강원을 졸업한 1957년부터 1961년까지 통도사 강사를 지냈다. 1965년 역경위원에 선임돼 초대 동국역경원장 운허 스님의 역경불사를 돕기 시작했으며, 1979년부터 1993년까지 중앙승가대 교수로 학인스님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스님의 가장 큰 업적은 역경불사다. 1959년 운허 스님에게 전강을 받으면서 착수해 지금까지 경률론 삼장 번역과 강의 그리고 도제양성에 평생을 매진했다. 특히 1965~2002년 37년에 걸쳐 해인사 소장 고려대장경을 총 318권의 한글대장경으로 완간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에도 10여년간 한글대장경 개역과 전산화를 진행해 한국불교 역경사업을 진작시켰다. 뿐만 아니라 1993년부터 2008년까지 16년간 동국역경원장을 맡아 교수와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불교 경전, 전통 강원의 사기(私記), 선어록 등의 강의와 법회를 주관하며 조계종립 동국대의 정체성을 세우는 일에도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2001년 한글의 소중함과 정신을 선양하는 이에게 수여하는 외솔상 실천부문상을, 2003년에는 역경과 도제 양성으로 불교 발전에 이바지한 점을 인정받아 포교대상을 받았다. 2005년 대원상, 대한민국 문화예술발전 유공자에 대한 문화훈장인 은관문화훈장 서훈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스님은 1965년 10월 동국역경원 역경위원을 맡은 이후 ‘사분율’ ‘장아함경’ ‘대반야바라밀다경’ ‘대승기신론’ ‘경덕전등록’ ‘선문염송집’ ‘조당집’ 등 80여종이 넘는 경전을 번역했으며, 주요 저서로는 ‘원각경주해’ ‘금강경강화’ ‘삼화행도집’ ‘삼화표월지’ ‘대승기신론강화’ ‘석가여래행적송’ ‘선문염송·염송설화’ 등이 있다.

월운 스님은 2022년 법보신문과의 신년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부처님께서 앉으신, 진실로 평화로운 숲을 그려보곤 해. 경전을 펼친 이 자리도 그 숲이야! 아직은 경전을 펼쳐 볼 수 있으니 다행이지. 부처님 가피야. 영원하다고 생각한 순간 집착하는 거야. 운악산도 어제의 운악산이 아니야. 그러니 특정한 곳에 마음 둘 일 아니지. 그대들 삶도 무한하지 않아. 얼마 안 남은 시간 허투루 쓰지 말고 부지런히 살아야 해. 한 사람이라도 혜택 받을 수 있는 일 하나쯤은 해 놓고 가야지!”

올해 5월24일, 봉선사서 열린 광동학원 첫 합동수계식에서 초격 스님(오른쪽)과 함께 하고 있는 월운 스님의 모습.
올해 5월24일, 봉선사서 열린 광동학원 첫 합동수계식에서 초격 스님(오른쪽)과 함께 하고 있는 월운 스님의 모습.
올해 5월24일, 봉선사서 열린 광동학원 첫 합동수계식에서 월운 스님이 아이들과 얘기하고 있는 모습.
올해 5월24일, 봉선사서 열린 광동학원 첫 합동수계식에서 월운 스님이 아이들과 얘기하고 있는 모습.
2021년 12월 법보신문과의 인터뷰 당시 월운 스님 모습. 
2021년 12월 법보신문과의 인터뷰 당시 월운 스님 모습. 
월운 스님의 처소였던 다경실에 모셔진 은사 운허 스님의 진영과 한글대장경.
월운 스님의 처소였던 다경실에 모셔진 은사 운허 스님의 진영과 한글대장경.
운허 스님이 월운 스님에게 내린 글. ‘시비의 바다에 몸을 던지고, 표범과 호랑이가 득실거리는 가운데에서도 걸림 없이 행하라(是非海裏橫身入 豹虎羣中自在行).’
운허 스님이 월운 스님에게 내린 글. ‘시비의 바다에 몸을 던지고, 표범과 호랑이가 득실거리는 가운데에서도 걸림 없이 행하라(是非海裏橫身入 豹虎羣中自在行).’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686호 / 2023년 6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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