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이미지는 다양하다. 문학과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는가 하면 하버드·옥스퍼드 등 명문대학들에서 교수로도 활동한다. 빈곤에 짓눌린 이들이 다수이지만 세계 굴지의 기업들도 많다. 불교와 자이나교 등은 위대한 인문주의적 창조성을 보여주는가 하면 수많은 신들을 따르는 풍습은 전근대적인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또 수학의 혁명을 가능케 했던 십진법과 영(0)을 비롯해 천문학, 화학, 의학 등 분야에서 경이로운 업적을 남겼다. 이렇듯 인도는 수많은 다양성을 드러낸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지난 4000여년 동안 인도는 인간 본성에 대한 가장 깊은 이해를 성취해 왔으며 그들이 발견한 인간과 세상에 대한 통찰은 오늘날 인류의 지식과 삶의 질 향상에 엄청난 기여를 해왔음이 분명하다.

이 책은 오랫동안 불교와 동양철학을 탐구해온 저자가 인도의 철학과 종교, 사상 전반을 종합적으로 서술한 인도의 종교·사상 개설서다. 저자는 먼저 인도 이미지의 다양성과 변화, 연속성을 소개하고 인도사상의 뿌리인 인더스 문명을 검토한다. 이어 베다에서 창조와 축의(祝儀)에 담긴 뜻을 꼼꼼히 짚어본 뒤 베다에서 우파니샤드로의 이행, 인도철학의 중요 개념인 브라만과 아트만의 성립 과정과 의미를 다룬다.

또 새로운 사상운동인 자이나교와 불교의 성립과 사유과정, 붓다의 삶과 깨달음, 해탈의 가르침과 불교공동체인 상가의 성립을 고찰하고 그것이 인도사상사에 끼친 영향을 상세히 구명한다. 아울러 존재를 변화시키는 힘으로서의 요가의 기원과 특징을 서술하고 있으며, 인도전통의 새로운 종합인 힌두교의 크리슈나, 칼리, 시바와 함께 ‘바가바드기타’를 고찰한다. 인도에 도래한 이슬람교와 시크교, 이슬람 신비주의인 수피즘, 구루 나낙의 시크교 사상과 가르침에도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마지막으로 근대 이후 서구의 등장과 이에 대한 인도의 대응을 서술하고,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들의 활동을 소개한다. 저자는 인도가 심원하고 풍부한 인도사상을 품고 발전시키는 한 미래는 희망적이라고 전망하면서 마무리 짓는다.

이 책은 인도의 다양한 철학과 사상, 문화와 종교를 더 잘 이해하고, 이를 자신의 삶에 적용해 나갈 수 있는 역작이다. 특히 친절한 문체에 깔끔한 번역, 깊이가 있으면서 재미있는 것도 이 책이 지닌 큰 미덕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